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당은 배우, 굿은 영화다

만신

만신




감독 박찬경 출연 김금화,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

일제강점기, 14살의 금화(김새론)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고 듣지 못하는 걸 들으며 고통스런 신병을 앓는다. 1948년, 열일곱이 된 금화(류현경)는 큰무당이었던 외할머니로부터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된다. 한국전쟁 발발 후, 금화는 북한군과 남한군으로부터 번갈아 간첩으로 취급당하며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다. 1970년대, 금화(문소리)는 미신타파를 도모했던 새마을 운동과 기독교 세력의 득세로 탄압과 멸시를 받지만, 위엄과 자존감을 잃지 않으며 나라의 큰 무당이자 중요무형문화재로 거듭난다.

박찬경 감독은 영화 관객들에게는 ‘박찬욱 감독의 동생’으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오래전부터 미디어 아티스트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실존 인물 만신 김금화를 다루는 데 있어 중요한 선택을 내린다. 사실 김금화의 일생은 무속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자서전 <비단꽃 넘세>와 김정욱 감독의 2011년 다큐멘터리 ‘비단꽃길’로 이미 잘 알려진 바다. 김금화를 다시 한 번 스크린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박찬경 감독이 선택한 방법론은 다큐멘터리와 판타지 드라마를 뒤섞는 것이다. 그리하여 영화 ‘만신’에는 80대의 실제 김금화와 배우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가 연기하는 과거의 김금화가 아무렇지 않게 섞여든다. 현실과 환상과 예지몽도 실사와 애니메이션으로 뒤엉킨다.

여기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김금화의 실제 굿 장면과 그녀가 맞닥뜨렸던 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다. 김금화가 19살에 겪은 1950년 한국전쟁은 1996년에 조성된 적군묘에 떠도는 군인의 넋을 위로하는 진오귀굿, 2002년 연평해전의 아픔을 달래는 배연신굿으로 이어지며 한국이라는 공간 자체가 청산하지 못한 여러 시간대가 떠돌아다니는 곳임을 확인한다. 영화 말미에 실제 김금화와 배우들이 모두 모여 걸립(내림굿을 받을 신애기가 마을을 돌며 못 쓰는 쇠와 쌀을 모으는 일)을 치르는 광경을 삽입함으로써 김금화의 삶이, 우리들의 현실이 그 자체로 거대한 굿이며 영화임을 강조한다. 천경자 화백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1930년대에 굿 보러 간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똑같이 무속을 다룬 박기복 감독의 2002년 작 ‘영매 :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의 정서적 강렬함, 치밀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무속과 영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흥미롭게 천착한 작품이다.



300: 제국의 부활



감독 노암 머로 출연 에바 그린, 설리반 스탭플턴, 로드리고 산토로, 레나 헤디

기원전 480년에 발발한 살라미스 해전을 다룬 작품이다.
테르모필레 전투 후, 페르시아의 크레르크세스 1세는 파죽지세로 아티카까지 점령하지만 그리스 연합군의 거센 저항에 맞닥뜨린다.
‘300’에서 숨을 거둔 레오니다스 왕의 부인 고르고 여왕(레나 헤디), 아테네의 장군 테미스토클레스(설리반 스탭플턴), 페르시아의 여전사 아르테미시아(에바 그린)의 강렬한 대결이 펼쳐진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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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매튜 맥커너히, 제니퍼 가너, 자레드 레토

방탕한 생활을 즐기던 전기 기술자 론 우드루프 (매튜 맥커너히)는 어느 날 의사 이브(제니퍼 가너)로부터 에이즈 양성 진단과 함께, 살아갈 날이 30일가량이라는 소식을 듣는다. 론은 치료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자국에서 금지된 약물을 밀수해 온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에이즈 감염자 레이언(자레드 레토)과 함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만들고, 회원제로 밀수 약물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투 더 원더


AP PROVIDES ACCESS TO THIS PUBLICLY DISTRIBUTED HANDOUT PHOTO PROVIDED BY MAGNOLIA PICTURES FOR EDITORIAL PURPOSES ONLY. This undated photo provided by Magnolia Pictures shows Ben Affleck and Olga Kurylenko in a scene from, &quot;To the Wonder.&quot; (AP Photo/Magnolia Pictures, Mary Cybulski)

감독 테렌스 맬릭 출연 벤 애플렉, 올가 쿠릴렌코, 레이첼 맥아담스, 하비에르 바르뎀

미국을 떠나 프랑스에 온 작가지망생 닐(벤 애플렉)은 혼자 딸을 키우며 사는 마리나(올가 쿠릴렌코)와 사랑에 빠진다. 마리나의 딸은 언어가 달라 미국생활이 힘들어 프랑스로 돌아가길 원하고, 닐에게는 소꿉친구 제인(레이첼 맥아담스)이 홀연 나타난다. 한편 가톨릭교회의 킨타나 신부(하비에르 바르뎀)는 신의 구원과 영원한 사랑에 대해 고민한다.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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