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통영에서 보내는 환상의 1박2일

여행 동아리 ‘엘피스’ 추천 여름방학 여행지

학기보다 바쁘다지만, 그래도 방학은 방학! 후회 없는 여름방학을 위해 짧고 굵은 1박 2일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경인 대학생 연합 여행 동아리 엘피스(El.pis)가 이번 여름방학 때 가볼 만한 여행지를 추천했다. 바로 ‘통영’이다.





경상남도에 자리한 통영의 고운 바다 빛에는 이순신 장군의 기개와 수많은 예술가의 혼이 묻어나 있다. 어느 곳을 가든지 한 폭의 그림으로 펼쳐지는 통영은 보통 인근의 ‘거제’와 묶여 추천 여행지로 소개되지만, 1박 2일의 짧은 여행을 떠난다면 오롯이 통영에 집중해야 한다. 통영에는 1년 내내 함께 해도 다 알지 못할 만큼 숨어 있는 보석이 많기 때문이다.


● 첫째 날
이순신공원 - 동피랑마을 - 남망산 조각공원 - 강구안 푸른골목 - 중앙시장 - 세병관 - 통영대교 야경

소매물도, 해저터널, 이순신 장군, 도다리쑥국, 굴…. ‘통영’ 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서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이순신공원’이다. 통영의 대표 성지로 여겨지는 이순신공원에는 17.3m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호기로운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공원을 중심으로 바다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길도 통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 감성 충만한 대학생이라면 ‘동피랑’도 빠뜨릴 수 없다. ‘동쪽 비탈’이라는 뜻의 동피랑은 재개발 계획으로 철거 논의가 수없이 이루어졌던 위기의 마을이었지만, 지방의제기구의 공공미술 사업으로 통영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다. 동피랑의 매력은 2년마다 공모전을 통해 바뀌는 벽화와 즐길 거리가 많다는 것. 쌈지공원과 같은 쉼터, 쌍욕라떼로 유명한 울라봉 카페가 있어 산책하기 좋다.

동피랑 산책을 마친 후 바닷가 쪽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통영 8경 중 하나인 ‘남망산 조각공원’에 닿는다. 남망산 조각공원에서는 세계 10개국의 유명 조각가 15명의 작품을 볼 수 있으며 죽도, 해갑도, 흑산도 등 한려수도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다음으로 향할 곳은 강구안 푸른골목. 거북선이 정박해 있는 강구안은 꿀빵과 충무김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최근 강구안의 김밥골목은 ‘강구안 푸른골목 만들기’ 프로젝트에 따라 강구안의 상징물인 물고기 조각, 거리 조각, 미술간판 등으로 새 단장을 마쳤다. 중앙시장은 통영의 바다 내음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 400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중앙시장의 또 다른 이름은 ‘통영활어시장’이다. 해안선을 끼고 있는 덕분에 중앙시장에서는 싱싱한 활어와 건어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회가 부담스럽다면, 중앙시장 앞에 줄지어 자리 잡은 김밥집에서 섞박지와 함께 먹는 충무김밥으로 배를 채워보자. 중앙시장은 365일 24시간 열려 있어 언제든지 찾아도 좋다.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뜻을 지닌 ‘세병관’은 약 290년 동안 수군을 지휘했던 조선시대의 관아다. 조선시대 수군의 웅장한 위용을 느낄 수 있는 곳. 어느 여행지든 야경은 여행의 감동을 배로 만든다. 통영의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보고 싶다면 통영대교로 향하자. 통영의 미수동과 당동을 잇는 통영대교에는 푸른색의 투광등이 설치되어 있어 통영의 바다와 잘 어우러진다. 여기에 항구의 불빛까지 더해져 여행자를 황홀경으로 이끈다.


