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취업 지름길] 숨어 있는 특급 스펙! 독서토론대회를 주목하라

토론은 다양한 분야의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풀어보는 자리를 말한다. 얼마 전에는 한 케이블 채널이 대학생 토론 배틀을 기획해 방영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토론 문화가 대학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대학 내에도 토론 동아리 하나쯤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대학생이 갖춰야 할 소양으로 토론이 그만큼 주목받고 있다는 뜻. 토론의 주제나 소재로 활용되는 여러 분야 중 특히 책을 주제로 소통하는 독서토론이 인기다. 전국 각지에서 관련 대회가 열릴 만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독서토론대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첫 번째 소득은 ‘나와는 다른 새로운 생각’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독서토론을 통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실감하는 건 물론, 내 생각과 다르다는 사실이 시비(是非)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배우게 된다.

독서토론대회는 대학생의 최대 당면 현안인 취업과도 직결된다. 채용 전형의 꽃이라 불리는 면접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임기응변 능력을 기르는 데 그만이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독서토론대회가 숨겨진 특급 스펙’이란 평까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대학생 사이에서 토론대회 인기

독서토론대회가 어떻게 치러지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보통 예선전은 스피치 테스트와 논술문으로 진행된다. 두산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 등의 경우 채용설명회 자리에서 자기 PR을 통과한 사람에게는 서류 전형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독서토론대회의 스피치 테스트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논술문 작성은 언론사의 작문 시험이나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평소 토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경우라면 그만큼 면접 준비나 간접경험을 많이 했다는 의미다.

특히 요즘 유행한다는 압박 면접이나 구조화 면접에서도 자기 의견을 조리 있게 전달하는 소양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독서토론대회가 지닌 메리트라 할 수 있다.

실제 토론 과정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또박또박한 발음과 목소리다. 더불어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력을 갖춰야 한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상대와 청중, 심사위원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토론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MBC 배현진 아나운서는 지난 2007년 제6회 숙명여대 토론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제3회 전국대학생토론대회에서도 스피커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후 많은 언론사 지망생들이 토론대회를 숨겨진 스펙으로 인식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언론인을 꿈꾸는 강우석(한양대 경영 3) 씨는 국회의장배 제1회 전국대학생토론대회 장려상(2009),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제6회 전국대학생토론대회 대상(2010), 방송통신위원회 주최 제1회 전국대학생토론대회 대상(2011), 국가경영전략연구원·중앙일보·JTBC 공동 주최 ‘대학생이 바라본 대통령의 자격’ 토론워크숍 최우수 토론자(2012) 등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강 씨는 지난 2009년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자퇴했다. 전공이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경계열로 전공을 바꾸되, 저널리즘에 대한 이해는 대외활동을 통해 보완하기로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토론이다. 강 씨는 학교 토론 동아리 한토막(한양, 토론의 막을 올리다)을 창립했다. 또 성동구청 방송국에서 앵커, 리포터를 맡기도 했다. 강 씨는 여기서의 경험이 지난 2년간의 신문방송학과 공부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한다.

조선대 독서토론대회 수상자 중에서도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있었다. 우승팀 ‘토론의 목적’ 멤버인 박효영(조선대 정치외교 4) 씨가 주인공이다. 박 씨 역시 “토론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며 말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며 토론 예찬론을 폈다. 토론대회만큼 주제에 대해 깊이 공부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능한 한 많은 토론대회에 참여하려 한다.
<YONHAP PHOTO-0009> 중앙대 '무박 2일' 밤샘 독서행사 (서울=연합뉴스)중앙대 2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중앙도서관에서 무박 2일 밤샘 독서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학생 155명, 교수·직원 15명이 참여해 대형서점 집계와 도서관 대출 순위에 따라 선정된 도서 100권 중 원하는 책을 골라 읽고 도서관 홈페이지에 서평을 올려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2012.11.3 photo@yna.co.kr/2012-11-03 00:24:53/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소통’이라는 본질 잊지 말아야

토론대회는 최신의 사회 트렌드를 반영하기도 한다. 제7회 숙명여대·교보문고 독서토론대회는 대중문화의 안과 밖을 톺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싸이 ‘강남스타일’과 ‘피에타’ 김기덕 감독의 성공을 계기로 전 세계가 열광하는 한류와 우리 대중문화를 진지하게 바라보자는 취지였다.

우승팀인 ‘세렌디피디’의 김성이(성균관대 심리 4) 씨는 토론대회가 벌써 다섯 번째다. “대학생이라면 사람들 앞에서 자기표현 정도는 제대로 할 줄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대회 참여의 시작이었다.

제4회 조선대 독서토론대회 및 의사소통능력향상대회의 주제는 ‘영어 공용화’였다. 우리 삶에 영어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더불어 취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생한 고민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토론의 목적’ 팀 양정균(조선대 글로벌법학 2) 씨 역시 영어로 된 수업을 듣고 있다. 자기 삶과 직결되는 주제였기에 그만큼 관심도 컸다.
특히 교육 전문 언론인이 되고 싶다는 같은 팀 박효영(조선대 정치외교 4) 씨는 사회 전반에 대한 깊은 공부가 필요하고, 특히 이번 토론대회 주제인 ‘영어 스펙화 현상’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박 씨는 “대회 입상만을 생각한 채 ‘소통과 공부의 장’이라는 토론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토론을 통해 더 많은 것을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독서토론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이구동성은 “깊게 사고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더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 취업에 수상 실적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지만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논리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점,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내 스스로 논제를 파악하고 직접 찾아보았다는 점이 앞으로 입사 준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뜻이다. 또한 학교 내 토론 동아리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활동한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조선대의 경우 중앙도서관이 ‘독서토론클럽’을 운영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는 부경대 토론대회도 역사와 전통이 깊다. 이성적 판단 능력 육성과,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와 타협의 장을 체험하게 하고자 개최되고 있다. 부경대 토론대회는 논제에 대해 긍정하는 측(찬성)과 부정하는 측(부정)이 서로 경쟁하는 방식인 아카데미식으로 진행된다.




2012년 ‘독서의 해’를 맞아 소통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가 주최하고 EBS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대학생 독서토론대회가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충남 논산 KT&G 상상마당에서 열렸다. 예선을 통해 100명을 선정한 후, 무작위로 5인 1조 20개 팀을 구성했다. 독서토론 외에도 특강 및 문화공연 프로그램, 기간 내 개별 전문 독서코칭 등을 실시했다.

독서토론대회 평가대상과 방식은 대개 다음과 같다. 텍스트에 대한 독해 능력, 논증 재구성 및 비판 능력, 내용에 대한 현실 적용 능력, 문제 제기 및 토론을 통한 심화 능력 등이다. 모두 독서 및 토론에 필요한 요소들이다. 추첨으로 찬성과 반대를 정하며 2인 1조로 팀을 구성하고, 토너먼트 방식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상대 팀이 얘기할 때는 잘 경청해야 하고 마지막 최후 변론에서는 좀 더 유연한 자세로 준비했던 것보다 더 새롭게 변론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글 최지수 대학생 기자(조선대 국어국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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