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진 ‘서울여대 등록금 바로 세우기 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등록금 관련 스터디도 함께
학교 예산 사용 내역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역할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김민영 대학생 기자] 대학 등록금 문제는 주기적으로 회자되는 주제다. 특히 코로나19가 닥친 2020년과 2021년에 ‘등록금’은 뜨거운 감자다. 18일에는 ‘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개최한 ‘2021년 코로나 대학생 피해사례 증언대회’에서 다양한 대학생들이 피해를 호소했다.
등록금 관련 항의는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 외에도 많은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다. ‘2021년 등록금 동결은 사실상 인상이다’, ‘2021년 1학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합니다’ 등의 대자보도 흔한 광경이 됐다.
한림성심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허정윤(23) 씨는 현재 실습 횟수가 줄어 걱정이 크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개방된 실습실에서 자유롭게 연습을 하고 시험을 봤는데, 코로나19 이후 실전 경험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허씨는 ”실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소모품 지원도 안 되는데 등록금이 같다는 건 이상하다. 학교가 등록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궁금하다“며 등록금 동결에 대해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대학에선 등록금 사용내역을 공개하고 있지만 형식적으로 공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2일 ‘등록금 사용 내역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대학 운영에 학생의 참여를 보장’하라며 교육부에 권고했다. 하지만 권고사항을 학교가 실천한다 하더라도 모든 학생들이 등록금 사용내역과 예산안을 분석해 활발한 논의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등록금에 대한 문제의식을 어떻게 실질적인 해결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
서울여대 학생들은 이런 고민을 안고 ‘등록금 바로 세우기 위원회’(이하 ‘등바위’)를 조직했다. 학생과 학교의 다리가 돼 학교가 등록금을 올바르게 책정하도록 해 학생들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올 3월 새 학기, 이들은 오늘도 학생과 학교 사이의 튼튼한 등록금 다리가 되기 위해 분주하다. 등록금 문제는 학교 손에만 있는 게 아니다. 등록금 의제에 대해 학생들에겐 귀가 되고, 학교에겐 입이 되는 ‘등바위’ 위원장 안희진 씨를 만나봤다.
‘등바위’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등록금 바로 세우기 위원회는 ‘등록금 책정’과 ‘등록금 사용의 심의 및 개선’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는 특별기구이다.”
등바위는 어떻게 조직하게 됐나
“등바위 즉 '등록금 바로 세우기 위원회'는 서울여자대학교 학우들이 납부한 등록금을 한층 더 투명하고 올바르게, 학우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구이다. 등바위는 위원장으로 부총학생회장, 부위원장으론 총학생회장이 있고 각 단과대학, 아트앤디자인스쿨, 자율전공학부 부학생회장과 동아리연합회 부회장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등바위의 주요 활동이 궁금하다
“2021 등바위는 '등록금 교양 및 정보 전달, 단위별 설문조사, 행사'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 및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로는 많은 학우들이 등록금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두 번째로는 등록금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을 파악하고 수렴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등록금 교양이 무엇인가
“등록금과 관련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한 활동이다. 주로 스터디 형식으로 공부를 하거나 토론을 한다. ‘사립대학의 회계 구조’, ‘사립 대학의 수입과 지출’ 등 사립대학 회계에 기본이 되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들을 선정해 등록금 구조를 이해하고자 한다.”
학생과 학교의 중간역할로 등록금 문제를 이야기 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2021 등바위는 현재까지 직접적으로 학교와 담론의 장을 가져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해서 답변해보겠다. 바로, 담론 현장에서의 ‘분위기’이다. 등록금이라는 의제로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방향은 다양하지만, 등록금 반환 등의 주제는 학교 측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교 측에서 선뜻 답변을 주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고, 예민한 사안임을 알고 있기에 이러한 걱정이 우선적으로 드는 것 같다. 하지만 학생의 입장을 대변하고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기 때문에 민감한 주제라도 꼭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바위에서 활동하며 새롭게 알게 된 등록금 관련 정보가 있나
“2021 등바위는 1~2월에 등록금과 관련하여 내부 교양을 진행했는데, 이때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중에서도 서울여자대학교의 자금예산서와 결산서를 보고 어느 부분에서 예산을 썼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수입과 지출, 이월금과 적립금 등 회계와 관련하여 다양한 용어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등록금을 주제로 한 토론을 진행했는데 위원들과 함께 깊은 논의를 해 좋은 경험이 됐다. 또 관련 내용은 학내 커뮤니티에 기재하며 학우들에게 알리고 있다.”
등바위 활동을 하며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
“학우들의 많은 관심과 연대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힘을 얻는다. 등록금에 관한 의제를 다룰 때는 아무래도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큰 화력이 되는데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는 긍정적 성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도 많은 것 같다. 그중에서도 ‘등록금 본전 뽑기’라는 게시물이 있던데 등바위가 생각하는 등록금 본전 뽑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첫 번째로는 서울여자대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이다.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자격증, 공무원, 외국어 등의 정말 다양한 사설 강의도 이용할 수 있고, 오피스와 어도비 지원은 정말 본전 뽑았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학술 논문도 무료로 RISS에서 열람이 가능해 학문의 시야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학생성장지원시스템’이다. 취업 관련 상담이나 세미나 등이 있고,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이 있다. 심지어 참여만 해도 마일리지도 많이 쌓이니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시스템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학교 시설의 이용’이다. 특히 이번에 도서관이 리모델링해 쾌적하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이용에 제한이 있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또 학교에 오면 마음 놓고 풍부한 와이파이와 충전할 때 필요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2021년 한 해 등바위의 목표는 무엇인가
“2021 등바위는 먼저 서울여대 구성원들의 등록금에 대한 이해를 함양하고자 한다. 또한 모든 학우들이 요구하는 등록금의제 뿐만 아니라 각 단과별 세부적인 요구를 파악해 학교 측에 전달하고, 실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