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알바로 시작해 6년 만에 정규직 점장 됐어요”

엄미영 빕스(VIPS) 서울 도곡점장

CJ그룹은 일부 계열사의 매장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평가를 해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수요가 많은 CJ푸드빌, CJ CGV 등에서 도입한 이 제도는 지난해 11월 열린 ‘시간제일자리 박람회’를 계기로 ‘뉴파트타임잡’이라는 이름으로 공식화 됐다. 엄미영(32) 씨는 ‘뉴파트타임잡’이 본격화되기 훨씬 전인 지난 2001년 고향인 부산 서면점 빕스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엔 지금의 모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그를 만나 CJ에서 희망을 일군 과정을 들어봤다.



용돈이나 벌자는 생각으로 집 가까운 빕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엄미영 씨는 지금 서울 강남 한복판 빕스 도곡점 점장으로 변신했다. 110명의 직원과 370석의 테이블을 지휘하는 사령관이다. 도곡점은 전국 빕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데다 매출도 10위권 안에 드는 중요한 매장.

부산의 한 전문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공부할 때만 해도 이런 미래는 상상하지 못했다. 아르바이트 - 스페셜 사원 - 매니저 - 점장으로 이어지는 각 단계마다 면접과 필기시험, 고과평가를 거치며 엄 씨는 자연스럽게 CJ푸드빌의 정직원이 됐다. 그가 거쳐 온 단계는 CJ의 뉴파트타임잡 제도에 따라 아르바이트 - 전문인턴 - 점장으로 축소됐다. 단계별 시험전형도 행동평가와 면접, 두 가지로 단순화됐다.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는 CJ푸드빌이 내 직장이 되리란 생각은 전혀 못했죠. 처음부터 ‘기필코 입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아마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요리하는 게 좋아서 집 근처에 있는 빕스에서 무작정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정규직 사원이 돼 있더라고요. 한 스텝 한 스텝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거죠.”



‘빕스 알바생’으로 CJ와 처음 만나
CJ푸드빌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1학년 때였다.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는데 친구가 빕스를 추천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엔 부산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흔치 않아서 빕스가 어떤 곳인지 잘 몰랐어요. 가본 적도 없었고요. 평소 요리를 워낙 좋아해서 ‘레스토랑’이라는 말만 듣고 무작정 이력서를 들고 찾아갔어요.”

이때만 해도 엄 씨에게 빕스는 수많은 아르바이트 자리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싫증 내지 않고 꾸준히 일을 하다 보니 첫 번째 기회가 왔다.

“1년 정도 일을 하던 어느 날, 특별한 제의를 받았어요. 스페셜 사원에 도전해보라는 권유였죠. 요즘으로 치면 인턴사원과 비슷한 개념인데, 스페셜 사원으로 3개월 근무하면 어시스트 매니저라는 이름의 정직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였어요.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하지만 스페셜 사원이 되는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인성면접에 필기시험까지 치러야 했다. 요리에 대한 애정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이지만, 안심과 등심의 차이조차 모를 정도로 이론에 문외한이었던 터라 더욱 쉽지가 않았다. 특히 필기시험은 요리 관련 이론 문제가 대거 출제되기 때문에 혹독한 공부를 필요로 했다.

“이론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서 필기시험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죠. 결국 시험범위였던 ‘빕스 매뉴얼북’을 달달 외우기로 했어요. 조리, 위생에 관한 매뉴얼은 물론외식사업에 꼭 필요한 기본 지식들이 빼곡히 적힌 책이에요. 이걸로 부족하다 싶어 조리학 전공 선배에게 전공 서적을 빌려 틈이 날 때마다 공부했어요.”



‘조금 돌아가는 길’의 위력
어렵사리 전형을 통과한 엄 씨는 3개월의 스페셜 사원을 거쳐 어시스트 매니저가 되었다. 학교생활을 병행한 덕분에 졸업도 하기 전에 대기업의 정규직 사원이 된 것이다.

