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더 아껴주세요

누구에게나 첫 섹스는 소중한 순간이다.
다만 여자에게는 좀 무섭고 어쩌면 서러운 순간이기도 하다. 사랑해서 하는 건데, 뭐가 좀 무섭고 서럽냐고?



Q 우리는 사귄 지 1년 조금 넘은 커플이야. 내 여자친구는 스물넷.
여자친구는 우리가 1년 넘게 사귄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해. 사귄 기간을 말하면 남들이 우리가 성관계를 한 사이라고 생각한다나. 사실 우리는 정신적 사랑으로만 1년을 만나왔어. 친구들에게 말하니까 욕을 하던데? 능력 없다고. 어쨌든 그러다 한 달 전 여자친구와 1박 2일 여행을 떠났는데, 둘 다 기분이 좋아서인지 술을 많이 먹었어. 술기운이 올라오니까 1년간 억눌러왔던 나의 본능도 올라오더라. 웬일로 여자친구도 거부하지 않더라고. ‘오늘이 우리의 역사적인 날이구나’ 싶어 최선을 다해 사랑했어.

그 이후 만나기만 하면 관계를 할… 줄 알았는데! 여자친구가 만나는 것을 자꾸 미루는 거야. 왜 그러는 걸까.

나는 우리의 사랑이 더 깊어진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말이지.


A 우선 당신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서로 쉬쉬하긴 하지만 은밀히 물어보면 보통 사귀기 시작한 지 200일 전후로 첫 관계를 한다고 한다. 그러니 남들보다 100일을 더, 다른 것도 아닌 성욕을 참아온 당신은 마늘을 먹으며 보낸 곰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다.

첫 섹스 후 여자의 태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지금껏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을 하고,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첫 경험은 충격 그 자체다. 처음의 두려움이 첫 번째 충격, 처음 느껴 본 알 수 없는 고통이 두 번째 충격. 그리고 ‘이제 난 순결하지 않아, 끝났어!’라는 허무함의 충격까지. 섹스를 하고 나서 친구들을 만날 때 혹시 알아채지 않을까 조바심이 나고, 부모님께 괜스레 죄송한 마음도 든다. 또 ‘이 남자랑 결혼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다가도, ‘남편이 될 (다른) 남자가 나를 속물로 보면 어떡하나’ 걱정도 한다.

그래서 첫 경험 후 무언가 서러움의 눈물을 흘리는 여자들도 의외로 많다.

이 같은 생각을 하느라 여자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랑이 변했다거나 남자를 죄인 취급하는 것이 아니니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단, 신경 쓸 필요는 있다. 여자의 이런 생각을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남자친구뿐이니까.

첫 경험 후 예민해진 여자는 조금이라도 남자가 소홀해지면 ‘이제 볼장 다 봤으니 끝인가’, ‘헤어지자고 하면 어떡하지’ 등 오만 가지 생각을 하며 멘붕에 빠진다. 사실이 그렇지 않다면 남자친구가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물론 여자의 이런 증상(?)이 섹스할 때마다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나 그렇지만, 익숙해지면 자연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여자는 그렇다. 첫 경험이 사랑인지, 단지 남자의 성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인지, 혼란스럽다. 불안하고 서러워지는 게 당연하다. 남자의 배려가 필요하다.

꼭 안아주자. 널 사랑한다고, 이 세상 누구보다 아끼고 있다고. 여자친구가 당신에게 자신을 허락한 것은 그만큼 당신을 사랑한다는 뜻이라는 걸 잊지 말자.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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