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어디서 어떻게 뽑나 ‘정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 주목!

언제부턴가 기업체 인턴십 경험은 취업준비생들의 기본 코스가 돼 버렸다. 해당 직종이나 직무 관련 경험은 아무 경험이 없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돋보일 수밖에 없는 스펙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아예 신입사원 지원 자격을 자사 인턴십 경험자들에게만 부여하는 기업까지 나타났다. 너도나도 뛰어드는 인턴십 경쟁에 ‘해외’라는 타이틀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에겐 분명 구미가 당기는 경력임에 틀림없다.



해외인턴을 준비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소스’의 부족이다. 어디서 어떤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사설 컨설팅 업체는 부지기수고, 홈페이지만 믿고 의뢰를 맡겼다가 부실한 프로그램과 현장 상황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믿고 찾을 수 있는 해외인턴십 정보를 원한다면 제일 먼저 ‘정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게 순서다.

정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은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으로, 글로벌 실무 경험을 통해 해외취업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는 이용 편의 개선과 효율적인 프로그램 운영·지원을 위해 각 부처나 공공기관에서 추진해 오던 사업을 교육부에서 총괄하고 있다. 정부 해외인턴십 홈페이지(www.ggi.go.kr)에선 총 14개의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2500여 명을 선발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자신이 원하는 인턴십 프로그램 지원과 선발 여부 확인, 사전 교육 등이 모두 이뤄진다. 다음은 대표적인 정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들이다.


WEST(Work, English Study and Travel)
WEST 프로그램은 정부(교육부)의 해외인턴십 프로그램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어학연수 5개월+인턴십 12개월+여행 1개월’ 등 18개월에 이르는 장기 인턴십이기도 하다. 미국 어학연수와 장기간의 인턴 경험으로 인한 업무 교육, 여기에 매년 5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선발 덕분에 가장 인기 있는 해외인턴십 프로그램 중 하나다.

WEST 프로그램은 지난 2008년 8월 한미 정상회담 중 양국 정상의 합의로 사업이 확정돼, 이듬해부터 첫 파견자를 배출했다. 올해는 양국 정상이 2차 합의를 이뤄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취업 분야는 굉장히 다양하다. 항공, 패션, NGO, IT, 금융, 연구소, 공공기관, 미디어, 언론, 법률, 교육기관 등 거의 모든 산업군이 포함된다. 전공과 연계된 특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자의 희망과 관심에 따라 참여 기업과 연결된다. 미국 기업의 경우, 대학생 인턴을 주로 방학을 활용해 운용하기 때문에 근무 기간도 석 달 정도에 그치는 예가 많다. 반면 WEST 프로그램의 경우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운용되기 때문에, 미국 현지 기업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업무와 언어에 큰 무리가 없다면 국적에 대한 선호도가 약하다는 현지 문화도 미국 기업들의 많은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장기간의 미국 생활을 통해 넓은 시야를 갖게 됐고, 어학 실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 특히 어학연수 기간보다는 실제로 현지인들과 부딪쳐 업무를 익힌 인턴십 기간 동안 어학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경우가 많다. 지원자 두 명 이상이 같은 기업에 배치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부득이한 경우 한 곳에 두 명이 근무하더라도 부서는 달리하도록 조정하고 있다.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면접이 진행된다. 교육부 글로벌인턴지원팀에서 이뤄지는 인성면접과 미국 내 스폰서 면접으로 나뉜다. 다대 다(보통 지원자, 면접관 각 3∼5명 정도)로 진행되는 인성면접에선 리더십, 대인관계 등 전반적인 인성 체크와 함께 문제해결 능력을 점검한다. ‘여권 분실 시 어떻게 대처하겠나, 소매치기를 당했을 때 어떻게 해결하겠나’와 같은 질문을 통해서다. ‘동아리나 팀 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동료에게 어떻게 대처하겠나’ 등 과거의 경험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파악하거나,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등도 확인한다.
스폰서 인터뷰는 WEST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미국 내 스폰서가 진행하는 영어면접이다. 스폰서는 문화 교류 등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기관으로 미 국무부가 추천한다. 면접 시간은 대개 1인당 10분 정도로, 인터넷 화상 통화 등을 통해 진행된다. 프로그램 참여 이유, 배우고 얻고 싶은 점, 관심 분야 등이 주요 질문. 영어면접 전에는 A4 1~2페이지 분량의 영어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 지원 방법
정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 홈페이지(www.ggi.go.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한다. 이와 더불어 소속 대학 총장 명의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한국장학재단에 소득분위 확인 신청을 해야 한다. 세 가지 절차를 완료해야 정상적인 참가 지원 접수가 이뤄진다.


