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아파트 잡자”...경기도 산업단지·역세권 분양 열기

이천 부발역 에피트 등 수도권 남부 공급 가뭄지역 신규 분양 아파트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제공-HL디앤아이한라㈜)

서울 생활권 신규 아파트 분양 열기가 경기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경기도 산업단지 인근 역세권이나 오랜 기간 공급이 적었던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이고 모집 가구 수도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진위면에 분양하는 ‘진위역 서희스타힐스 더 파크뷰’ 청약에 최고 25.5 대 1, 평균 5.48 대 1 기록하며 뜨거운 경쟁률을 보였다.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와 친환경 첨단 테크노밸리 인근에 있어 인근 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근로자 위주 배후 수요가 있는 곳이다.

용인시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 1259가구 모집에는 1552건 청약이 접수돼 1.2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인근 은화삼지구 첫 분양이다.

SK하이닉스와 마주하는 곳에 지어지는 ‘이천 부발역 에피트’는 판상형 84㎡ 주택형이 순위 내에 마감되는 등 긍정적인 청약 성적을 보였다. 1만 8천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천 SK하이닉스의 직주근접 배후수요 단지이며 경강선·KTX 중부내륙선이 지나는 부발역을 걸어서 갈 수 있다.

경기도 남부 지역 신축 아파트들은 비수기로 분류되는 7~8월에 분양했음에도 우수한 성적을 낸 데는 서울에서 시작된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대규모 산업단지 배후 지역 실수요자들에게도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수도권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상승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2.49% 상승하고 전년 동월에 비해 23.00% 상승했다. 특히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60㎡ 초과 85㎡ 이하 주택형의 경우 전월 대비 3.59%, 전년 대비 25.55% 오르는 등 크게 상승했다.

지속적으로 상승해 온 아파트 공사비도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건설자재 가격은 약 35% 상승했고, 레미콘과 시멘트 가격도 각각 34.7%와 54.6% 올랐다. 철근(64.6%) 및 건축용 판금 제품(70.3%) 등 자잿값 역시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공사비 오름세를 볼 때 지금 살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의 재건축을 기다리는 것보다 최근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를 조금 더 유리한 조건에 구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시행사들도 계약금을 1천만원으로 하고 주변 시세를 고려해 분양가를 책정하는 등 파격적 조건을 내걸고 신축 아파트 청약 열기에 맞춰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도금 납부일 전에 전매가 가능한 점도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처로서 매력적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정부와 민간 기업이 경기도 남부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계획하는 등 수도권 일대에 첨단 산업단지 개발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단지 인근 역세권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는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경잡앤조이 온라인뉴스팀 기자 jobnjoy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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