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에릭 남(ERIC NAM) Hey, Let's sing together!

2013년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났던 한 해였다. 음악방송은 물론, 각종 예능프로그램까지 섭렵한 스타들이 줄을 이었다. ‘위대한 탄생 2’ 출신 에릭 남도 리포터, MC 등으로 활동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팬들의 아쉬움은 컸다.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의 새 앨범은 감감무소식이니. 앨범 발매에 맞춰 인터뷰를 제안하려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결국 조금 일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 그를 만났다. 그리고 물었다. 언제 다시 노래할 건가요?




인터뷰 자리가 오랜만이죠?
네. 1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섹션 TV 리포터로 활동하며 인터뷰어로 스타들을 만났는데, 오랜만에 인터뷰이가 되니 어색한걸요? 사진 촬영도 쑥스러웠고요.


리포터 활동하면서 헐리웃 스타, 특히 미녀 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연락처도 교환한 사이라던데….
인터뷰를 하다가 “재밌는 시간 보냈냐”고 물어봤더니 다들 바빠서 관광도 제대로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연락하면 내가 한국을 소개해주겠다”고 말했죠. 앞에서 보고 있던 에이전트 관계자는 손짓으로 안 된다고 했지만 몰래 연락처를 주더라고요. 하지만 만나지는 못했어요. 실제로 연락해보면 스케줄 때문에 바로 출국했더라고요.


귀여운 외모 때문에 여자 스타들이 반한 것 아닐까요? 최근 외모에 물이 올랐어요.
‘위대한 탄생’에 출연했을 때보다 7~8kg 정도 빠졌어요. 그때는 인도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바로 왔던 터라 인도에서 입던 옷 그대로 입고, 얼굴도 까맣게 그을려 있었죠. 요즘은 피부 관리도 받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얼굴에 살이 좀 붙었으면 좋겠는데, 몸무게가 늘어도 얼굴은 그대로네요.


외모뿐만 아니라 화려한 스펙도 이슈예요.
열심히 살았어요. 특히 대학교 때는 친구들이 ‘미쳤다’고 할 정도로 바쁘게 지냈죠. 공부해서 성공하는 게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미국에서 어렵게 돈 벌고 이민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말 잘 듣고 훌륭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컸나 봐요.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대학에 입학하면서 20명을 선발하는 리더십 프로그램에 선발됐어요. 숙소가 좀 더 좋다는 이유 때문에 지원했는데 운이 좋았죠. 그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2학년 때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용돈을 직접 벌기 위해 동시에 아르바이트 3개를 했죠. 식당 웨이터, 항공권 마케팅 등이요. 또 일주일에 14시간은 봉사활동도 하고요. 하루에 2~3시간밖에 못 잤어요. 3학년 때는 중국으로 유학을 갔죠. 제가 국제관계학을 전공하다 보니 중국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북경대에서 1년간 공부하면서 잡지사, 컨설팅 회사 등에서 근무도 했어요. 여행도 다니고요.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와 4학년 때는 취업에 성공했죠.


봉사 활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좀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봉사를 하면서 배우는 게 많거든요. 이런 활동을 하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겠다는 것도 배우고요. 과테말라에서는 노숙자에게 밥해주는 봉사를 했어요. 시장에서 버려지는 채소들을 얻어와 깨끗한 부분만 다듬어 음식을 만들고 나눠줬죠.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는 학교에 가서 빵 만드는 기술이나 망치질 등을 가르쳤고요.

봉사를 하면서 세상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껴요. 인터넷이나 전화, 수돗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배우고요. 힘든 곳에서는 대화만으로도 기뻐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죠.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한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에요. 그래서 취직을 준비할 때도 사람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한국에 와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고아원 등을 방문하며 봉사를 하고 있어요. 올해는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공부하랴, 봉사하랴 정말 바빴을 것 같아요.
네. 그래서 취업한 회사와 계약을 할 때 1년 후 입사하겠다는 조건을 걸었어요. 아직 밖에서 배울 게 많다고 생각했고, 해보고 싶은 게 많았거든요. 다행히 회사에서 흔쾌히 승낙해 친구들 취직하는 것도 도와주고, 보스턴에서 엔터테인먼트 단체를 설립해 40명 이상의 공연 팀을 꾸려 공연도 했어요. 또 인도 가서 봉사활동도 했죠.(웃음) ‘위대한 탄생’도 그때 출연했고요.


