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학교 앞 나들이 가이드] ‘아기자기 공간’ 가득, 숙대 앞으로 봄 나들이 가자!

지하철 4호선이 지나는 숙대입구역 9번 출구로 나오면 조그만 지하차도가 나타난다. 지하차도를 지나 신호등을 건너보자.

숙명여대 앞 나들이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전문점으로 가득한 지하철 숙대입구역 주변과 달리 숙명여대 앞은 알파벳 Y자로 뻗어 있는 길 사이사이에 여대생의 감성을 충족시켜줄 아기자기한 카페와 맛집들이 자리 잡고 있다. 지하부터 골목 깊숙이 구석구석 돌아보는 재미가 있는 숙명여대 앞을 찾았다.





숙명여대는 10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용산구 청파동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학교뿐 아니라 선린인터넷고, 신광여중 등이 있어 숙명여대 학생들은 물론 교복을 입은 상큼한 10대들도 많은 대학가다. 그래서인지 술을 파는 상점보다 와플, 마카롱 등 디저트를 파는 카페와 분식점이 유독 많다.

주말이면 조용해지는 여느 대학가와 달리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도 숙명여대 앞의 특징. 바로 수컷의 향이 짙어진다는 것! 숙명여대 근처에 위치한 유명 교회의 영향이라고. 학교 앞 카페에 잘생긴 아르바이트생이 유난히 많다는 사실은 숙명여대 재학생의 귀띔. 숙대입구역부터 청파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위치한 숙명여대의 1, 2캠퍼스 정문에 다다르면 숙명여대 앞 나들이는 마무리된다.



숙대 하면 바보네, 바보네 하면 숙대! 바보네

상호만 들어도 정이 가는 곳, 숙대생이라면 모를 리 없는 곳, 맛에 놀라고 이모들의 친절에 녹아드는 ‘바보네’는 숙대 정문 바로 앞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콩나물 불고기로 유명한 프랜차이즈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맛과 양’이라며 숙대생들이 강력하게 추천한 집이다. 바보네의 ‘바보’는 음식밖에 모르는 사장님을 두고 지은 이름이라고. 먹으면 먹을수록 또 먹고 싶어지는 콩나물불고기찜은 바보네의 간판 메뉴다. 최근에는 날치알과 깻잎, 상추 등을 싸먹는 알쌈 닭(돼지, 주꾸미) 불고기가 콩불을 위협할 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가답게 사리의 가격도 거룩하다. 빵빵 차는 배는 부담스럽지만, 가격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청파로47다길 6

가격 콩나물불고기찜 6500원, 바보떡볶이 4000원, 알쌈 불고기(닭·돼지·주꾸미) 7000원,

치즈 사리 2000원 전화 02-713-5494 운영시간 월~토 10:00~22:00,

일요일 휴무



좋은 재료로 만드는 궁극의 커피 청파맨션

숙대 앞에 있는 원룸의 이름인가 싶었다. ‘나의 두 번째 집’처럼 편안한 느낌이 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인 청파맨션은 승무원을 하며 세계 곳곳의 커피 맛을 본 대표가 ‘맛있는 커피’에 대한 애정으로 만든 공간이다. 깔끔한 매장을 닮아 커피 맛 또한 깔끔하고 정직한 것이 특징. 그도 그럴 것이 바리스타 이외에는 에스프레소 기계를 만지지 못하는 것이 철칙이라고. ‘과일’이 들어간 음료에는 시럽을 한 방울도 넣지 않는다. 청파맨션의 베스트셀러는 단연 카페오렌지 비앙코. 직접 만든 오렌지 절임을 넣은 음료다. 비주얼 한 모금 맛 한 모금, 딱 두 모금이면 청파맨션에 중독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브라우니도 빠질 수 없는 메뉴다. 테이크아웃을 하면 모든 메뉴에서 1000원이 할인된다.

주소 서울 용산구 청파로47나길 20 가격 아메리카노 3500원, 카페오렌지 비앙코 4500원, 자몽에이드 4500원, 브라우니·아메리카노 4500원 전화 02-706-9093

운영시간 평일 11:00~23:00, 주말 13:00~22:00



볼이 발그레해지는 추억이 있는 곳 이층집 홍홍

이름부터 흥이 나는 이 술집은 1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숙대인과 함께하던 ‘그 마당쇠’가 2011년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로 문을 연 곳. 가게에 ‘홍홍이’가 자리 잡은 것을 빼고는 가격과 맛, 어느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이층집 홍홍이 있는 2층으로 올라서면 보이는 빨간 문에는 ‘홍홍이’가 발그레진 볼을 하고서 손님을 맞는다. 카페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예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는 매장에 자리를 잡자마자 나오는 것은 시키지 않은 파전. 주인 이모의 후한 공짜 서비스다. 어떤 메뉴를 골라도 좋지만, 과일을 텀벙텀벙 잘라 넣은 과일 소주는 꼭 맛볼 것을 추천한다. 과일 소주의 신세계를 맛보게 되리라.

주소 서울 용산구 청파로47가길 7 가격 홍홍황도 5000원, 홍홍 매운 닭 깻잎볶음 1만3000원, 홍홍 사과주(1800㎖) 1만2000원

전화 02-717-7470 운영시간 월~토 17:00~02:00, 일요일 휴무



숙대인들의 비밀 공간 핀벨

‘핀벨’이라고 쓰인 작은 간판을 따라 지하 계단으로 내려갔다. 창고로 향하는 길목으로 착각할 정도로 음침한 분위기. 그러나 문을 여니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옆집 오빠같이 편안하게 잘생긴(?) 사장님들, 쪽지로 가득한 벽으로 나뉜 좌석, 유리병에 담긴 커피 등 여대생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숙대생들의 아지트로 6년간 함께한 핀벨은 인기에 힘입어 지상에 1호점과 지하 2호점을 운영 중이다. 읽는 데만도 한참 걸릴 만큼 다양한 메뉴도 핀벨의 매력. 아메리카노부터 샹그리아, 참치 카나페까지. 라떼에 들어갈 시럽도 메이플, 코코넛 등 다양하게 대기 중이다. 테이크아웃 컵 홀더를 15개 모으면 아메리카노 1잔을 무료로 제공하고, 테이크아웃을 하면 아메리카노를 1000원에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청파로47길 39 가격 더치라떼 4500원, 레몬티 3500원, 파운드케이크·브라우니 2000원, 씬피자 9000원

전화 070-7555-3292 운영시간 1호점 평일 08:00~23:00, 주말 11:00~23:00 2호점 12:00~23:00


글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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