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 N&UP 프로그램 스타트업 CEO] 손뼈 엑스레이 영상으로 골 연령 측정하는 크레스콤
입력 2021-07-16 16:06:27
수정 2021-07-16 16:06:27
이재준 크레스콤 대표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크레스콤은 인공지능으로 의료데이터를 자동 분석해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크레스콤(Crescom)은 라틴어로 ‘성장’의 의미인 ‘cres’와 ‘함께’라는 의미인 ‘com’을 합쳐 ‘함께 성장하자’라는 의미다. 크레스콤 솔루션을 통해 사회가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이재준(50) 크레스콤 대표의 마음이 담겨있다.
현재 크레스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상용화 서비스 중인 골 연령 분석 소프트웨어 ‘MediaAI-BA’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공지능 의료기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레스콤의 대표 솔루션인 ‘MediaAI-BA’는 면밀한 골 연령 분석을 통해 아동·청소년의 성장발달을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최근 10년 사이 12배나 증가한 성조숙증으로 인해 자녀의 성장발달에 관심이 높아졌다. 때문에 ‘MediaAI-BA’는 빠르고 정확한 분석을 제공해 병원과 보호자 모두에게 높은 만족도를 받고 있다.
‘MediaAI-BA’는 ‘TW3’와 ‘GP’라는 기존의 골 연령 측정 기법을 융합한 크레스콤의 특허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이다. GP는 약 1년 단위의 참조표준 사진 중 유사한 것을 찾아 골 연령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골 연령을 판독할 때 수십개의 성장판 부위 중 주요하게 보는 부위에 따라서 의사마다 다른 소견을 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서 나온 것이 TW3 방식이다. TW3는 골 연령 측정 시 의사가 주요 성장판 부위를 골고루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정량적인 평가를 제시한다.
하지만 TW3는 성장판의 성숙등급을 9구간으로 나누어 세밀한 분석이 어렵다는 한계와, 정해진 부위만 본다는 한계가 있다. 크레스콤은 ‘TW3’와 ‘GP’의 단점을 특허 기술을 통해 보완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빠른 측정을 하면서도 기존의 9구간을 34구간으로 나눴다. 더 세밀하게 골 성숙도를 판단하고 기존 TW3에서 제외된 수근골과 전체 영역도 함께 분석을 해 정확도를 높였다. 이 대표는 “크레스콤의 인공지능 솔루션은 임상시험 결과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진보다 더 정확한 골 연령 판독결과를 달성했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MediaAI-BA’와 같은 크레스콤의 인공지능 솔루션은 특히 세부 전문 의료 인력이 적은 지역이나 국가에서 유용하다. 또한, 경험 많은 전문의도 크레스콤의 인공지능기술로 시간을 절약해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레스콤의 인공지능 솔루션은 의사에게 정확한 분석을 통한 ‘세컨드오피니언’을 제공해줘 정확성을 보장해준다. 이러한 크레스콤 인공지능 기술의 효용성 덕분에 최근에는 섬이 많아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인도네시아의 16개 병원체인 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직에서 20년간 연구‧개발을 해온 IT 전문가 이 대표가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만들게 된 것은 절친한 영상의학과 교수의 권유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영상의학과 교수가 의료 현장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필요성을 말했는데 컴퓨터를 전공한 전문가로서 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사업 시작 계기를 설명했다.
20년 경력의 개발자인 이재준 대표에게도 의료지식이 필요한 AI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이 대표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생소한 인허가 관련 자문을 받으려고 했을 때 소규모 스타트업이 의료기기를 만드는 게 어려울 것이라며 포기하라는 말도 들었다”며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진과 의료기기안전정보원 등 기관에 자문하면서 임상실험과 식약처의 인허가를 받아 사업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3년간의 개발 및 인허가 과정을 회고했다. 그 기간 동안 필요했던 자본과 자금에 대해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사업을 통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영업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영업하는 게 익숙치 않았지만 직접 영업을 해본 덕분에 고객의 반응을 직접 듣고 제품을 개선하고 발전시켜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전시회와 학술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용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고자 했다”고 했다.
그 덕분에 크레스콤의 ‘MediaAI-BA’는 시범서비스에서부터 많은 의사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입소문을 타 현재는 100여개의 병원에서 이용 중이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전문의 학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광고를 내며 크레스콤의 인지도를 쌓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크레스콤은 ‘골 연령 측정’뿐만 아니라 골절, 관절염, 척추염, 뇌혈관 질환까지 개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 골절 자동 분석 솔루션은 개발이 완료됐고 퇴행성 관절염 정밀자동분석 솔루션도 임상시험을 착수한 상태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 분석은 작년에 발표된 스탠포드 연구진의 결과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보유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 대표는 “국내는 물론이고 인도네시아와 같이 섬이 많은 지역을 포함해 적시에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이 어려운 세계 곳곳에 크레스콤 솔루션을 통해 의료진을 도와 더욱 건강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설립일 : 2017년 1월
주요사업 : 인공지능 의료데이터 자동분석 서비스
성과 : ISO13485, 식약처 허가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