좋은 회사에 입사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노래를 하기 위해 다 포기한 거예요?
부모님께서 위탄 TOP5까지 올라가는 걸 보시고는 응원해주시면서도 “그래도 회사는 가야지?”하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저도 고민이 많았어요. 사실 어릴 때는 가수의 꿈을 꾼 적도 있었지만 대학에 가면서부터는 전혀 생각을 안 했거든요. 가끔 유튜브에 노래하는 영상을 올리면 한국 소속사나 오디션 프로그램 등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지만 다 거절했었고요. 나가도 안 될 것 같기도 했고, 혹시라도 된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포기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해야 하잖아요. 그게 싫었죠. ‘위탄’에도 기대 없이 나갔던 것인데 정말 생각지 못한 큰 사랑을 받아서 끝나고 난 뒤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미국으로 돌아와 멘토 형, 누나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죠. 다들 한결같은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회사는 언제든 갈 수 있지만, 가수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할 수 없다’고요. 그래서 결심을 굳히게 됐어요.


후회는 없죠?
그럼요. 하지만 며칠 전 친한 친구들과 통화를 하는데, 그 친구들이 회사에서 성공하고 잘나가니 조금 배가 아픈 것 같아요.(웃음) 축하해주고, 기쁘면서도 ‘나도 회사에 입사했으면 잘나갔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위탄’에 기대 없이 나갔는데 생각지 못한 큰 사랑을 받아 끝나고 난 뒤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미국으로 돌아가 멘토 형, 누나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죠. 다들 한결같은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회사는 언제든 갈 수 있지만, 가수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할 수 없다’고요.”


반대로 친구들은 에릭 남을 부러워할 거예요.
맞아요. 그 친구들도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저처럼 재밌게 사는 사람은 없다고요. 회사를 다니는 것도 좋은 경험이고, 방송 일을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무엇을 하든 재밌게 하면 좋은 거죠!


이제 슬슬 노래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쯤 무대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3~4월 중에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에요. 나온 곡은 많은데 타이틀곡을 정하는 게 어려워요. 내 색깔은 무엇인지, 대중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할 게 너무 많아요. 3월이면 공백기가 15개월이 되는데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빨리 무대에 서고 싶어요.


공백기가 꽤 길었죠.
사실 지난해는 꽤 힘들었어요. 리포터, 라디오 게스트, MC 등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스트레스가 컸거든요. 방송 전날은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했어요. 미국에서 자라 한국말이 서툴고 한국 스타도 잘 모르는데 인터뷰를 해야 하는 거잖아요.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되는 게 힘들었죠. 그래도 그 시간을 견디고 나니 많은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이제는 그 경험을 살려 무대에서 팬들과 만나야죠. 지금까지는 하고 싶은 음악을 더 찾아내는 시간이었어요. 이제부터 달려야죠.


<캠퍼스 잡앤조이> 독자들을 위해 한마디!
대학생 때 다양한 것을 최대한 많이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여행 겸 봉사활동도 많이 다니고 새로운 문화도 많이 접하고 특이한 사람도 많이 만났죠. 결국 그런 모든 경험이 다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해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렇다고 공부만 하지 말고. 재밌게 사는 게 짱인 거죠!



에릭 남(남윤도)
1988년생
미국 보스턴대학 국제연구학 학사
IDEX(비영리 사회적 기업) 경영컨설팅
콜라보레이션(아시안어메리칸
엔터테인먼트 단체) 보스턴 지국 설립
더이코노미스트, 모니터그룹 인턴
글로벌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 인턴십, 입사
2011년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2’데뷔
2013년 ‘클라우드 9(CLOUD 9)’발매


글 박해나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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