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_삼성 경쟁력의 원천] 끊임없는 혁신·연구·투자 ‘강한 삼성’ 만들다


삼성을 더욱 ‘삼성답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는 경쟁력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우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혁신과 연구·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 원천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삼성의 구성원들이 회사에 헌신할 수 있게 하는 동기부여 조건들도 여느 회사와는 분명 그 차원이 다르다.

삼성의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포인트를 짚어보자.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의 연이은 쾌거
매년 1월 미국 네바다주(州)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 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Mobile World Congress)와 더불어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힌다. CES는 규모 면에서도 최대이지만, 한 해 중 가장 일찍 열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매년 그 해의 IT·전자 트렌드를 제시하는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 CES에서 삼성전자는 매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뛰어난 품질과 혁신성으로 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 1월 7일부터 4일간 열린 ‘CES 2014’에서 삼성전자는 24개의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TV(8개), 홈시어터(2개), 모니터(2개), 태블릿(3개), 냉장고(3개), 세탁기(2개), 디지털카메라, 식기건조기, 웨어러블 기기 등 23개 완제품과 모바일 D램 1개 부품 등 총 24개 제품이 혁신상에 선정된 것이다. ‘CES 혁신상’은 CES에 출품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미국산업디자이너학회(IDSA)와 미국가전협회(CEA)가 공동으로 심사해 기술과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에 주는 상이다.


인재포럼 트랙B 세션4 장권택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장 /김병언 기자 misaeon@20131107..

특히, TV는 3년 연속 ‘최고 혁신상(Best of Innovations Awards)’을 수상했는데 이 상을 받은 스마트TV ‘UN65H7100’은 리얼 240Hz 패널을 통해 초당 240장의 빠른 속도로 잔상 없는 영상을 보여 주고 쿼드코어 CPU 탑재로 동작 속도 또한 빨라진 제품이다. 세계 최초의 78인치 커브드(curved) OLED TV와 최대 크기 110인치 UHD TV 등도 실사와 같은 생생하고 선명한 화질로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 외에도 TV 1개, 세탁기 2개 제품이 ‘친환경 디자인상’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한층 강화했다.

해마다 국제 전자 제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삼성전자의 제품들은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경쟁력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에서 '갤럭시 노트 3'와 '갤럭시 기어'를 선보였다. /김병언 기자 misaeon@20130925..

‘전자산업의 쌀’ 반도체
스마트폰, 컴퓨터,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한 가지, 바로 반도체다. 삼성이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1974년. 당시 국내엔 미국과 합작으로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반도체 회사 ‘한국반도체’가 있었지만 설립 2개월 만에 자금난에 봉착하게 된다. 이때 삼성이 이 회사 인수자로 나선 것. 1970년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던 최첨단 기술 세계인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했지만, 세계의 반응은 차가웠다. 일본의 하청을 받아 반도체를 조립·생산하던 수준에 머무르던 나라의 기업이 반도체를 직접 만들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우리 민족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반도체 생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1983년 삼성은 마침내 당시 세계 최고 기술이었던 64K D램을 생산해낸다.


삼성전기 신입사원들이 21일 수원사업장 LCR사업부 MLCC제조현장에서 시트를 보며 적층공정에 대한 설명과 교육을 받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 20110421..

기술 이전을 두려워하는 선진국의 장벽에 막혀 자체개발을 해야 했지만, 가장 정밀하고 용량이 컸던 집적회로 기술의 집적체인 64K D램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이후 발전을 거듭해 1994년엔 256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삼성은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에 오른다. 삼성의 세계 1등 전자제품 저변에는 이처럼 반도체에 대한 치열한 투자와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이는 현재 차세대 소자 및 공정을 아우르는 연구소인 삼정전자 반도체연구소로 이어져 한발 앞선 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 선도를 실현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에서 한 직원이 64GB 모비낸드플래시를 살펴보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00413

첨단 기술개발의 선두 주자
삼성은 첨단 기술의 트렌드 세터다. 국내외 각종 첨단 기술 전시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단골 주자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삼성이 없다면 ‘최첨단 기술 전시회’라는 이름이 무색해질 정도다. KPCA(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 전시회는 전자산업 분야의 핵심 부문인 국내외 PCB(Printed Circuit Board, 인쇄회로기판) 생산 업체와 소재·설비 업체들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의 전문 전시회. 이 전시회에 삼성전기는 기판 부문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건히 하며 매년 참가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세트 제품의 고성능화 추이에 대응이 가능한 패키지용 기판을 비롯해 HDI(High Density Interconnection)·SBD(SEMCO + Hybrid) 등 주요제품의 기술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한 스마트폰, Note PC, 태블릿 등 다양한 세트제품에 탑재된 기판들을 실사 그래픽으로 표시해 관람객의 이해도를 높이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기판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신제품 개발과 거래선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해 미래 성장기반을 견고히 하고, 웨어러블과 플렉시블 디바이스 부품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3일 세계 최초로 개발된 30나노 64기가 낸드 플래시를 선보였다. 30나노 기술은 머리카락 두께 4천분의 1 정도의 초미세 기술이며 64기가 용량은 640억개의 메모리 저장 장소가 손톱만한 크기에 집적되는 최첨단 기술이다. /허문찬기자 sweat@ 20071023

