[인터뷰] 여자 혼자서도 안전한 여행 가능해 지금 당장 가방을 싸라!

박솔희 베테랑 내일로 여행자

여름방학의 중반, 기차 안은 ‘내일로’ 여행을 떠나는 대학생들로 가득하다.

지금은 방학 필수 체험이 되었지만 초창기엔 가이드북이나 여행지 정보가 없어 ‘맨땅에 헤딩’하는 내일러가 적지 않았으니, 이는 <청춘, 내일로> 저자 박솔희(숙명여대 미디어학부 08학번) 씨의 증언이다. 대학생들을 위한

여행인 만큼 대학생이 직접 안내서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 그녀는 20여 차례의 여행을 하며 ‘내일러’만을 위한 가이드북을 출판했다.



Q 올 초 졸업 후 강연과 여행 칼럼 연재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여행을 자주 가시나요?
3월에 중국여행을 갔다 왔고, 5월엔 부모님과 여행을 다녀왔어요. 해외여행은 자주 가기 힘들어도 국내여행은 같은 곳을 여러 번 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언제 누구랑 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Q 여행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릴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에요. 여행을 하면서 여행이 좋아졌어요. 2010년 여름에 휴학을 하고 내일로 여행을 갔는데 혼자 여행을 간 것은 처음이었어요. 혼자서 여행하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그 도전을 성공해내면 특별한 재미가 있다는 걸 알았죠. 혼자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여행에 흥미가 생겼어요. 결국 그해 여름에만 내일로 티켓을 5번 끊어 5주 동안 전국 일주를 했답니다.


Q 혼자 여행을 하면 어떤 점이 좋나요?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것 같아요. 단체로 여행을 하다 보면 밥을 언제 먹고 언제 쉴지가 다 정해져 있잖아요. 혼자 여행을 하면 이 모든 것을 다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해요. 맘대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그만큼 책임도 따르죠. 그리고 요즘은 혼자 가더라도 다른 여행자들과 만나 동행하는 경우도 많아서 내일로의 독특한 재미가 된 것 같아요.


Q 여자 혼자 여행을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여성이 혼자 여행하는 게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는 치안이 굉장히 잘 되어 있어요. 대부분의 기차역 주변에는 경찰서가 있고 사람도 많아요. 어둡고 사람이 드문 곳, 다른 사람들이 가지 말라고 하는 곳만 안 가면 충분히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어요.


Q 여행하면서 겪은 재밌는 일화가 있다면?
여행을 하다 보면 모르는 사람과 동행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에 친구들과 내일로 여행을 하다가 전주에서 문화 예술인들이 자주 가는 술집 앞을 지나게 되었어요. 딱 봐도 예술인으로 보이는 분들이 술집 앞에서 얘기를 나누고 계시더라고요. 우연히 같이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전주의 기접놀이(농촌에서 한 마을을 대표하는 깃발을 가지고 벌이는 전주의 전통 민속놀이)를 전승하시는 분들이었죠. 다음날 공연이 있다고 하셔서 저희가 짠 일정을 다 취소하고 그분들의 공연을 보러갔어요. 기접놀이도 보고 연습 구경도 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죠. 이 외에도 여행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일정을 함께한 적이 몇 번 있는데, 모두 아주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Q 내일로 여행을 계획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요즘은 여행도 스펙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떠밀려서 가는 여행은 추천하지 않아요. 남들이 가니까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스스로가 원하는 여행을 했으면 해요. 제 친구들은 저를 ‘그리스인 조르바’라고 불러요. 카잔차키스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인데 인생의 진리를 책이 아닌 세상을 통해 깨달으려는 인물이죠. 때로는 시를 읽는 것보다 별을 보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일 수도 있어요. 정말 여행을 하고 싶다면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바로 떠나세요.


