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펜으로 써 내려간 ‘변하지 않는 가치’

컴퓨터 자판 대신 펜을 든 대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1월 9일, 한국경제신문사 3층에서 열린 제7회 파카 만년필 수필 공모전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파카에서 주최하고 캠퍼스 잡앤조이가 후원한 이 행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순수 아마추어 수필 공모전이었다.


응모 작품은 반드시 손글씨로 직접 써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9월 3일부터 10월 12일까지 접수된 작품은 총 1090여 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과 한국경제매거진 임원들이 직접 심사에 나서 수상작을 선정했다.

파카 공식 수입사인 (주)항소의 허천회 전무는 “아날로그에 대한 그리움이 디지털 시대에 또 다른 문화가 되었다”면서 “그 향수를 젊은 세대와 공유하고 싶어 공모전을 개최했는데,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새삼 발견하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심사위원장을 맡은 양승득 한국경제매거진 대표이사는 “취업난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을 놓지 않는 대학생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글쓰기야말로 디지털 시대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31편의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금상 수상자에게는 장학금 100만 원과 상장·상패가, 대상 수상자에게는 장학금 300만 원과 상장·상패가 주어졌다. 대상은 가족애를 주제로 한 이다영(고려대 독일문화정보 4) 씨의 ‘오래된 노래’가 차지했다.


인터뷰 이다영 대상 수상자

Q. 평소에도 글 쓰는 것을 좋아하나?

A. 작가 지망생이다. 시와 소설을 주로 써왔는데 수필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로와 연결 짓고 싶어서 응모했다.

Q. 수필의 소재는 어떻게 선택했나?

A. 공모전의 취지에 맞게 아날로그적 감성과 스토리를 섞으려 했다. ‘잊혀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가족과 떨어져 있다가 만났을 때의 추억거리들을 담으면 좋을 것 같았다.

Q. 손으로 200자 원고지에 글을 써보니 어떤 느낌이었나?

A. 원래 손글씨로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펜 종류에 따라 쓰는 느낌이 달라지는 게 좋다. 컴퓨터로 쓸 때보다 훨씬 다양하고 깊은 사유가 가능하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나만의 글을 써서 등단하는 것이다. 내 이름의 책을 내서 더 많은 사람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 책도 ‘잊혀가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책이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도록 힘이 되고 싶다.



글 이시경 인턴 기자 ckyung@kbizweek.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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