▶ 지원 자격
대한민국 국적 소지자로 국내 대학에서 4학기 이상 이수한 재·휴학생(전문대학은 2학기 이상)과 1년 이내 졸업생이어야 한다. 영어 능력은 토익 750점 이상, 토익스피킹 5등급 이상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데, 스피킹에 가점을 주는 편이다. 대학 평점은 3.375/4.5, 3.225/4.3, 3.0/4.0 이상이어야 한다.


▶ 선발 전형
1차는 서류전형. 학점이나 어학점수 등의 기준은 최저 기준, 즉 과락 기준이다. 실제 선발 과정에선 토익 만점자가 떨어진 사례도 있고, 750점이 최종 합격한 적도 있다. 다만 여러 지원자가 경쟁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정량화된 점수가 높아서 나쁠 건 없다.


▶ 모집 계획
하반기 WEST 프로그램 모집과 선발은 모두 종료된 상태다. 모집 기간은 현지 상황과 기업 사정별로 유동적이다. 올해 11월 27~29일 3일간 경남, 전남, 충청 지역의 대학을 찾아 내년 사업에 대한 통합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하반기보다는 상반기에 모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며 정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게 좋다. 2014년 WEST 프로그램 공고는 오는 12월 중 공지될 예정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매년 두 차례였던 파견 횟수를 세 차례로 늘릴 방침이다.


※ 콤팩트(Compact) WEST
18개월이라는 시간이 부담스러울 경우, 단기 6개월 코스로 짜인 콤팩트 WEST를 활용해 보자. 어학연수 2개월, 인턴십 4개월로 짜여 있다. 지원 방법이나 전형 등은 정규 WEST 프로그램과 같지만, 어학 능력 기준은 토익 850점 이상, 토익스피킹 6등급 이상으로 높다.



MINI INTERVIEW ‘저소득층 지원’이 WEST 핵심
이상돈 교육부 글로벌인턴지원팀장

“WEST 프로그램의 핵심은 저소득층 등 취업 취약계층 지원입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심리적인 좌절감으로 인해, 여러 좋은 기회를 찾아보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WEST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항공료를 포함한 현지 체류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유급 인턴 기업도 있고요. 무급 인턴 근무 시에는 월 700달러를 최장 6개월 동안 지원하고 있습니다. 좌절하는 대신, 조금만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더 나은 직업과 미래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어요. 매번 전체 파견 인원의 30% 정도가 저소득층 학생들입니다.”


SAMSUNG CSC

글로벌 무역인턴십
글로벌 무역인턴십은 한국무역협회가 시행하는 해외인턴 프로그램이다. 무역 실무 교육과 해외인턴 경험을 통해 글로벌 무역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됐다. 국내 소재 4년제 대학 3~4학년 재학생이나 1년 이내 졸업생이 대상으로, 상반기(3~8월)와 하반기(9월~다음해 2월) 두 차례 파견하고 있다. 파견 모집은 상반기에는 5월, 하반기에는 11월부터 시작된다.

글로벌 무역인턴십에 지원하려면 지원 마감일까지 전 학기 평균 평점이 B학점 이상이어야 하고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 터키어 중 해당 지원국 언어의 공인 성적 보유자여야 한다. 어학시험 종류 및 기준 점수는 정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 홈페이지(www.ggi.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인성면접, 외국어면접, 토론면접 등의 2차 면접 전형을 진행해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최종 합격자는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에서 실무 교육을 4~5주간 받은 후, 해당 국가에 파견된다. 대부분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이나 지사에 일하게 되는데 시장조사, 바이어 발굴 등 무역 마케팅 업무와 수출입 실무를 맡는다.

