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 법정 상한선은 5.64%로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된 2011학년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행법상 대학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상할 수 있다. 즉 높은 수준의 대학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은 고물가 현상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대학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다. 반면 학부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대학 중 절반 가량이 대학원 등록금은 인상하였다.
재정지원사업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 동결, 대학원은 해당되지 않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190곳 중 136곳(71.6%)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학부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이 169곳(89.0%)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비교적 줄어든 수치이지만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을 고려하면 그렇지만은 않다.
대학 등록금 인상은 직전 3개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 가능하다. 작년 인상 한도가 4.05%이었고 올해가 5.64%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하는 이유는 학부생 경제적 부담 완화도 있겠지만 정부재정지원사업도 한몫을 한다.
정부는 2009년부터 대학 근로장학사업 평가 항목에 ‘등록금 인상률’을 넣었으며 2012년부터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한 대학에 한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하는 등 각종 재정사업에 ‘등록금 동결 여부’를 주요 지표로 활용했다. 특히 정부는 올해 국가장학금Ⅱ유형 예산을 3500억원으로 작년보다 500억원 증액했다.
지난해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특히 내년에는 고물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각 대학에서 등록금 동결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발언하며 등록금 동결에 힘썼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대학이 학부 등록금을 쉽사리 인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원 등록금의 경우 이러한 여러 재정사업의 기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학부와 다르게 매년 꾸준히 인상되고 있다.
등록금 동결의 그늘, ‘유학생 등록금과 대학원생 등록금’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인해 재정 악화에 시달리는 대학들은 규제가 느슨한 외국인 유학생과 대학원생의 등록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유학생 등록금은 2016년부터 등록금 인상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평균 등록금에 포함되지 않아 자율적으로 학교가 인상할 수 있다.
대학원 등록금의 경우 등록금 인상 법정 상한선(2024학년도 5.64%) 안에서 올릴 수 있다. 다만 인상해도 학부와 달리 국가장학금Ⅱ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여러 대학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해도 대학원생 등록금은 인상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 주요 대학들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2~8%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화여대는 올해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8% 올렸다. 서울 주요 대학 중 가장 큰 인상폭이다. 서강대는 대학원생과 유학생 등록금을 4%씩 올렸다.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대학원생 등록금을 2%씩 올렸다. 지난해 유학생 등록금을 4% 인상한 중앙대는 올해 추가로 5%를 인상했다. 경희대 역시 지난해 4%에 이어 올해 5% 인상했다.
건국대의 경우 법학전문대학원은 1.9%, 일반대학원은 1.5%, 유학생은 5% 인상했다. 이에 대해 대학원생 A씨는 “코로나 사태 이후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보면 등록금 인상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하면서도 “결국 제도의 한계로 인해 대학원생들의 학비 부담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맞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 등록금의 형평성을 맞춰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대 움직임 보이는 대학원생들도 있어
대학원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고대원총)는 지난 1월 31일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중앙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심의위원회 진행 전에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5.5% 인상된 등록금을 납부하도록 고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는 학내 구성원인 대학원생의 의견은 묵살하고, 오로지 학부 등록금을 올릴 수 없다는 이유로 재정 악화의 무게를 대학원생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회견에는 서울대와 연세대 대학원 총학생회장도 참석해 “정식 심의 절차에 앞서 대학원생에 재정 부담을 전가시키는 등록금 인상은 무효”라고 지적하며 고대원총을 지지해 의견을 내보였다.
고대원총은 △일반대학원 등록금 인상을 즉시 철회하고 등록금 외의 다른 재원 확충 방안 마련 △등록금 인상에 비례해 장학금 수혜를 확대하고 연구환경 개선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에 대한 사과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고려대학교 ‘2024학년도 1학기 일반대학원 재학생 등록금 일람표’에 따르면 등록금이 원안대로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호 기자/홍혁재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
재정지원사업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 동결, 대학원은 해당되지 않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190곳 중 136곳(71.6%)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학부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이 169곳(89.0%)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비교적 줄어든 수치이지만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을 고려하면 그렇지만은 않다.
대학 등록금 인상은 직전 3개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 가능하다. 작년 인상 한도가 4.05%이었고 올해가 5.64%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하는 이유는 학부생 경제적 부담 완화도 있겠지만 정부재정지원사업도 한몫을 한다.
정부는 2009년부터 대학 근로장학사업 평가 항목에 ‘등록금 인상률’을 넣었으며 2012년부터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한 대학에 한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하는 등 각종 재정사업에 ‘등록금 동결 여부’를 주요 지표로 활용했다. 특히 정부는 올해 국가장학금Ⅱ유형 예산을 3500억원으로 작년보다 500억원 증액했다.
지난해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특히 내년에는 고물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각 대학에서 등록금 동결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발언하며 등록금 동결에 힘썼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대학이 학부 등록금을 쉽사리 인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원 등록금의 경우 이러한 여러 재정사업의 기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학부와 다르게 매년 꾸준히 인상되고 있다.
등록금 동결의 그늘, ‘유학생 등록금과 대학원생 등록금’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인해 재정 악화에 시달리는 대학들은 규제가 느슨한 외국인 유학생과 대학원생의 등록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유학생 등록금은 2016년부터 등록금 인상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평균 등록금에 포함되지 않아 자율적으로 학교가 인상할 수 있다.
대학원 등록금의 경우 등록금 인상 법정 상한선(2024학년도 5.64%) 안에서 올릴 수 있다. 다만 인상해도 학부와 달리 국가장학금Ⅱ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여러 대학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해도 대학원생 등록금은 인상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 주요 대학들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2~8%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화여대는 올해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8% 올렸다. 서울 주요 대학 중 가장 큰 인상폭이다. 서강대는 대학원생과 유학생 등록금을 4%씩 올렸다.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대학원생 등록금을 2%씩 올렸다. 지난해 유학생 등록금을 4% 인상한 중앙대는 올해 추가로 5%를 인상했다. 경희대 역시 지난해 4%에 이어 올해 5% 인상했다.
건국대의 경우 법학전문대학원은 1.9%, 일반대학원은 1.5%, 유학생은 5% 인상했다. 이에 대해 대학원생 A씨는 “코로나 사태 이후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보면 등록금 인상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하면서도 “결국 제도의 한계로 인해 대학원생들의 학비 부담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맞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 등록금의 형평성을 맞춰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대 움직임 보이는 대학원생들도 있어
대학원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고대원총)는 지난 1월 31일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중앙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심의위원회 진행 전에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5.5% 인상된 등록금을 납부하도록 고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는 학내 구성원인 대학원생의 의견은 묵살하고, 오로지 학부 등록금을 올릴 수 없다는 이유로 재정 악화의 무게를 대학원생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회견에는 서울대와 연세대 대학원 총학생회장도 참석해 “정식 심의 절차에 앞서 대학원생에 재정 부담을 전가시키는 등록금 인상은 무효”라고 지적하며 고대원총을 지지해 의견을 내보였다.
고대원총은 △일반대학원 등록금 인상을 즉시 철회하고 등록금 외의 다른 재원 확충 방안 마련 △등록금 인상에 비례해 장학금 수혜를 확대하고 연구환경 개선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에 대한 사과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고려대학교 ‘2024학년도 1학기 일반대학원 재학생 등록금 일람표’에 따르면 등록금이 원안대로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호 기자/홍혁재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