이순신공원(통영시 멘데해안길 205) / 남망산 조각공원(통영시 남망길 139) / 강구안 푸른골목(통영시 세병로) / 세병관(통영시 문화동 62-1)






● 둘째 날
서호시장 - 해저터널 - 박경리 기념관 - 전혁림 미술관 -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 - 미륵산 정상

아침에는 조금 서둘러 ‘서호시장’으로 가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자. 통영의 아침을 여는 부지런한 시장이다. 서호시장에서 맛볼 것은 ‘시락국’. 새벽 경매를 마친 상인들이 찾는다는 시락국은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메뉴다. 서호시장 입구에 있는 ‘원조시락국’이 서호시장 시락국의 진짜 ‘원조’인데, 장어를 요리하고 남은 머리 부분에 시래기와 된장을 넣고 7~9시간 끓여 육수를 만든다.

다음으로 향할 곳은 통영에서 빠트릴 수 없는 ‘해저터널’이다. 동양 최초로 만들어진 통영의 해저터널은 과거 미륵도와 통영을 오가는 길목으로 쓰였지만, 현재는 통영대교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어 여행객들에게 해저터널 개통 당시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대신 쓰이고 있다. 해저터널을 지나면 미륵도에 닿을 수 있다.

통영은 쪽빛 바다의 절경 덕분인지 음악가 윤이상, 시인 김춘수, 전혁림 화백 등 유명 문인과 예술가가 많다. 소설가 박경리도 통영의 문인. 고인이 세상을 떠나고 2년 뒤, 통영에는 ‘박경리 기념관’이 지어졌다. 기념관에는 대표작 ‘토지’의 친필 원고, 편지와 같은 유품과 실제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영상실이 마련되어 있다. 기념관이 있는 박경리 공원에는 박경리 선생 묘소와 육각정 등이 있으니 통영의 바다를 바라보며 한껏 여유를 부려도 좋다.

통영의 또 다른 예술가 전혁림 화백의 기념관도 들러보자. 미륵산 자락에 자리한 전혁림 미술관은 한국적 색면추상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전혁림 화백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 외관에 한 번, 전혁림 화백의 작품에 또 한 번 시선을 빼앗긴다.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는 1박 2일의 짧은 일정 탓에 섬으로 떠나지 못하는 여행자들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단이다. 국내에서 가장 긴(1975m)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으로 오르는 동안 거제대교를 포함해 통영 앞바다 섬 대부분을 둘러볼 수 있다. 도남동 하부정류장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한산대첩 승전지, 봉수대, 한려수도까지 볼 수 있는 미륵산 정상에 닿는다. 미륵산 정상에서 통영을 눈에 가득 담고 여행을 마무리하자.


서호시장 원조시락국(통영시 새터길 12-10) / 박경리 기념관(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 전혁림 미술관(통영시 봉수1길 10) /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통영시 발개로 205)


통영 여행 알짜 TIP
통영에서는 소주가 한 병에 ‘만 원’?
강구안 일대에는 ‘다찌집’이라고 불리는 실비집이 많다. 술을 주문할 때마다 안주가 한 상 차려지는 곳. 기본 한 상은 소주 3병(맥주 5병)에 그날그날 시장에 나온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싱싱한 해산물이 안주로 차려진다. 2인 기준으로 했을 때 6만 원 안팎. 이후 술을 추가할 때마다 돈을 더 받으며(소주 1만 원, 맥주 6000원), 새로운 안주가 차려진다.


‘플립플롭’보다 운동화 챙기기
동피랑, 남망산 조각공원, 강구안, 중앙·서호시장 등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통영의 관광지가 대부분 가까운 거리 안에 있어서 자동차를 이용하기보다 걸어 다니는 것이 편하다. 또한 산책로, 공원, 언덕이 많으므로 슬리퍼보다는 운동화가 좋다.


1년 내내 함께 하는 통영의 축제
여행하며 통영국제음악제, 통영연극예술축제 등 통영에서 진행되는 축제를 즐기는 것도 또 다른 기쁨이다. 특히 여름방학 중인 8월에는 성웅 이순신 장군의 우국충정을 기리기 위한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열리니 여행 일정을 조정해 축제에 참여해볼 것.


대학생 연합 여행 동아리 엘피스(El.pis)
엘피스(El.pis)는 2004년에 만들어진 서울·경인 대학생 연합 여행 동아리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전국의 여행지를 다니며 추억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떠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한다.


글 김은진 기자 | 사진 제공 통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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