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의 관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요?” [이유리의 스타트업 PR 101]

[텍스트브이로그] 기자는 스타트업의 이해관계자

(게티이미지뱅크)

언론 홍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기자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보도자료를 작성해도 기자와의 관계가 없으면 기사화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스타트업과 기자의 관계는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이해관계자 중 하나입니다.

기자와 관계를 쌓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리소스가 한정적인 스타트업에서 홍보에 투자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우선순위에서 자주 밀리곤 하죠. 들이는 시간과 노력 또는 비용 대비, 마케팅처럼 즉각적인 매출을 일으킨다거나 앱 다운로드 수가 늘어나는 등 결과물이 바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BTS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팀의 성장 과정을 대중에게 알리며 보이밴드를 ‘키우는 과정’에 참여했던 초기 팬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BTS가 전 세계적인 팬덤을 일으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다양한 언론 기사와 보도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을 통해 회사의 주요 마일스톤을 알리고, 인터뷰를 통해 회사의 비전과 프로덕트를 상세히 소개하는 등 대중과 관계를 맺고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은 분명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합니다.

그런 관점에서만 봐도 스타트업 홍보 담당자는 기자와의 관계를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처음 기자와 어떻게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 만나서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어려운 질문을 할 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투자 유치, 서비스 출시, 주요 이벤트 등 주요 모멘텀을 기회로
투자 유치, 서비스 정식 론칭 등과 같은 중요한 모멘텀을 알리는 보도자료는 MOU, 이벤트성 보도자료보다 게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도자료 배포 후 자료를 작성해 준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취해 감사 메시지를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식사 제안을 하면 좋습니다. 기자들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취재원들과 만나며 업계 소식을 듣곤 합니다. 식사나 티타임을 하는 것은 기자들에게 일반적인 일이니 겁내지 마시고 연락을 취해 보세요.

미팅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점심 약속이나 티타임 등이 잡히면 자연스럽게 회사 소개를 하게 되겠죠. 이때 회사 주요 연혁, 주요 서비스, 대표 프로필, 최신 정보 등은 담당자가 꿰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대외비적인 얘기는 제외하고요.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회사 소개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좋겠죠. 만약 투자 유치 직후의 미팅이라면 자연스럽게 대표 인터뷰를 제안하면 인터뷰를 진행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AI 기능을 탑재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라면 AI 관련 기획 등 자료가 필요할 경우 자료 등을 드릴 수 있으니 편하게 연락해 달라고 얘기해 주세요. 프레스킷이나 회사 소개 자료는 미팅 중에 직접 전달하기보다 미팅 후 메일 등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기사는 기자의 이름으로 나간다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자료와 연락을 받는 기자들에게 자료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대중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없는 보도자료, 기획기사를 전달하면 아무리 관계가 좋아도 게재되기 어렵습니다. 모든 기사는 기자의 이름을 걸고 나가기 때문이죠. 때문에 내부에서 굿뉴스라 생각하더라도, 기자의 입장에서 뉴스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뉴스로서 가치가 없거나 퀄리티가 떨어지는 자료를 전달하게 되면 기자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거든요.

홍보담당자는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소스가 돼야
기자들의 입장에서 대부분의 홍보 담당자는 친절합니다. 친절한 것을 넘어 몸담은 조직의 최신 정보를 꿰차고 있고, 뉴스 가치가 있는 정보를 주는 담당자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지사죠. 업계 트렌드나 사회적인 현상과 흐름을 자사의 서비스와 연결해 기획자료 등을 전달한다면 기사가 게재될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기자가 요청한 자료나 문의 사항 등에는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보 전달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빠르게 상황을 설명해 기자가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꾸준한 연락을 통해 신뢰 쌓기
보도자료 배포 후 자료의 핵심을 요약본을 문자 또는 카카오톡으로 전달하거나 인터뷰 기사가 나온 후 감사 인사를 전해보세요. 자주 연락하다 보면 아무래도 기자 입장에서도 조금 더 신경을 써 주게 됩니다.

매체 특색을 살려 피칭하기
일간지, 경제지, 시사지, 주간지, 버티컬 영역의 전문매체, 통신사, 온라인 미디어 등 매체 또한 다양한 카테고리가 존재합니다. 무조건 인지도가 높은 또는 큰 매체에 실리면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갖기보다는 각 매체 또는 기자의 특색을 파악해 맞춤형 홍보 활동을 전개해 보세요. 예를 들어, 주간지는 매체 특성상 일간지보다 더 깊이 있는 취재가 가능합니다. 깊이 있고 심층 있는 기획 소재나 이슈가 있을 시 주간지에 피칭할 수 있습니다. 전문매체 또한 타 매체보다 더 깊이 있는 콘텐츠를 다룰 수 있기 때문에 IT 스타트업의 경우 기술적인 부분 등을 부각하고 싶을 때 피칭하면 도움이 되겠죠. 채용을 진행하고 싶다면 커리어, 직무, 직군 등에 중점을 둔 매체에 문을 두드려야 하겠죠. 고객사 또는 내부 상사가 무조건 전통 매체를 고집한다면, 이번에 홍보를 하고자 하는 앵글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 매체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득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기자는 주기적으로 부서 로테이션을 돌기 때문에 처음 담당을 하게 된 기자는 업계를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이 분야에 발령 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자에게 고객사 행사를 초대한 적이 있었습니다. 고객사의 행사는 규모도 크고 업계에서도 관심이 높은 이벤트로 RSVP 시 담당 기자들의 사전 참석률 의사가 높았던 행사입니다. 하지만 그 기자는 RSVP 진행 시 확답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아무래도 행사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황이라 짐작했죠. 이때 현명한 홍보 담당자라면 이 행사가 왜 중요한지, 행사 참여 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기자를 설득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내부 담당자의 설득으로 해당 기자는 행사에 참석했고, 평상시 업계 관련 궁금한 점이 있을 때 편하게 연락을 주는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
조금은 까칠하고 무뚝뚝한 기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성향의 기자들을 대할 땐 홍보 담당자 역시 사람인지라 당황스럽죠.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담당자가 좋은 정보와 가치 있는 뉴스를 전달하는 좋은 정보원이 되고 꾸준히 진정성 있게 연락을 하다 보면 관계도 쌓이기 마련입니다.

이유리 님은 2007년부터 다수의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 및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고객사의 홍보·마케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스타트업·IT 전문 홍보대행사 ‘프루브'의 창립 멤버로 합류, 컨슈머 테크 플랫폼, B2B SaaS, AC 등 다양한 스타트업의 홍보를 맡고 있다.

<한경잡앤조이에서 '텍스트 브이로거'를 추가 모집합니다>

코로나19로 단절된 현재를 살아가는 직장人, 스타트업人들의 직무와 일상에 연관된 글을 쓰실 텍스트 브이로거를 모십니다. ‘무료한 일상 속에서 느꼈던 감사한 하루’, ‘일당백이 되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의 치열한 몸부림’, ‘코로나19 격리일지’, ‘솔로 탈출기’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직접 경험한 사례나 공유하고픈 소소한 일상을 글로 풀어내시면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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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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