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전 세계 ‘꿈의 직장’은 어디? 사람을 존중하는 기업이 일하기 좋은 기업!

미국 유력 경제지인 <포춘>과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선정에 참여하는 GWP(Great Work Place)연구소는 지난해 <최고의 직장>이란 책을 발간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최고의 직장 그 핵심은 바로 ‘사람’이었다. 최고의 직장은 ‘직원들이 행복할수록 회사는 더 큰 부자가 되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고 책은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통 높은 연봉과 탄탄한 복지제도 이 두 가지만 확실하다면 ‘꿈의 직장’ 혹은 ‘신의 직장’이라고 부르곤 한다. 해외는 어떨까. 전 세계 ‘꿈의 직장’을 찾아가보자!


직원을 위해 존재한다
SAS(미국)
비즈니스 분석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SAS는 2013년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2위에 뽑혔다. 구글에 이은 2위이지만, ‘구글(1998년 창업)의 복지제도는 SAS(1976년 창업)에서 따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SAS는 오랫동안 전 세계 구직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SAS의 복지 경영은 ‘행복한 소가 양질의 우유를 만든다’는 짐 굿나잇 창업주의 신념에서 비롯한다.

이 회사에는 정년퇴직이 없다. 그래서 50세 이상의 직원이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이는 특이한 인사제도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임원들의 인사고과에 자기 팀원들의 고용유지율을 포함시킨다. 부하 직원이 나가면 자기의 평가가 나빠지는 셈이다.

또한 자진 은퇴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 안내센터, 노인건강센터 등을 마련해 새로운 인생 설계를 도와준다. 은퇴자들은 퇴직 후에도 SAS의 일부 시설들을 사용할 수 있는데, 별도로 제공되는 퇴직자 ID로 본인은 물론 배우자까지 본사의 레크리에이션·피트니스센터, 카페, 마사지·네일·피부관리 숍, 세탁소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SAS에서 제공하는 교육과정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SAS는 신입사원부터 CEO까지 모두 동일한 크기의 개인 사무실을 제공한다. 직원 모두의 사생활을 철저히 존중하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근무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110만 평방미터 규모의 회사 부지는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는 최고의 공원이다. 직원들은 아름다운 산책길을 걸으며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풀며 창의적인 업무 해결능력을 키운다. 근무시간은 주당 35시간이고, 직원 각자가 원하는 시간에 나와 일을 하면 된다. 의료비는 회사가 90% 부담하고, 병가 사용도 자유롭다.

회사 내에 있는 보육시설에선 300여 명의 직원 자녀들을 돌보고 양육 보조금도 지급한다. 회사 보육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직원들에게는 별도 지정된 보조기관을 통해 유사한 혜택을 제공한다.


든든한 육아지원제도
도이치반(Deutsche Bahn)(독일)
도이치반은 유럽 최대 규모의 국영 철도회사다. 사회보장제도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는 서·북 유럽에서도 도이치반의 복지제도는 단연 눈에 띄는 수준. 특히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싱글맘, 싱글대디를 위한 이 회사의 혜택은 세계 여러 나라가 벤치마킹하려 할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 학교가 쉬는 날엔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당연하고, 아이와 관련된 각종 행사에도 적극 참여할 것을 독려한다. 또한 아이가 감기나 두통 등 가벼운 질병 증세를 보여도 회사에 나오는 대신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 것을 권장한다. 회사와 연계된 지역 병원에서 소정의 진료 혜택을 보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별도 지정된 탁아소에서 아이를 책임지고 맡아주는 서비스도 직원들에게 제공된다. 탁아소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에 따른 비용도 회사에서 대신 지불해준다.

이 회사에서는 자유로운 보직 변경이 가능하다. 자신이 원할 경우 홍보·마케팅 부문에 있다가도 철도승무원직으로 옮길 수 있는 식이다. 이런 제도는 직장인들이 흔히 겪는, ‘입사 뒤 업무 부적응’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도이치반의 업무 공간은 평등하다. 팀·직급에 따라 구분되어 있는 일반 사무실과 달리 하나의 넓은 공간에서 같이 일하는 것이다. 업무 환경 자체가 그렇다 보니 동료 사이의 친근감과 타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고. 또한 직원들의 생일은 꼭 챙기는 문화가 있어 규모가 큰 국영기업임에도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한다.


괴짜 사장의 셀러리맨 유토피아
미라이(未來) 공업(일본)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 하지 말라” 미라이 공업의 창업자 겸 사장인 야마다 아키오 씨가 늘 강조하는 말이다. 야마다 아키오 사장은 직원들 이름이 쓰인 종이쪽지를 선풍기 바람에 날려 가장 많이 날아간 쪽지들에 적힌 직원들을 승진시키는 것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미라이 공업은 1965년 창업한 전기설비 자재 생산 업체다. 이 회사는 창업 이래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을 뿐더러 ‘비정규직 금지’, ‘잔업 금지’, ‘보고·연락·상담 금지’라는 규제 속에서도 매출 266억 엔, 연평균 경상이익률 16%(동종 업계 평균 3%)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직원 모두가 정규직이며 70세 정년에 종신고용을 보장한다. 1년에 140일 이상의 휴가를 쓸 수 있고 육아휴직 기간은 자녀당 3년이다. 직원들은 5년에 한 번씩 회사 부담으로 해외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잔업을 하면 혼이 날 각오를 해야 한다.

야마다 아키오 사장은 짠돌이 경영으로 유명하다. 형광등은 대부분 꺼져 있고 꼭 필요한 직원만 형광등에 매달린 줄을 당겨서 켠다. 복사기는 3개 층에 한 대, 모든 문서는 이면지 사용이 원칙이다. 이렇게 아껴서 모은 돈은 직원의 해외여행 경비 등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글 박상훈 기자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