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취업 준비 빵점이던 문학 청년‘맞춤형 스터디’로 최고 인재 되다




유재열
현대케피코 노사협력팀
소속 : 현대케피코 노사협력팀
나이 : 1985년생(28세)
입사 : 2013년 2월
학력 :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학점 : 3.9점(4.5점 만점)
어학 : 토익 970점, 토익스피킹 6급


현대케피코는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부품계열사다. 지난 2월 현대케피코 노사협력팀에 입사한 유재열 씨는 남들보다 늦게 취업 준비를 시작했지만 남들보다 빨리 취업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 직전까지 취업에 별 관심이 없었다. 야구를 좋아해서 대학생활 내내 야구동아리에서 활동했고, 막연히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국문학을 복수전공했다. 교사에도 관심이 많아, 그 흔한 인턴십 대신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대외활동도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봉사 자체를 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해비타트, 국제워크캠프 등 해외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대안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다. 총 500시간이 넘는 시간을 남을 위해 땀 흘렸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는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기자가 돼 볼까’ 정도로 생각만 한 게 문제.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대학생활을 했을 뿐, 정작 먹고사는 일에는 별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동차회사 신입사원이 되었을까.


취업 준비 늦었어도 과정은 효율적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유 씨가 비교적 빨리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목표 업종과 직무를 빨리 설정한 덕’이다.
“졸업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불안해지더군요.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기엔 시간 낭비가 아닐까 걱정이 됐고, 기자가 되기엔 날카로운 시각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결국 졸업 직전에 방향을 바꿨지요. 취업에 대해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라 학교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를 구원한 것은 건국대의 ‘엘리트 프로그램’이었다. 취업지원센터에서 4학년을 대상으로 개설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인사담당자나 취업 컨설턴트가 강연자로 참여하는 취업강좌(2주)와 취업 스터디로 구성된다. 유 씨는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자동차회사’라는 구체적인 업종을 목표로 정하고 ‘맞춤 스터디’를 구성했다. 현직 종사자에게 코칭을 받으면서 실전 능력도 키웠다. 낭비하는 시간을 없애고 신속하게 진로를 정한 것이다.
“맞춤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되었어요. 비슷한 목표를 가진 스터디원을 모아서 함께 공부했는데, 현대자동차와 계열 부품사를 테마로 잡고 모임을 꾸렸어요. 특히 다양한 전공자를 모은 게 스터디 성공의 비결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동차회사라고 해서 기계공학 등 이공계 전공자들만 스터디에 참여한 게 아니다. 정치외교·국문학을 전공한 유 씨처럼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구성원이 자신의 지식을 살려 서로의 입사 준비에 도움을 주었다. 예를 들어 이공계 전공자는 인적성의 수리과목을 가르쳐주고 경영학 전공자는 기업에 대해 분석해주는 식이다. 10명의 스터디원이 서로 자소서 첨삭 지도를 하기도 했다. 자신을 제외한 다른 9명의 첨삭 내용을 모아 공통점을 찾아 자신의 자소서에도 반영했다.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선배에게 직접 연락해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 때문에 그는 “스스로 노력한 덕도 있지만, 스터디 등 주변의 덕을 더 크게 봤다”고 말한다. 혼자라면 엄두를 내지 못할 일을 스터디를 통해 현실로 만든 것이다.






단순히 경험만 나열하는 방식은 매력이 없지요. 특정한 경험을 통해 현대차가 더 좋아졌고, 꼭 입사하고 싶은 희망이 생겼다는 진심을 담았어요.



현직 선배 많이 만나기, 면접에 큰 도움
그가 현대자동차 계열사를 목표로 정한 것은 남다른 인연 때문이다. 대학생 해외 봉사 프로그램인 ‘해피무브’ 활동을 했고, 교환학생 중에는 짬을 내 인도와 미국에 있는 현대차 현지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를 엮어 ‘현대자동차’를 위한 맞춤 자소서를 완성했다. 재미있는 소재는 면접을 위해 ‘암시’ 정도로 표현하는 센스도 발휘했다. 면접장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최상의 답변을 할 수 있도록 미리 구상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단순히 경험만 나열하는 방식은 매력이 없지요. 특정한 경험을 통해 현대차가 더 좋아졌고, 꼭 입사하고 싶은 희망이 생겼다는 진심을 담았어요. 면접관들도 관심을 갖고 물어보시더군요.”
현대케피코는 서류 전형 후에는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등과 같은 K-SAT(케이샛)으로 인적성 검사를 실시한다. 인적성 검사에 통과하면 인성면접과 임원면접을 치른다. 그는 인성면접 때 직무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희망 직무가 노무 쪽이다 보니 노동법에 관한 질문이 특히 많았다. 하지만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그에게 노동법 등 노무 관련 지식은 극복하기 어려운 대상이었다.
“노무는 거의 아는 게 없었어요. 지원 서류를 내고 나서 부랴부랴 관련 서적을 본 정도였어요. 잠깐 사이에 많은 공부를 하는 게 힘에 부쳤죠. 아니나 다를까, 면접 때 모르는 질문이 주어지더군요. 솔직하게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오히려 이 점을 좋게 봐준 것 같아요.”
현직에서 일하는 선배를 많이 만난 것은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런 노력을 자소서나 면접에서 적극 어필하는 노력도 빼놓지 않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고, 실제 취업 준비를 하면서는 수많은 멘토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을 강조했어요. 이런 과정을 거쳐 회사의 현안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고 직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멘토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면접 연습도 할 수 있었죠.”
유 씨가 소속된 노사협력팀은 노동조합과 회사의 관계뿐 아니라 전사 조직과 개인의 요구를 모두 조율하는 곳이다. 일찍 출근해 기사 스크랩 등을 하면서 현대차 계열사의 노사관계 동향을 점검하고, 노동법 관련 이슈를 파악한다. 오후에는 현장에 나가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비록 취업 준비는 남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유 씨가 대학 시절 관심을 두었던 다양한 봉사활동과 경험은 지금 업무에 커다란 밑거름이 되고 있다.


Top Tips ‘합격 자소서’ 이렇게 써라
●두괄식 구성으로 쓴다. 하나의 항목에는 하나의 테마만 쓴다.
●어떤 행동을 통해 어떤 것을 얻었는지, ‘행동과 결과’중심으로 쓴다.
●‘나는 ~일을 해왔다’ ‘~한 사람이다’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친구, 지도교수, 현직에서 일하는 선배 등 3명 이상에게 자소서 첨삭 받고 공통적으로 지적 받은 부분은 반드시 고친다.
●평범한 소재라도 자신의 경험과 특성을 살린 ‘나만의 스토리’를 만든다.


글 이도희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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