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女 어디 있나 했더니···야구장이 뜨거워진 이유

2024년 프로야구 487경기 만에 700만 관중 돌파



‘700만 관중, 20대 여성 팬의 증가, 열띤 응원’ 올해 국내 프로야구의 분위기를 증명하는 대표 키워드다. 올해 프로야구는 역대 최소 경기 만에 700만 관중을 기록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의하면 2015시즌부터 2023시즌까지는(20~22시즌 제외) 600경기가 치러진 이후 700만 관중을 돌파한 반면, 올해는 487경기 만에 700만 관중을 모았다.
프로야구 흥행 요인은 20대 여성 팬10개 구단이 평균 관중 1만 명 이상을 지속하며 야구장의 뜨거운 열기는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독 여성 팬의 비중이 눈에 띈다. KBO가 조사한 2024 KBO 올스타전 예매현황 분석을 살펴보면 20대 여성은 전체 예매자 수의 39.6%로 가장 많은 연령층을 기록했다. 30대 여성은 19.1%를 기록, 20·30대 여성이 절반이 넘는 58.7%를 점령했다.

MZ세대와 여성 팬들이 야구장으로 모여들면서 야구장 방문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제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게 된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은 무엇일까.

기아 타이거즈의 골수 팬이라고 자처하는 임다영(21)씨는 야구장을 찾는 이유에 대해 “야구는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매력”이라고 답했다.

이어 “야구에는 희생 번트와 같은 희생타가 있다. 자신은 출루하지 못하더라도 팀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 진정한 스포츠라고 느낀다”라며 “더운 날에도 관중석을 가득 채우는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들으면 행복과 사랑을 느끼기 때문에 야구를 계속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요즘같이 무더운 한여름에도 경기장을 찾는 롯데자이언츠 팬 이단비(23)씨는 “야구장에서 느끼는 열기는 한 번 겪으면 절대 잊을 수 없다”며 “오로지 한 팀을 응원한다는 이유만으로 하나 되어 웃고, 응원가를 부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킨과 맥주뿐만 아니라 여러 음식을 간편히 판매한다는 것도 즐거운 요소”라고 덧붙였다.

“유독 키움에 여성팬이 많은 이유요?”
키움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
지난해 이정후, 안우진 등 젊은 선수들로 인기를 얻은 키움 히어로즈는 10개 구단 중 여성 팬들의 비중이 높기로 유명하다. 특히 올해 키움은 전년대비 매진 횟수가 2배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야구장으로 젊은 팬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키움 구단에서도 여성 팬 증가를 체감하고 있나.
“2023 프로야구 관람객 성향 조사에 따르면 키움 히어로즈의 여성 팬 비율은 73.2%로 타 구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관중석과 가까이에 있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특히 올해 유독 여성 팬들의 응원 소리가 커졌다고 한다,(웃음)”

인기가 많은 선수를 꼽는다면.
“작년에는 이정후, 안우진 선수가 유니폼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는 이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이주형, 송성문 등 기존 선수들의 성장으로 유니폼을 포함한 상품 매출이 증가했다. 또 고영우, 김윤하 같은 신인 선수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면서 유니폼 사업이 전반적 성장 중이다.”

키움의 팬들이 증가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앞서 말했듯 구단 소속 선수들의 평균 연령대가 20대 초반으로 타 구단에 비해 젊은 편이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성장 스토리가 많은 팀의 정체성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다. 쾌활한 에너지를 가진 젊은 선수들이 구단 이벤트와 유튜브 촬영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또 서울시 내 여자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키움 히어로즈만의 ‘여대 특강’ 및 초청 행사도 주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20대 팬 증가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예전에는 가족 단위로 방문했다면 요즘은 혼자 관람하는 여성 팬이 많이 보인다. 또 야구장에 젊은 팬들이 늘어나다 보니 아무래도 응원 열기도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구단에서도 홈경기 때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서지원 대학생 기자]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