“아르바이트생과 정규직 사원은 급여체계부터 달라요. 시급제에서 연봉제로 바뀌고 복리후생도 CJ 공채사원들과 똑같은 적용을 받아요. 계열사 할인 혜택부터 자기계발비 지원, 지방 콘도 지원, CJ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CJ복지포인트카드 이용 혜택을 받게 되었어요.”

달라진 대우와 환경을 실감하면서 엄 씨는 마음가짐부터 바꿨다. 어시스트 매니저로 3년간 근무하면서 엄 씨는 외식업에 대해 이론과 실무를 열심히 배웠다. 본격적으로 경영학을 배우기 위해 사이버대학 경영학과에도 입학했다. 이후 매니저, 부점장을 거쳐 마침내 광주광역시의 한 매장을 관리하는 점장이 됐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지 6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엄 씨는 후배들에게 CJ의 ‘뉴파트타임잡’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스스로가 그랬듯, 이 제도를 통해 더 큰 가능성을 발견하고 희망을 잡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외식업은 다른 업종과 출퇴근 시간이 다르고 주말 근무도 잦아요. 따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전문적인 훈련을 받기가 어렵지요. 뉴파트타임잡은 직무 이해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실무 경험이 적은 이들에게 무척 좋은 기회예요.”

엄 씨의 스토리는 ‘조금 돌아가는 길’의 위력을 말해 준다. 비록 별 주목 받지 않는 평범한 아르바이트생으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실력을 가다듬으며 쉬지 않고 나아간 결과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된 전형적인 사례인 것.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든든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아르바이트로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 뉴파트타임잡을 권유했어요. 그 친구는 CJ푸드빌 대졸공채에 계속 도전해 번번이 낙방했거든요. 처음엔 귀담아 듣지 않더니 지금은 스페셜 사원으로 일하며 정규직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답니다. CJ라는 ‘간판’을 보고 취업을 준비하면 무척 막막하게 느껴질 거예요. 하지만 적성에 맞는 직무를 먼저 찾은 후 도전한다면 훨씬 더 길이 잘 보일 겁니다.”



CJ그룹의 주요 채용 제도
CJ리턴십
2013년 6월 시작, 11월 118명 최종 입사.
2014년 상반기 리턴십 지원서 접수 중(1월 28일까지)
합격자 3월부터 인턴십 근무 예정.
-2년 이상 경력단절 여성들의 직장 복귀를 위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시행한 인턴십 프로그램. 하루 4시간 근무하는 시간 선택제와 8시간 근무하는 전일제 근무 2가지로 운영 중. 전일제 근무자와 동일한 수준의 복지 혜택 제공. 연 2회 진행 예정.
-웹디자이너, 매장관리, 마케팅기획, 콘텐츠 기획 등 주요 계열사 11개 24개 직무에서 채용 예정.(2014년 상반기)


뉴파트타이머
계약기간을 없애고 4대 보험, 각종 수당, 복리후생 정책, 학자금 지원, 해외 연수 등 성장 지원하는 CJ푸드빌·CJ올리브영·CJ CGV 3개 계열사 대상 시간선택제 근무 프로그램. 전원 계약기간의 제한 없이, 본인이 희망하는 시점까지 선택해 근무 가능. 기존 우수사원을 대상으로 지급하던 장학금 제도를 확대 운영, 재직기간 동안 학자금 대출이자 전액을 지원. 이 외에도 서비스 전문 교육 등도 제공.


시니어 리턴십
만 55세 이상의 장년층 대상. 고령화사회를 맞아 은퇴한 장년층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마련한 채용 프로그램. CGV 도움지기, 대한통운 실버택배 등을 현재 운영 중. 프레시웨이, 푸드빌, 헬로비전, 푸드빌 등에서도 지난 11월 지원자 모집, 현재 채용전형 진행 중.


신입사원 공채 연 2회 상·하반기 진행.



글 이도희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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