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국토대장정 청춘부보상 “청춘, 다시 길을 나서다”

현장 스케치

매 방학마다 연례행사처럼 빠지지 않는 대외활동 국토대장정. 사서 고생한다는 국토대장정이지만 젊음을 믿고 도전해 짜릿함을 맛볼 수 있는 최고의 활동이기에 참가자가 넘쳐난다. 걷고 또 걷고… 코스는 다르지만 그 과정은 다르지 않은 것이 사실. 방학의 절반을 오롯이 바치면서 국토대장정에 참여하는 이유가 ‘스펙’을 쌓기 위해서라면 잠시 주목해볼 대장정이 있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신개념 국토대장정, ‘청춘부보상’이다.



‘청춘을 파는 국토대장정’

청춘부보상의 캐치프레이즈다. 전국을 내 발로 탐사한다는 점에서 국토대장정을 닮았지만, 20대의 특전 ‘내일로’를 타고 향토기업의 제품을 파는 일은 옛 부보상이 만들어낸 신개념 활동이다. 2012년 9월 원광대 세일즈 마케팅 동아리 활동을 하며 청춘부보상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강민혁(원광대 의학과)·백두현(원광대 건축공학과)·강상현(원광대 경영학부)·정민권(전북대 기계자동차공학부)·백하현(원광보건대 치위생과) 총 5명의 청춘부보상 총괄단이 그 주인공이다. 단순한 세일즈 활동을 넘어 더 유익하고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기획했다. 처음에는 막연한 열정과 설렘만 가지고 추진한 일. 쉽지 않았다.


“후원받는 일이 어려웠어요. 아이디어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에 처음에 기획서 3장을 들고 찾아나섰죠. 연이은 실패에 갈피를 못 잡다가 기획서를 뜯어 고치기 시작했어요. 머리를 맞대고 며칠을 고생해서 총 30장의 기획서를 작성했고 다시 뛰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하이트진로와 바이전북을 후원사로 얻을 수 있었죠.”

판매 물품은 사회적 기업, 향토기업의 것을 선택했다. 지역사회와 대원, 그리고 기업까지 ‘윈윈’할 수 있는 전략. 후원사와 판매 물품을 섭외하고 나서 대원을 모집하는 포스터를 제작했다.

대학에 첫발을 들이는 새내기 20세부터 20대 막바지에 서 있는 29세까지, 20대 청춘들과 함께했다. 19~25세는 8만 원, 26~29세는 11만 원의 참가비를 받았다. 내일로 비용에 보험료와 간식비가 포함된 금액. 금액이 차이 나는 이유는 내일로 비용 때문이다. 지난 1월 15일까지 기획단 24명을 포함해 총 78명의 대원을 선발, 25일 전주에서 발대식을 진행했다.





대장정의 브랜드가 될 때까지

2013년 1기를 시작한 뜨끈뜨끈한 청춘부보상. 2월에는 2기 기획단을, 6월에는 대원을 모집한다. 1기는 서울과 경상, 제주를 제외한 지역을 다녔지만 2기 때는 서울과 경상까지 포함해 150명의 대원과 함께할 예정.

“최종 목표는 우리나라 최초로 여러 가지 대외활동을 관장하는 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주최가 되는 대외활동을 널리 퍼트리고 싶습니다. 우리 대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기회를 갖고 모든 일에 조금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존의 대장정 틀을 깨고 향토기업의 물품을 직접 판매하고 기부하는 당찬 젊은이들은 1기에서 모자란 점을 보완하고 점차 규모를 늘려 대장정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오늘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대장정 일지(1월 27일 ~ 2월 1일)

대장정의 첫날 9개 조로 나뉘어 익산역 앞에서 정해진 지역으로 각각 출발했다. 드디어 시작된 세일즈 활동. 처음 나선 영업은 쉽지 않았다. 오직 ‘멘붕’만 있을 뿐. 여기저기 앓는 소리가 시작됐다.



2일째 사회적 기업의 공장을 방문했다. 물품 생산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니 다시 샘솟는 의욕.



