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의 토닥토닥 솔루션] 휴학하고 취업 준비할 생각이라고?

자신을 위해 넓은 시각에서 휴학 계획을 짜 보자. ‘취업’ 하나에만 삶을 올인 하는 것이 아니라 5년 뒤, 10년 뒤에 만개할 자신의 인생을 위해 조금 다른 계획을 세워 보자는 이야기다.



“혼자서 무언가 하는 것을 어색해하고 두려워하는 친구들이 꽤 있어요. 하지만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서 무언가를 관찰하는 일은 매우 중요해요. 자신이 한 행동들을 돌아보고 책임질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거든요.”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박칼린 음악감독이 ‘갭이어(Gap Year)’에 대해 설명하며 언급한 내용이다. 그녀의 말처럼, ‘혼자’를 두려워하는 청년이 꽤 많다. 인증된 경험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도전 정신이 부족하고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20대의 경험은 땅에 씨앗을 심는 것과 같아야 한다. 어떤 씨앗은 내년에 꽃을 활짝 피울 수도 있겠지만 어떤 씨앗은 5년, 10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는 것도 있을 것이다. 멋진 꽃을 기대했는데, 실망스러운 모양으로 필 수도 있다. 반대로, 기대하지 않았던 씨앗이 열매와 꽃을 피우고 다시 씨앗을 만들어 또 다른 성과를 내기도 한다.

싹도 나지 않은 씨앗들에게 빨리 크도록 재촉하고 비료를 억지로 주면 어떻게 될까? 시간, 돈, 열정을 긁어모아 당장 내년에 필 수 있는 씨앗에만 다 쏟아부어 버린다면? 1~2년 정도는 겉보기에 멀쩡한 정원으로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5년, 10년, 20년이 지나도 멋있는 정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많은 대학생이 휴학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다. 휴학의 변(辯)은 대부분 ‘취업 준비’에 맞춰져 있다. 영어 점수를 올리고 자격증을 따고 취업 스터디를 하는 것은 내년에 당장 필 씨앗을 심는 활동과 같다. 내 삶의 전체를 보고 ‘내 인생의 정원’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휴학을 계획한다면 같은 시간도 매우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내 인생의 정원’을 만드는 시간
다른 나라의 학생들도 휴학을 계획한다. 다만 우리와 다른 부분은 국가나 학교가 휴학을 적극 지원해 준다는 것이다. 일본 동경대의 경우, ‘프레셔스 리브 이어(Fresher’s Leave Year)’라는 제도를 만들어 1년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영미권의 경우에는 ‘갭이어(Gap year)’라는 기간을 통해 인턴십, 봉사, 창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원하기도 한다.

비록 우리에게 이런 든든한 지원군은 없지만 자신을 위해 넓은 시각에서 휴학 계획을 짜 보자. ‘취업’ 하나에만 삶을 올인 하는 것이 아니라 5년 뒤, 10년 뒤에 만개할 자신의 인생을 위해 조금 다른 계획을 세워 보자는 이야기다. 남들이 하지 않는 거라고 불안해하거나 뒤쳐진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한번쯤 ‘나 혼자’서 ‘나의 인생 전체’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장담컨대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평생 즐겁게 할 ‘일’을 찾을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갭이어(Gap year)란?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탐색, 교육, 인턴십,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말한다.

참고 : 한국갭이어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

전국 100여 개 대학에서 취업·진로 분야를 강의하는 동시에 교육 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청년들이 사회에서 바라는 성공이 아닌,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일을 찾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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