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의 토닥토닥 솔루션] 대외활동, 딱지 수집하듯 할 거야?


이제 방학이다. 다음 학기 등록금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 홀로 혹은 친구들과의 여행, 취업을 위한 영어 공부나 자격증 공부 등 다양한 방학 활용법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대외활동에 도전하려는 이가 적지 않으리라.

‘대외활동이 내 삶에, 또 취업에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필자의 생각은 좀 회의적이다. 수년간 이어져온 서포터즈, 홍보단, 해외 봉사 활동 등은 이미 여러 기수들이 거쳐 가면서 프로그램 내용이나 진행 방식이 획일화되기가 쉽다. 개중에는 기업이 직접 진행하는 게 아니라 홍보 대행사에 위탁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종종 있다. 그렇다 보니 정작 대학생들은 대외활동을 통해 기업 문화를 속속들이 경험하고 직무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당초 목적과 다르게 단순한 홍보 일꾼으로 혹은 무늬만 멤버인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방학 대외활동을 ‘제대로’ 하려면
유명 기업의 대외활동으로 이력서를 빼곡하게 채운 지원자를 만나면 반드시 던지는 질문이 있다. “기업의 이름은 다 생략하고, 본인이 직접 했던 일을 기획의 시작 단계부터 이야기해보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일목요연한 답을 하는 이가 드물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단원이 되어 활동에 참여하지만 스스로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른다는 이야기다. 목적이 유명 대외활동의 ‘간판’인지, 활동 프로그램 자체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적성과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다양한 활동에 참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어린 시절 딱지를 모으듯 이런 저런 활동들을 ‘수집’하는 일은 하지 말자. 더구나 동시다발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한꺼번에 하고 있다면 그 활동들의 ‘목적’을 다시 한번 돌아보길 권한다.

차라리 스스로가 프로그램을 직접 짜서 주도적인 활동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첫째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보자. 다른 전공, 다른 나이대, 다른 출신지역,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경험을 만들어 보라는 의미다. 조금 어색하겠지만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켜 줄 것이다.

둘째, 낯선 활동을 해보자.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도, 이리저리 주변을 찾아봐도 명확한 답이 없는, 너무 독특하거나 사소해서 별 노하우가 없는 활동 말이다. 자신만의 길과 방법을 만들며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어느새 없던 노하우가 생겨나 있을 것이다.

셋째, 남들이 가지 않는 곳을 가보자. 국내든, 해외든 남들이 잘 가지 않는 지역을 방문해 보자. 영어를 할 줄 알아도 영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로 떠나보는 식이다. 자신의 상황 대처 능력이나 자신도 몰랐던 숨은 능력을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넷째, 기업과 단체에 제안서를 내밀어보자. 기업에서 주관하는 공모전에 지원하기 전에, 스스로가 그 기업에 ‘나를 지원해 주시오’ 라는 이유를 적은 제안서를 들이밀어 보자는 이야기다. 의외로 푸짐한 지원과 격려를 받으며 독특한 스토리를 만드는 청년들이 꽤 많다.

다섯째, 장기 프로그램을 기획해보자. 단타성, 1회성 프로그램이 아닌 1년 이상의 장기 프로그램을 기획해 꾸준히 밀고 나가보라는 이야기다.

분명한 것은, 대동소이한 대외활동 리스트를 가진 이보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든 이에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쟁력’이다.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
전국 100여 개 대학에서 취업·진로 분야를 강의하는 동시에 교육 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청년들이 사회에서 바라는 성공이 아닌,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일을 찾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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