국가 경제의 싱크탱크로 발돋움! 삼성경제연구소
삼성경제연구소(소장 정기영)는 1986년 7월 삼성생명 부설 연구기관으로 출범했다. 이후 1991년 4월 주식회사 삼성경제연구소(이하 연구소)로 전환되며 발전을 거듭했다. 연구소는 삼성이라는 틀을 초월해 지식과 정보를 통한 사회공헌을 추구한다는 목표로 ‘앞선 연구’, ‘열린 연구’, ‘현장 연구’를 초석으로 삼고 있다. 특히 이 연구소는 경제 현장을 발로 뛰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종합적인 시각으로 폭넓게 진단해 다양한 수용자의 눈높이에 맞는 실용적인 해결방법을 마련하는 것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연구소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과 정보를 창출하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영 여건 변화와 추세 파악 등을 통해 조기경보를 발신하고, 지속적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전략 및 시스템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국가를 선도하는 권위 있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적절한 의제를 설정하고, 시장 경제 정착을 위한 정책 등을 발굴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전자 셰프컬렉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배우 전지현과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40312

연구소는 국내의 여느 연구소보다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경제 상황에 적확한 보고서를 작성·발간한다. 연구소의 이런 결과물을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서 자주 인용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만큼 연구소는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질적 성장의 보증수표, 삼성안전환경연구소
삼성안전환경연구소는 삼성이 지난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설립한 ‘삼성지구환경연구소’가 지난해 이름을 바꾸고 삼성엔지니어링 산하에서 삼성그룹 직속 조직으로 편재되며 새롭게 탄생했다. 이는 ‘신경영 선언’ 당시 무오염, 무재해, 무질병의 3무(無) 사업장을 구현한다는 환경정책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신경영 선언’이란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다 바꾸라”며 체질 변화를 독려했던 것을 말한다. 아울러 당시 이 회장은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으로 가야 한다”면서 “최고의 제품에 환경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인류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2014년 신제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현석 부사장(오른쪽)과 홍명보 감독이 '커브드 UHD TV'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커브드 UHD TV'는 세계 최고인 4천200R(반지름이 4천200㎜인 원의 휜 정도)의 곡률로 3∼4m 거리에서 시청할 때 가장 좋은 몰입감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40220

박재봉 소장(부사장)이 이끄는 이 연구소는 초기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시절 기후변화, 기상정보 등을 연구했다. 이후 유럽을 비롯해 유해물질사용금지지침이 본격화됨에 따라 그 역할도 크게 늘어났다. 유해물질 사용 여부와 사업장 내부의 환경점검까지 실시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이 연구소는 안전, 환경, 유틸리티, 에너지, 화학물질 등 총 5개 팀을 가동하고 있다.


열심히 일한 자에게 주어지는 두둑한 보상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 모든 임직원에게 ‘신경영 20주년 기념 격려금’을 지급했다. 총 규모 6000억 원에 달했던 이 격려금은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고 이 중 10%는 개별 임직원 이름으로 기부하는 형식이었다. 이에 따라 그룹 내 20년차 부장급 직원이 받는 금액은 기본급에서 세금을 공제한 300만~400만 원 정도였다. 삼성은 신경영 선언 10주년이었던 2003년에도 특별 격려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은 매년 경영실적에 따라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다. 연말에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충당부채로 계산해 각 분기보고서에 나눠 반영하고 있다. 성과급은 크게 초과이익분배금(PS, Profit Share)과 목표 인센티브(TAI, Target Achievement Incentive, 옛 PI)로 나눠진다. 상여금은 별도다. PS는 이익 목표를 세워놓고 이를 초과한 20% 정도를 직원들에게 되돌려 주는 제도로서 계열사별로 실적에 따라 연봉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다. TAI는 반기별로 계열사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회사를 A~C까지 등급을 매겨 금액을 산정한다. A등급은 월 기본급의 100%, B등급은 75%, C등급은 50%를 지급한다.

삼성 직원들의 연봉 자체가 다른 기업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PS와 TAI 등 실적에 따른 성과급이 지급되며 결국 최종 실수령액이 높아지게 된다.


글 박상훈 기자 | 사진 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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