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하반기 채용 뒷담화] 3개월 동안 50개 기업에 지원해 몽땅 떨어진 너!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주마 ~

스페셜리포트


하반기 공채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8월 20일. 7명의 취업준비생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경 잡앤스토리(www.jobnstory.com)의 인기 연재물 ‘명랑취업도전기(명취도)’ 시즌2의 멤버로 선정된 이들은 하반기 공채 시즌 내내 생생한 도전기를 공개하며 독자들과 울고 웃었다. 스스로를 ‘대한민국 평균 스펙’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평균 50개의 지원서를 썼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의 도전은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

곧 이력서 나이에 ‘+1’을 해야 하는 지금, 그간의 도전을 뒤돌아보고 내년 상반기 성공취업 전략을 짜기 위해 3명의 멤버가 다시 뭉쳤다. 취업컨설턴트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가 함께해 이들에게 ‘합격’으로 가는 좌표를 제시했다.


Part1 “나는 왜 떨어졌을까?”
스펙이 모자랐을까?

림언니: 전 이번에 37개 기업에 원서를 써서 GS리테일과 삼성, 농협손해보험 이렇게 세 곳에 서류 합격을 했어요. 삼성이야 사실상 서류전형이 없었고 GS리테일도 서류전형 합격 배수가 높은 편이니, 세 곳을 합격했다 해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성공률은 낮은 것 같아요.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최경희 : 올해 26살이죠? 나이는 큰 문제가 아니에요. 요즘 신입사원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있거든요. 문제 중 하나는 ‘애매해진 학력’인 것 같아요. 학교가 안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간제 일자리, 고졸 채용 등 여러 가지 우대에 밀려 대졸 취준생들이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가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아니면 기업 필터링에 걸린 것일 수도 있어요.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서류전형에 필터링을 도입하고 있거든요. 여러분이 원서를 입력하는 순간 소위 스펙들이 점수로 자동 변환되는 거죠. 물론 그 기준은 기업마다 달라요. 학점 3.0점 이상이면 무조건 통과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점수를 전부 내림차순으로 변환해 단계마다 차등 적용하는 곳도 있죠. 자격증, 수상경력도 모두 점수 대상이 되니 조금만 삐끗해도 떨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죠. 그래서 같은 스펙으로도 합격과 불합격이 나뉠 때가 있는 거예요.



지성: 전 전공에 대한 약점이 있어요.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일어일문학을 복수 전공했는데, 언어만 전공하다 보니 취업에 제약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최경희 : 전공의 문제라기보다는 언어학이라는 학문적 특성이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언어는 대부분 혼자 공부하죠? 조직과 함께 어울릴 기회가 없잖아요. 그러다 보면 자소서에 쓸 에피소드도 없고 면접훈련도 전혀 돼 있지 않아서 약점으로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단체 활동을 하면서 조직력을 키우면 되죠. 기억할 것은 지성 씨처럼 두 가지 언어에 영어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은 아무나 갖지 못한다는 거죠. 자신의 능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답변을 길게 한 게 문제였을까

림언니: 전 학생회 운영 경험이 있어서 자소서에 리더십 경험을 꼭 적어요. 실제로 면접 때 이 부분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죠. 그런데 결과가 좋진 않아요. 회사에서도 리더십을 원하지 않나요?



최경희 : 림언니가 말한 리더십이란 게 뭐죠?

림언니: 조직원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일의 처리 방식을 정하고….

최경희 : 그렇게 말고 ‘나의 리더십 스타일은 OO형이다’와 같이 키워드로 정리해 보세요. 그리고 이걸 통해서 어떤 결과물을 냈는지도 함께요. 즉, ‘나의 리더십 스타일은 이런 것이고 실제 어떻게 행동을 했더니 결과적으로 어떤 성과를 냈다’라고 일목요연하게 답해야 해요. 자, 말이 나온 김에 여러분의 답변을 고쳐 봅시다. 이번에는 자신이 창의력을 발휘했던 경험을 얘기해 볼까요?


