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관동대학교 2024년 초기창업패키지 선정기업] 반려동물을 추억하는 공간을 만드는 ‘백자공방 동훈’
입력 2024-11-15 23:27:23
수정 2024-11-15 23:27:23
한민우 백자공방 동훈 대표
-한 대표 조선 왕실 사옹원 분원 관요 6대 후손으로 270년간 가업을 계승
-도자기라는 따뜻한 감성을 바탕으로 방습과 방충의 효과가 있는 반려동물 기능성 유골함 제작
백자공방 동훈은 반려동물 유골함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한민우 대표(36)가 2023년 1월에 설립했다.
한 대표는 조선 왕실 사옹원 분원 관요 6대 후손으로 270년간 가업을 계승하고 있다. 현재는 국가유산청이 설립한 국립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유산융합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이다.
“백자공방 동훈이라는 이름은 도자기라는 사업 아이템의 특성을 가장 잘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자 소비자가 가장 알기 쉬운 백자와 공방이라는 키워드를 모두 넣고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좋게 하고자 만든 이름입니다. 기존에 백자로 하던 작품은 ‘한민우 백자’, 공예 교육 전문 브랜드 ‘백자공방 동훈’, 반려동물을 위한 브랜드인 ‘달함’ 3가지를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백자공방 동훈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만들어졌다. 한 대표는 “브랜드 이름을 만들기 전에 주변 다른 도자기 업체 또는 공예업체의 이름을 살펴보니 다른 도자기 공방의 경우 ‘00요’ ‘00도예’ 등으로 한자를 중심으로 과거 일본식 도자기 공방 이름에 익숙한 소비자를 위한 이름이었다”며 “현재는 일반인이 바로 들으면 어려운 단어가 많다는 생각이 들어 쉽고 직관적인 단어로 선택한 것이 백자공방”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유골함이라는 도자기를 기획·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뒤 백자공방 동훈 안에 새로운 미니 브랜드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최근 가장 사랑받는 도자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백자를 만드는 공방이라는 본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을 결합한 브랜드명을 만들었는데 일반인이 백자를 쉽게 이해하는 도자기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이 달항아리로 ‘달항아리’ ‘담는다’라는 전통적인 단어, 한자인 '함'(머금을 함 含, 넣다, 머금다 속에 넣다)을 붙여 ‘달함’이라는 이름을 만들게 됐습니다. 결론은 한민우는 전통적인 백자를 하는 작가브랜드, 백자공방동훈은 도자기 교육 브랜드, 달함은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로 3가지로 세분됐습니다.”
한 대표는 “달함이라는 브랜드는 밤하늘에 떠 있는 달, 달항아리, 달무리 등의 의미와 함께함이라는 담는 의미를 겹쳐내 추억을 담아내는 도자기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사람의 유골함은 긴 생의 끝에 슬픈 기억이 머물러 있기에 납골당에 봉안하는 매장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짧은 생으로 사람 곁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반려동물은 슬픈 기억보다 사랑스럽고, 추억하는 기억이 더 많이 남는다고 생각하기에 추억을 담아내는 것으로 유골함이라는 슬픈 이미지에서 달함이라는 생기 가득한 이미지로 바꾼다는 메시지를 함께 담고 싶습니다. 영문으로 처음 생각했던 것이 Moon Ham where memories stay였고 달함이라는 단어 그대로를 사용하고 싶어 Dal Ham-where memories stay 정도의 메시지로 줄여서 사용합니다.”
한 대표는 “달함이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미션은 ‘Forever in my heart’로 영원히 마음에 담는다”며 “반려동물의 생이 끝이 아닌 새로운 만남을 위한 지속가능성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한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이번 창업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학부 시절 한국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육성사업과 청년 CEO 500에 선정된 경험이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시작한 사업이 실패를 했었습니다. 2012~2013년 다른 삶보다 빠르게 메이커 스페이스 아이템으로 시작했지만, 인구 4만 소도시에서 시작한 탓에 자연스럽게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에 다시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공조직에서 10년 이상 근무를 했습니다. 문화도시 사업, 강소기업 지원, 창업지원, 공모 지원 등 기초단체 임기제로 시작해 광역행정기관부터 중앙행정기관까지 다양한 기관에서 근무하면서 국내 전반적인 창업생태계와 지원사업 현황, 사업 운영 방식 등 경험을 통해 습득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대표는 “조선 왕실로부터 6대 270년간 도자 작업을 해온 작가가 만드는 공예적 가치를 담고, 핸드메이드에 기초한 반려동물을 위한 도자공예 상품을 만들 것”이라며 “단순히 오랜 시간 동안 해왔기에 믿어라가 아니라 긴 시간 속에서 활동하면서 쌓아온 다양한 공예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적 기반들을 작은 유골함이라는 달함에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달함이라는 브랜드의 시작은 반려동물을 위한 유골함에서 시작하지만, 반려동물 의류, 식기 등 먹는 것을 제외하고 반려동물을 예쁘게 만들어 주기 위한 공예 성격이 담긴 상품을 만들어 내는 브랜드와 반려인을 위한 공예상품 개발을 목표로 합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소비자 관점에서는 유골함이라는 슬픈 돈을 파는 업체가 아닌 소중한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는 달함이 가장 대표적인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백자 공방 동훈은 올해 가톨릭관동대학교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뽑혔다. 초기창업패키지는 공고기준 당시 3년 미만의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지원 사업으로 최대 1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주관기관으로부터 창업 공간, 창업기업 성장에 필요한 교육, 멘토링 등의 지원도 받는다.
설립일 : 2023년 1월
주요 사업 : 반려동물 유골함 제조
성과 : 2024 초기창업패키지 선정, 2024 전통세라믹육성지원사업 선정,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반려동물 특별전 ‘모두의 공예’ 달함 유골함 초대전, 2016 사회적기업육성사업선정, 2015 청년ceo500 선정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