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나와 함께했던 노래들 [스타트업 비긴어게인 시즌2]

[텍스트브이로그] 음악 취향 공유 뉴스레터 ‘PRIIISM’ 필진이 선정한 올해의 노래

[한경잡앤조이=김철진 프립 매니저]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나눈다는 건 취향을 통해 서로와 더 가까워진다는 것이죠. 스타트업 창업자의 플레이리스트를 나눴던 <스타트업 비긴 어게인>이 이번에는 음악 취향 공유 뉴스레터 PRIIISM의 필진과 함께 2022년을 돌아보며 올해의 노래, 음반, 가수를 총 세편에 걸쳐 소개합니다.

PRIIISM은 MBTI의 첫 시작이 모두 I인 3인의 내향형 인간들이 모인 사이드 프로젝트팀입니다. 스타트업, 광고회사, 공공기관 등 일하는 곳과 직무는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것들을 음악과 함께 에세이 형식으로 나눕니다.

우선 PRIIISM 필진이 선정한 올해의 노래입니다. 평론가처럼 깊이 있는 평을 드리기 보다는 이번에도 올 한해를 복기하며, 즐거울 때 도움이 되고 슬플 때 위로가 되었던 노래들을 선정해봤습니다. 그래서 발매일이 꼭 2022년인 노래들은 아닙니다. 추천 순서는 숑, 콜리, 로이 순입니다.



실리카겔 - NO PAIN
숑 : ‘올해의’ 같은 수식어는 늘 부담스럽다. 일상 구석구석을 밝혀준 곡들을 일일이 치하해도 고마움이 모자란데 그 중 단 하나를 골라야 한다니. 차라리 올해의 애창곡, 올해의 발견처럼 좁힌 주제라면 나을 것 같다. 가장 자주 듣고 힘을 얻고 나의 일년을 대표한다고 기꺼이 밝힐 수 있는 그런 노래 하나를 고르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시간 들여 고민해봤다. 노래에 앞서 올해 내게 큰 사건은 무엇이 있었을까?

단숨에 나온 답이 ‘3년 만에 돌아온 락 페스티벌’이었다. 24시간이 모자라게 잡념 많은 인간으로서 호쾌한 밴드 연주와 락 음악이 선사하는 무아지경은 비유 그대로 마약이다. 그런 희열을 역병으로 가로막힌 3년 동안 깨끗하게 잊고 살았다니! 올해 가장 뜨거운 여름으로 기억될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었다. 정수리부터 흘러내릴 듯 무더운 공기 속에서도 눈과 귀를 크게 틔우고 무대에 집중하던 순간들은 목도리를 여미게 되는 계절에도 유효한 에너지가 되어주고 있으니까.

실리카겔은 바로 그 페스티벌의 이틀차 첫 무대를 장식했다. 그들의 이름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NO PAIN’의 3초 인트로 후 폭발하듯 연주가 터져 나오는 순간 느낀 카타르시스를 잊을 수 없다. 소외됐던 사람 모두와 노래를 하자는 내용의 가사는 얼마나 품이 넓은지. 그들의 음악을 듣던 뜨거운 여름날은 아마 의식하지 않아도 나를 이루는 언어와 태도에 박혀 두고두고 배어날 게 분명하다. 음악이 누군가의 인생에 비슷한 영향을 끼치듯이.




Richard Ashcroft - C'mon People (Feat. Liam Gallagher)
콜리 : 이건 반칙이다. 영국 브릿팝이 낳은 두 거물 밴드의 프론트맨, 버브(The Verve)의 리차드 애쉬크로프트(Richard Ashcroft)와 오아시스(Oasis)의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가 손을 잡았다. 지난해 10월 발매된 ‘C'mon People’ 에 이러한 브릿팝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리차드 애쉬크로프트 혼자 부른 ‘C'mon People’
'C'mon People'은 가사가 쉽긴 하지만 꼭 그 뜻을 찾아보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곡이다. 리암 갤러거, 리차드 애쉬크로프트의 화음과 악기들에서 명랑함이 한껏 뿜어져나온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밝아지는 느낌이다. 그리하여 나는 기분이 좋을 땐 좋으니까, 기운이 처질 땐 기운 내려고, 지난해 말부터 올 한 해 내내 이 곡을 많이도 들었다. 몇 백 번은 들었을 텐데 질리기는커녕 여전히 좋은 걸 보면 ‘C'mon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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