지성: 저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 편의점은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어요. 그런데 한국, 중국, 일본 이렇게 세 국가의 고객들을 지켜보니 소비성향이 달랐고….

최경희 :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걸 먼저 얘기해야죠. 많은 취업준비생들의 오류가 바로 이거예요. 문제를 들으면 일단 상황부터 길게 얘기하거든요. 서론이 길죠. 그렇게 하면, 면접관 귀에 들리지 않아요. 다시 결과부터 얘기해 보세요.

지성: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분석한 사례를 바탕으로 매장 내 POP를 변경했습니다. 그 결과….

최경희 : 잘했어요. 결론부터 말해야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거예요. 요즘 기업들이 창의력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만큼 중요하단 거죠. 기업에서 ‘창의력’에 대해 묻는다면 먼저 아이디어의 ‘원칙’이 나와야 해요. 예를 들어, ‘제 창의력의 원칙은 프로세스를 최대한 줄이는 것입니다’와 같은 형식이죠. 여기에 ‘이를 통해 ~한 결과를 냈습니다’까지 말하면 완벽한 답이 되겠죠.

면접의 평가 기준은 여러분이 상상하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요. 리더십을 예로 들어볼까요? 평가자에게 중요한 것은 지원자가 ‘리더십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것이 아닌 ‘어떤 리더십 성향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에요. 이를 위해서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자신의 리더십 성향을 한 단어로 표현해 명확히 말하면 좋은 평가를 받겠죠.



단어 선택이 잘못됐을까

국지: 이전 직장에서 1년 동안 일하다가 그만뒀어요. 그래서 면접 때 ‘회사를 왜 그만뒀나?’라는 질문을 꼭 듣죠. 그럴 때마다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하자니 부정적으로 비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거짓말을 하게 되는 거잖아요.

최경희 : 면접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부정문으로 답하는 것이에요. ‘왜 그 기업을 관두고 이곳에 왔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검은색이 싫어서 빨간색을 선택했다’가 아닌, ‘검은색보다 빨간색이 더 좋아서다’라고 말하는 것이 현명하죠.

또 ‘그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가 아닌 ‘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와 같이 조직과 어울릴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하는 게 좋아요. 기업에서 면접을 보는 이유는 ‘이 사람이 우리와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이거든요. 부정적인 사람으로 보일 필요는 없어요.

면접관 중에는 꼬투리만 잡는 사람도 있죠. 중간에 몇 개 거슬리는 단어가 발견되면 물고 늘어지는 것 말이에요. 그래서 긍정적인 단어를 쓰는 게 더 중요한 거예요.

국지: 게임회사에 있었다고 하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다가 적응할 수 있겠냐고 우려하는 면접관도 많은데 이 부분을 설득시키기도 어렵더라고요.

최경희 : 그럴 땐 사전에 답변을 쉬운 단어로 만드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공기업 면접이라고 한다면 “주변에서 공기업은 ‘철밥통’이라는 인식이 많은데 실제 일하시는 면접관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아닐 겁니다. 게임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기업처럼 조직원들과 융합하는 능력이 중요한 곳입니다”라는 식으로 말이에요.



Part2 “내년엔 어떻게 해야 붙을까?”
지원 이유를 명확하게 대라

최경희 : ‘림언니’, ‘지성’님, 두 분은 영업 분야에 지원하는 이유가 뭔가요?

지성: 채용 인원이 많잖아요. 그리고 실제 업무가 돌아가는 현장을 보는 일이 재밌더라고요.

림언니: 유통업이 저랑 맞는 것 같아요. 사무실보다는 매장에서 돌아다니고 협력사원들과 커뮤니케이션도 많이 하는 직무잖아요. 저는 이렇게 사람을 만나는 일이 즐거워요.

