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100] X-ray, CT, MRI 데이터를 AI로 분석, 환자 중심 헬스케어 문화 만드는 ‘뷰노’

이예하 뷰노 대표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2014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딥러닝 분야를 연구해 온 3명의 공동창업자가 설립한 뷰노는 국내 1호 인공지능 의료기기 상용화에 성공한 의료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뷰노는 2018년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AI 의료기기 뷰노메드 본에이지 허가 획득 이후 의료영상, 생체신호, 병리영상 등 다양한 의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료 서비스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2021년 2월 코스닥 상장한 뷰노는 현재 의학, 영업 및 마케팅, 법무, 특허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환자 중심 헬스케어‘를 지향하는 의료 인공지능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뷰노가 지난해 ‘코리아 AI 스타트업 100’에 선정돼 올해 졸업까지 마쳤는데요. 소감이 어떠세요.
“작년에 ‘코리아 AI 스타트업 100’ 헬스케어 분야에 선정돼 기뻤던 게 떠올라 감회가 새롭네요. 유망한 스타트업 민간에서 공개 선발하고 다방면으로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큰 힘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제 막 태동기에 진입한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졸업이 더 큰 성장을 마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뷰노의 창업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뷰노메드 솔루션’ 브랜드 내 의료영상 분야부터 생체신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의료영상 분야는 AI를 기반으로 X-ray, CT, MRI 등 의료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고 효율적인 임상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제품군입니다. 이 제품들은 각각 최고 권위를 보유한 임상학술지 및 학회에 발표된 임상연구논문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여러 의료현장에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해오고 있습니다. 생체신호 분야는 호흡, 맥박, 체온, 혈압 등 활력징후나 심전도 데이터와 같이 생체신호 데이터를 활용 및 분석합니다. AI를 기반으로 일반병동 입원환자의 24시간 내 심정지를 예측하는 제품이 여러 병원에 도입되고 있으며,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해 심부전, 심근경색, 부정맥 등 주요 심장질환을 탐지하는 제품을 현재 상용화 준비 중입니다.”

최근 의료AI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제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뷰노만의 차별점 또는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가장 먼저 의료현장에 진입한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선보인 만큼 여느 기업보다 많은 임상활용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외 400여 개의 의료기관에서 뷰노메드 솔루션을 활용 중인데, 이는 뷰노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은 의미합니다. 또 글로벌 임상학술지 및 학회에 발표된 80편 이상의 임상연구논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저희의 강점이죠.”

△이예하 뷰노 대표.


국내 1호 인공지능 의료기기 상용화 등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많았습니다. 그간 뷰노가 이룬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국내 1호 인공지능 의료기기 상용화 외에도 1호 혁신의료기기 지정, 1호 혁신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제조기업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최근 이룬 가장 큰 성과는 의료AI 업계 최초 선진입 의료기술로 확정된 제품을 선보였다는 점입니다. 현재 국내 건강보험제도상 식약처 허가를 받더라도 병원 입장에서 급여 및 비급여 형태로 환자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청구할 수 없는 형태인데요. 뷰노의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는 업계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로 선정돼 2022년 8월부터 비급여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아직 태동기에 있는 시장에서 의료AI 제품도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반을 마련한 성과로 큰 의미를 갖습니다.”

탄탄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시장에 뛰어 든 계기도 궁금합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근무 당시 주요 업무가 데이터 분석과 지능형 소프트웨어 개발이었어요. 당시 딥러닝의 무한한 가능성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의료기관에 누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진단에 도움을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창업의 출발점이었죠. 당시 학계에서도 의료 혁신의 니즈를 확인했고, 헬스케어 분야도 급격한 성장을 이루던 시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환자들에게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최적의 기술이라 생각해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창업 초기엔 의료 시장에 기존에 없던 기술인 AI 의료기기를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창업을 할 즈음 ‘알파고’가 화제였어요. 알파고로 인해 의료계에서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생겼었죠. 그러다 점차 AI 의료기기가 의료진의 진단 효율성을 높이고 워크플로우에 잘 녹아들어 활용될 수 있다는 근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것, 함께 가는 것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을 지속하는 이유는 뭔가요.
“창업 초기에 AI기술로 무언가를 해보고자 했던 마음처럼, 의료 현장 곳곳에서 저희가 개발한 제품을 활용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임상 활용 사례가 쌓이는 과정이 너무 즐겁고 보람을 느꼈어요. 그런 부분들이 쌓여 이제는 의료진의 진단 보조 역할을 넘어 심정지 예측 등 새로운 의료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자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예비·초기 창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창업을 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면 분명 길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치 있다고 믿는 것에 집중해 꿈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창업도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을 잘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공유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뷰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으로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의료선진국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의료AI에 대한 니즈가 있는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의료영상 분야 주요 제품들이 이미 해외 각국 인허가를 획득했고, 미국 FDA 허가 획득도 현재 준비 중입니다. 또 ‘뷰노메드 딥카스’나 요양급여 인정을 받은 ‘뷰노메드 딥브레인’ 등 안정적인 매출 확대가 가능하게 된 제품의 의료 현장 진입을 가속화 해 현장에서 실사용 데이터(Real World Data)를 쌓고 제품을 고도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새로운 의료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쓸 것입니다. 저희의 궁극적인 비전은 ‘환자 지향 헬스케어의 실현’입니다. 의료진을 돕는 것에서 더 나아가 환자의 일상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의료 가치를 만드는 것인데요. 창업을 시작한 시기부터 ‘기술로 인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자’는 미션은 변함없습니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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