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광운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폐폴리에스터로 재생 페트소재를 만드는 스타트업 ‘텍스타일리’

김승우 텍스타일리 대표

-폐폴리에스터를 선별하고 이를 재생 PET 펠렛·칩으로 가공
-전처리, 후처리 방법들을 통해서 고품질의 재생PET 원료 만들어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섬유 재활용 스타트업인 텍스타일리는 김승우 대표(28)가 설립했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기술 기반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퓨처플레이의 액셀러레이션 팀에서 2년 6개월 동안 근무했다.

김 대표는 근무하는 동안 다양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을 검토하고 선발해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을 해왔다. 이때 익힌 사업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약 1년간의 아이디어 탐색 단계를 거쳐 현재 섬유 재활용 아이디어를 구상·검증해 창업하게 됐다.

“섬유 재활용률은 12%로 종이 66%, 폐플라스틱 29%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또한 전 세계 CO2 발생량 중 의류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0%에 달할 정도로 패션산업이 일으키는 환경오염 문제는 엄청난 상황입니다. 한편으로 유럽연합의 자원 순환 정책을 기반으로 유럽의 패션, 화장품 회사들이 재생 원료의 확대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생 원료들의 가격도 매우 치솟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고품질의 재생 원료를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서 국내 압축 폐페트병 가격도 2020년 7월 207원에서 2023년 6월 512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가와 연동되는 탓도 있지만, 올해 들어서는 유가가 내려갔음에도 폐페트병 가격이 상승하는 등 국내에서도 이제 폐페트병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폐의류로부터 폐폴리에스터를 선별하고 이를 재생 PET 펠렛·칩으로 가공해 판매하고자 했다. 김 대표는 “페트병으로 폴리에스터 옷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라며 “우리는 반대로 폐폴리에스터로 재생 페트소재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폐의류들이 수거, 분류, 선별되는 작업은 매우 노동집약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헌 옷 수거함에 넣은 옷들이 인천이나 김포 등에 있는 집하장으로 이송돼 평균연령 60대 정도의 어르신들이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분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이 작업을 센서를 통해 자동화하고자 합니다. 일하고 있는 퓨처플레이에서 여러 센서 스타트업을 검토하고 육성하며 파악한 센서 생태계가 도움이 됐습니다.”

텍스타일리의 또 다른 경쟁력은 폐폴리에스터를 재생 PET로 만드는 기술이다. 투명한 PET병과는 다르게 섬유에는 염료, 코팅 등의 다양한 화학 물질들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기계적 재활용을 하게 되면 낮은 품질의 PET 원료가 만들어진다. 텍스타일리는 전처리, 후처리 방법들을 통해서 고품질의 재생PET 원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행정학과에 입학하면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들을 배웁니다. 우연히 시장을 통해서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들을 통해서 스타트업 업계를 알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게 돼 공무원, 공기업 등을 준비하던 친구들과는 달리 창업 수업을 듣고 경영전략 학회 활동도 진행하며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저처럼 창업을 열망하던 공동환 공동창업자를 만나게 돼 함께 퓨처플레이에 입사하고 또 창업준비도 같이 하면서 현재 텍스타일리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최근에 다양한 사람을 만나 사업을 소개하고 조언을 구하고 있다”며 “그 과정을 통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저희를 위해 폐섬유를 선뜻 건네주는 사람부터 친환경 섬유에 대한 조언을 주는 사람, 친환경 스타트업 선배로서 아낌없는 조언을 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사업에 대해 공감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응원들에 힘입어 사업을 하루빨리 진전시켜 더 보람찬 활동을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텍스타일리는 공동환 공동대표와 김 대표 둘이서 모든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지금 가장 중요한 마일스톤은 판매 가능할 정도로 재생 소재의 물성을 향상하고 납품할 고객과 PoC를 진행하는 일”이라며 “여러 고객과 인터뷰를 통해 소재에 관한 관심은 확인을 한 만큼 요구하는 조건의 소재를 만들어내는 것을 가장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텍스타일리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광운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광운대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 설립 예정
주요사업 : 폐섬유를 활용한 재생 소재 개발
성과 : 열매나눔재단 ECO STARTUP 아이디어 공모전 선정, 환경산업기술원 에코스타트업 지원사업 선정, 광운대학교 캠퍼스타운사업 입주기업 선정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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