최경희 : 여러분의 잘못된 점이 바로 단순히 ‘이 직업이 이런 일을 하니까 나의 이런 성격에 맞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에요. 언뜻 보기에는 정답 같죠. 그래서 실제로 수많은 취준생이 두 사람처럼 답하고요. 달리 생각해 보세요.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일하고,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많은 직무가 과연 영업밖에 없을까요? 그리고 또, 영업도 의류영업이나 광고영업 등 다양한데, 왜 유통영업을 희망하는 건가요? 이런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동시에 그 직무에 대한 단점도 함께 생각해야 해요. 앉아 있는 일이 싫다고 했죠? 반대로 너무 돌아다니다 보면 육체적으로 힘들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유통 영업직을 희망하는 이유를 찾으세요.



발로 뛰어 정보를 얻어라

림언니: 기업의 채용 정보를 찾기가 어려워요.

최경희 : 가장 정확한 정보는 채용설명회나 기업설명회에서 얻을 수 있어요. 일단 이력서를 들고 설명회를 찾아가세요. 그리고 마음에 드는 기업 담당자에게 직접 자신의 이력서를 전달해 보세요. 열정을 보이는 것은 물론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들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죠.



지성: 채용시장에서 아직은 ‘여성’으로서 제약이 많이 따르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최경희 : 여성 지원자들은 우리나라 여성 임원에 대해 연구해 보세요. 이들의 이미지를 살펴보면 굉장히 날렵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특히 영업 직무의 경우, 여성스러운 이미지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남성을 많이 채용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통업체의 영업점이나 본사를 찾아가 30대 초·중반의 중간관리자급 여직원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잘 살펴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확신’이 없다면 ‘확신’을 찾아 나서라

국지: 저에게 맞는 좋은 직장을 찾는 게 어려워요.

최경희 : 해당 기업의 CEO 강의 청취를 추천해요. 특강에 선 CEO의 태도나 말투를 보면 기업문화까지 알 수가 있거든요. 또 하나, 채용공고를 눈여겨보세요. 공고를 정성껏 작성해 올린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차이가 있어요. 사람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죠. 요즘처럼 시즌이 아닌 경우에는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출근 시간에 맞춰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에요. 출근하는 직원들의 표정을 보면 회사의 업무환경도 파악할 수 있어요.



림언니: 하고 싶은 직무에 대한 확신이 없어요.

최경희 : 아직도 원하는 직무를 정하지 못했다면, 또는 원하는 직무는 있는데 현재 가진 스펙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확신이 안 선다면 요즘 같은 취업 비시즌을 활용해 이력서를 채용 포털사이트에 올려보세요. 정성껏 자소서를 작성한 다음, 어떤 회사에서 여러분에게 연락해 오는지를 보세요. 요즘은 연락 전에 어떤 기업에서 열람했는지도 볼 수 있잖아요. 이런 기업들의 공통점을 찾다 보면 자신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기가 훨씬 수월할 거예요.



지금은 ‘알바’하기 딱 좋은 시기

지성: 내년 상반기 채용을 앞두고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게 있을까요?

최경희 : 지원 분야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세요. 가령 유통영업 분야에 입사하고 싶다면 대형마트에서 짐을 나르는 것도 좋죠. 단,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어렵게’ 구하세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의미가 없어요. 기왕이면 큰 조직의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실제 사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보고 배우세요.



<뒷담화 멤버>

국지(28세)
아주대학교 정보통신공학부 2010년 3월 졸업 / 학점 3.5점, 토익 800점대 중반, 오픽 IM1급 / 컴퓨터활용능력시험 1급 / 대기업 게임 프로젝트매니저 2년 경력

지성(24세)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유예 / 학점 3.5점, 토익 800점대 중반, 토스 6급, 신HSK 5급 / 인턴경험 없음 / 영업 지원

림언니(25세)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2013년 2월 졸업 / 학점 4.0점, 토익 800점대 초반, 토스 5급, 오픽 IM2급 / 유통관리사 2급, 한자자격증 2급, 엑셀 2급 / 유통영업 지원


글 이도희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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