3일째 영업 노하우 총동원! 누룽지와 육포, 다 판매하리라. 이제는 영업의 달인. 온종일 세일즈 활동이 이어졌지만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한 것 같아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4일째 가장 힘들다는 대장정의 4일째, 여수 동백원과 수원 꿈을 키우는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오히려 많은 힘을 받고 길을 나섰다.



5일째 그리고 마지막 날, 막판 스퍼트가 필요한 시간. 아직 물품이 쌓여 있지만 하늘을 찌르는 자신감. 왜죠? 결국 물품은 남고 말았지만 우리의 청춘을 모두 팔았던 일주일.



mini interview
김정구(전북대 기계설계공학 3)

“몸은 고달파도 마음은 행복해”

Q. 일주일이란 시간을 청춘부보상에 기꺼이 바친 이유가 있나.

A. 길고 긴 방학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어요. 친구와 대외활동을 찾아보다가 ‘청춘부보상’ 포스터를 발견했고, 취지가 참신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고민하지도 않고 신청했죠.

Q. 대장정하면서 가장 힘든 적은 언제였나.

A. 세일즈가 서투른 부보상이었기 때문에 첫날이 가장 어려웠어요. 무엇보다 경비가 부족해서 저녁을 굶어야 했던 때가 기억에 남아요. 그때 친구 한 명이 보이는 음식점마다 전화해 사정을 말하더라고요. 다행히 저렴한 가격에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죠. 음식점 사장님이 무료로 음식을 주시려고 해서 죄송한 마음에 물품을 드리고 왔던 기억이 나네요.

Q. 6일간의 대장정이 많은 도움이 되었나.

A.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힘든 일도 즐기니 행복하다는 것, 그리고 어르신들이 고생한다며 해주신 말씀도 다 가슴에 새겼답니다. 무엇보다도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뿌듯해요. 덕분에 일주일이 행복했어요!

Q. 청춘부보상 2기 모집을 한다고 들었다.

A.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대원이 아니라 기획단으로 지원해 아쉬웠던 점을 바꿔보고 싶어요. 기획단이 되지 않더라도 일반 대원으로 꼭 함께할 생각입니다. 정말 재밌었고 느낀 점이 많아요. 20대 꼭 해봐야 할 일이 아닌가 싶어요.





이훈희(인제대 응용수학 4)

“내 청춘을 맘껏 판 시간”

Q. 자신의 청춘을 팔게 된 계기는.

A. 홍보 포스터를 보고 청춘부보상을 알게 되었어요. 활동의 취지가 색달라서 눈길이 갔죠. 다른 대장정보다 의미 있는 추억이 될 것 같아 참가했어요.

Q. 대장정 중 뿌듯했던 기억은.

A. 처음에는 날씨도 추웠고, 계획 없이 막연하게 세일즈를 하려다 보니 잘 되지 않았어요. 노하우도 없어서 쭈뼛쭈뼛. 많이 지쳤었는데, 팀원들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임해줘서 좋은 분위기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좋은 취지로 활동을 한 것 자체도 좋았지만 팀장이었던 저에게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팀원들이 더욱 가까워지고 서로를 챙기며 뭉치는 모습이 더 뿌듯했죠.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팀이 있었기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Q. 대장정을 마치고 달라진 것이 있다면.

A. 봉사활동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얻었어요. 단체 활동을 통해서 팀이 하나가 됨을 느낄 수 있었고 세일즈를 하면서 자신감도 키울 수 있었죠. 2기를 모집한다면 또 참여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Q. 함께한 대원들에게 한마디.

A. 힘든 일도 많았지만 다들 긍정적으로 임해줘서 고마워요. 팀으로 활동하면서 정말 재밌었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서 행복합니다! 꼭 연락하며 지내요!



부보상
각 지방의 장날을 따라 돌아다니던 등짐장수와 봇짐장수를 이르는 말.
청춘부보상은 20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뭉친 청년장수들을 말한다.

글 김은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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