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말하는 청년정책 ②] 청년에 ‘구애’하는 정당들은 정말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할까?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선유진 대학생 기자]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이끄는 전략으로 '청년'이라는 키워드를 종종 꺼낸다. 정당들은 청년들의 지지를 얻어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의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 2030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을까. 대학생 김나연 씨는 “사실 정치에 관한 관심은 많지만,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호명되고 소비되는 청년 팔이 정치는 거부한다. 청년들은 정치적 약자인 20대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각 정당은 선거 때마다 경쟁적으로 20대 청년을 영입하며 ‘친’청년 정책을 통한 긍정적 이미지 생성에 열 올리는 모습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선거용으로 영입할 때만 잠깐 주목받을 뿐, 청년 정치인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근홍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대 정치인을 만드는 것이 20대 청년들이 총선뿐만 아니라 정치 전반적인 상호작용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20대 정치인을 배출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미디어들은 20대가 가지고 있는 의제에 대해 보도가 이어지게 되면서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또한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치계에서는 청년 정치인을 과감히 등용하고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청년들을 조기부터 정치계에 활동하여 청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정치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3기 청년정치 캠퍼스Q 졸업식. 사진=국민의 힘(전 자유한국당) 제공


이에 관련해서는 청년정치캠퍼스Q는 국민의힘(전 자유한국당)에서 준비한 청년 정치 리더 육성 프로그램이 있다. 현재는 작년 청년정치캠퍼스Q 제3기 활동을 마무리해 졸업식까지 진행한 상태이다. 정치 전반의 이론과 실무를 배우는 국민의힘의 정치 아카데미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존에도 교육 강좌가 있었지만 단기적이며 내용도 부실해 제대로 된 정치강좌를 만들기 위해 입학식, 졸업식, 홈커밍데이 등으로 수정돼 진행했다. 정치외교학과 이수빈 학생은 “이곳에서만큼은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과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다”며 “정치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직접 참여해 청년 정치에 관하여 목소리를 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청년정치스쿨 수업 모습.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0대는 꾸준히 정치권을 향해 구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최근 20대의 투표율 증가가 이를 보여준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28.1%에 불과했던 20대 유권자 투표율은 19대 총선에서 41.5%, 20대 총선에서는 52.7%까지 상승했다. 정치계에서 청년 정치인에게 내미는 꾸준한 손짓과 반값 등록금 등 20대의 관심을 끈 공약이 상당 부분 작용하지 않았나 예측해본다.

하지만 대부분 20대는 여전히 생활의 힘듦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져 갈수록 치열해지는 취업 전쟁에 시달리면서도 생활비 감당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는 학생들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는 점이 청년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희망 고문을 하는 정치권에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하고 있다.

정치권은 안정된 경제적 기반을 갖추기 이전인 20대의 삶에 맞닿은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20대 청년들도 정치로부터 등 돌리기보다는 투표처럼 그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물론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오랜 시간 많은 갈등과 타협을 통해 조금이라도 사회를 바꿔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태도가 청년들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를 대하는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자세다.

tuxi0123@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