유럽, 미주, 아시아, 중동 등 20여 개국에 파견되며 항공료와 수속비(보험료)는 물론 6개월간 소정의 현지 체재비가 보조된다. 200만 원가량의 등록금이 있으니 유의하자(저소득층은 면제).

글로벌 무역인턴십은 인턴십 종료 후 높은 취업률로 명성이 높다. 2009년 1기부터 시작해 작년 8기까지를 기준으로 447명의 취업대상자(졸업자) 중 378명이 취업에 성공해 84.6%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코트라 글로벌 마케팅인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도 꾸준히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에 자리 잡고 있는 해외 무역관과 해외 주재기업, 현지기업 등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케이스다.

지난 6월, 25개국의 주재기업과 현지기업에 파견된 글로벌 마케팅인턴이 대표적인 케이스. 총 51개 기업에 70여 명을 파견했는데, 6개월간의 현장 실무를 통해 해당 인턴 수행 기업으로의 취업을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현지 업무 환경과 현장 실무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2주간에 걸쳐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 및 무역 실무 전문 교육도 시행됐다. 코트라 박진형 중소기업지원본부장은 “최소한 파견 인력의 30% 이상이 인턴활동 후 현지 취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부터 운용되고 있는 ‘K-비즈니스맨(Businessmen)’ IT 인턴도 성공적인 해외 취업 사례를 이끌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코트라의 인도 방갈로르 무역관이 주최하는 인턴십으로 글로벌 청년 IT 인력 양성, 국내 소프트웨어 사업 발전, 현장 경험을 통한 창업 기회 확대 등이 목적이다.

방갈로르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곳으로, 전 세계 다국적 IT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글로벌 클러스터이다. 실제로 이번 인턴십 참가자 중 한 명이 인도 현지에 진출한 대기업의 현지법인으로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코트라에선 이 밖에도 다양한 종류의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수시로 운영 중이다. 코트라 홈페이지(www.kotra.or.kr) 등을 통해 관심 있는 정보를 꾸준히 찾아보는 게 좋다.



지자체 주관 해외인턴십

▶ 부산시 해외인턴 취업지원 사업
부산시는 지난 2004년부터 해외인턴 지원 사업을 벌여, 지금까지 세계 63개국에 5400여 명의 대학생들을 파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사업 초기 일본, 중국, 베트남, 미국 등을 중심으로 했던 파견국도 인도,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으로 확대됐다. 전국 지자체 중 지역 대학과 연계한 해외인턴 파견을 처음 실시해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타 지역의 벤치마킹 사례로 연구될 만큼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도 지역 소재 22개 대학에서 학생 339명을 선발해 30개국에 파견했다. 인턴 참가자들은 교육비를 포함해 1인 평균 300만∼500만 원의 왕복 항공료, 해외보험료 등의 체재비를 지원받는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시 홈페이지 고시(공고)난을 통해 대학별 참가 신청을 받은 후, 접수 대학별로 전년 대비 실적 등을 감안해 선정 여부와 인원 등을 확정하게 된다. 이후 학점, 담당교수 추천, 어학능력, 해외근무 의지 등 객관적인 검증을 거쳐 엄격히 선발한다.


▶ 창원시 청년 해외인턴 사업
창원시도 지난 2011년부터 관내 대학들과 컨소시엄을 맺고 청년 해외인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관내 거주 대학생 및 졸업생(2년 이내)이 대상으로 현지적응 교육, 왕복 항공료 및 체재비 등이 지원된다. 올해 9월 말 현재 관내 5개 대학에서 50명을 선발해 6개국 39개사로 파견했다. 주요 파견국은 호주, 독일, 일본, 말레이시아, 중국 등이다.

창원시는 해외인턴을 통해 지역 대학생의 국제적 마인드 함양 및 어학능력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사업의 기본 목표인 글로벌 인재 육성, 국제적 직무능력 향상으로 고학력 실업난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글 장진원 기자|사진제공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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