내일로 경험자의 도움말
억새밭과 지는 해가 아름다웠던 순천만
내일로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면 순천만이다.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과 정상에서 본 해질녘 풍경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초보 내일러라면 내일로 여행 전에 ‘코레일 톡’ 앱을 꼭 다운받자. 기차 시간에 따라 빈 좌석을 알려주는 앱으로 자리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또 기차 맨 앞 칸과 뒷 칸 좌우에는 콘센트가 있는데 멀티탭을 가져가면 핸드폰과 카메라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편리하다.
- 이정인(명지대 디지털미디어 3)


여수의 숨은 명소 ‘향일암’
보통 여행자들은 여수에 가면 오동도나 엑스포 두 곳만 가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향일암을 꼭 추천한다. 향일암에 있는 절과 향일암 위에서 바라본 바다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향일암을 내려오다 보면 금오산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금오산에서는 여태까지 보지 못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황지영(경기대 무역 3)



책방골목에서 옛 감성에 젖어봐
서울 - 순천 - 부산 - 포항 코스로 여행을 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부산에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 오래된 책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가끔씩 어렸을 때 봤던 만화책을 발견하면 무척 반갑다. 골목마다 오래된 느낌이 나서 정겹고 벽화가 그려진 곳도 많아 사진 찍기 좋은 명소다. 내일로 여행 짐을 꾸릴 때 나름의 팁이 있다면 비닐팩을 이용하는 것이다. 짐이 많은 경우 옷만 꺼내려 해도 다른 짐까지 다 꺼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럴 때 비닐팩에 그날그날 입을 옷을 포장해 가면 꺼낼 때 유용하다.- 강지우(혜전대 간호 3)



횡계 삼양 목장에서 안빈낙도를
강릉에 오면 양떼목장을 많이들 가는데 개인적으로 삼양목장이 훨씬 넓고 풍경도 무척 아름다웠다. 강릉에서 버스를 탄 뒤 또 택시를 타야 하는 먼 곳이지만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마주친 풍경은 눈부실 정도. 먹이를 주는 시간대에 가면 귀여운 양들의 식사장면을 볼 수 있다.- 박현수(국민대 경제 3)





박솔희가 추천하는 내일로 코스

① 초보자를 위한 7일 코스
영월·제천 - 영주 - 부산 - 순천·여수 - 여수 - 보성 - 광주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를 거치며 전국을 한 바퀴 일주하는 코스다. 인기 관광지를 모두 돌아볼 수 있어 국내여행이 처음인 사람이나 코스를 짜기 어려운 사람에게 추천한다.

1st day 영월 - 동강사진박물관 / 제천 - 의림지

2st day 영주 - 부석사, 산채정식

3st day 부산 - 해운대 해수욕장, 동백섬, 씨앗호떡

4st day 순천 - 송광사, 흥덕식당 백반 / 여수 - 향일암

5st day 여수 - 진남관, 게장백반

6st day 보성 - 대한다원, 보성녹차떡갈비

7st day 광주 - 금난로, 광주극장, 궁전제과


② 여행 마니아를 위한 추천 여행지
문경 - 점촌역의 미니기차와 바람개비, 강아지 역장 등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여행지다. 열차가 잘 다니지 않고 점촌역을 통해 갈 수 있다.

승부 - 우리나라에 얼마 없는 오지다. 주민들이 사는 집 몇 채가 전부고 교통도 상·하행 하루 3편씩 정차하는 기차뿐.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곳인 만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014 내일로 티켓 운영 개요
이용 대상 만 25세 이하 내외국민(외국인은 여권 또는 외국인등록증 소지자)
운영 기간 2014.06.01(일) ~ 2014.09.06(토)
티켓 발매기간 2014.05.25(일) ~ 2014.08.31(일)
금액 5일권 5만6500원(1인), 7일권 6만2700원(1인)

출처 코레일 내일로(www.railro.net)


글 박다미 인턴 기자 · 원지윤 대학생 기자(명지대 디지털미디어 3)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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