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기후리스크 솔루션을 연구개발하는 기후테크 선도기업 ‘레인버드지오’

최용상 레인버드지오 대표

-86% 이상의 높은 폭우예측 정확도로 홍수 리스크를 관리
-정부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판로를 확대



레인버드지오는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제 1호로 창업된 기후테크 선도기업이다. 최용상 대표(46)가 2017년 9월에 설립했다.

최 대표는 서울대에서 학부를 마친 후 지구환경과학(대기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미국 MIT에서 연구원을 거쳐 2010년 3월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었다. 재직중 2016년부터 2년간 미국의 NASA 제트추진연구소에 방문교수로 지냈고,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등의 지구물리학회 회원 그리고 한국기상학회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학회지에 SCI 논문 등 120편을 발표했고, 4권의 저서와 32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레인버드지오는 정지기상위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후 리스크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에 취약한 지역 주민들에게 맞춤형 기후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며 재난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UNEP, ADB, APCC, Save the Children 등 국제기구나 글로벌 NGO와 협력하며,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레인버드지오(RainbirdGEO)는 영국의 뻐꾸기(Rainbird)와 지구를 뜻하는 지오(GEO)의 합성어다. 크게 두 가지 기후 솔루션을 갖고 있다. 하나는 위성기반 조기경보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기반 기후금융 솔루션이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 접목된다.

레인버드지오가 자체 개발한 위성기반 조기경보 시스템은 정지기상위성(우리나라 GK2A와 유럽 Meteosat)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폭염, 홍수, 산불, 산사태 등 기후 위험을 예측하고 알림을 제공한다. 위험 신호를 받은 사용자는 인근 병원과 대피소를 검색하거나 지역 재난 상황을 직접 신고할 수 있으며, 경보를 공유하고 커뮤니티와 소통할 수 있다. 이미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 네팔, 캄보디아 등에서 시험 운영 중이다.

레인버드지오는 이런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후리스크 분석 엔진을 개발하여 국내 금융사 등 주요 기업들의 기후공시 준비를 지원해 왔다. 앞으로 물리적 기후리스크 분석은 중대형 기상위성 이외에도 초소형 위성 데이터가 추가되어 건물 단위까지 보다 정밀해 질 것이다. 초소형 위성은 프로그램 기획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위성시스템 개발사인 텔레픽스와 협업해 개발도상국들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도 효율적인 기후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그동안 전 세계의 기상감시와 조기경보체제는 WMO(세계기상기구)에 가입된 나라들이 국제 표준에 맞게 기후 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공유하면서 이뤄졌다. 그러나 태풍, 홍수, 변덕스러운 기상현상에 대응하려면 예보 공유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국가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대책 마련에는 대규모의 예산이 필요하기에 경제적으로 부유한 선진국만이 조기경보체제를 제대로 갖추었고, 나머지 개도국은 위험 정보의 조기탐지 능력과 전파수단이 매우 제한되었다. 이 때문에 유엔은 ‘모두를 위한 조기경보(Early Warnings for All)’란 이니셔티브를 2022년에 발족해, 2027년까지 지구상 모든 사람이 조기경보 시스템의 혜택을 받는 것을 목표로 재정 투입과 외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실상 개도국은 조기경보가 없는 상태로 방치하며 지금까지 기후위기 극복을 외쳤던 것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열대 지역의 경우 기후 패턴이 주로 선진국이 위치한 중위도 지역과 크게 다른 데다가 이들 지역엔 기상관측 장비나 예측 시스템도 열악하기에 매년 큰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레인버드지오가 갖고 있는 기상위성 분석기술은 짧은 시간 내에 벌어지는 열대성 스톰, 풍랑, 산불, 산사태 등의 재난 재해를 수 십분 이내에 포착해 모바일로 개별 통보하기 때문에, 모든 재난 재해의 초기 대응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입니다. 그리고 사업지역을 넓혀가면서 정확도와 쓰임새를 맞춤형으로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레인버드지오의 위성기반 조기경보 시스템의 경쟁력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첫째, 정확성과 속도입니다. 저희 시스템은 86% 이상의 높은 폭우예측 정확도로 홍수 리스크를 관리하며, 실시간 경보 기능을 통해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합니다. 둘째, 시장 친화적 접근 방식입니다. 각 지역사회의 문화적, 환경적 특성에 맞춰 개발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현지 파트너가 오너쉽을 갖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셋째, 혁신적인 기후 국제협력 모델입니다. 우리 기술은 UNEP, ADB 등과의 기후위기 대응 프로젝트에 녹아들어 위성 정보의 혜택을 공유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들과 협력과 연대로 신뢰를 쌓고 있습니다.”

“현지 국가의 오너쉽을 위해 우리가 조기경보 시스템에도 단순히 해저드 정보만 넣는 것이 아니라 재난 재해를 막기 위해 모두가 협력할 정부 부서들, 병원 등 민간협력 기관 등을 실시간으로 완벽하게 엮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결 방식은 기후리스크 대응에서 꼭 필요합니다. 기후리스크는 민간기업의 복잡한 공급망상에서 복합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국가, 지역사회, 민간기업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레인버드지오는 정부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판로를 확대하며, 다양한 기후 재난 취약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현재 UNEP-GCF-APCC의 지원으로 태평양 5개 도서국에 맞춤형 기후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ADB와 협력해 캄보디아 여성들의 폭염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설계 중이다. 또한, Save the Children과 협력하여 인도네시아에서 어린이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난 대응력 항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기후 재난 취약 지역으로 솔루션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현지 담당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맞춤형 기술을 제공하고, 글로벌 파트너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기후 위험 솔루션을 개발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레인버드지오의 기술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프로젝트의 성과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하고 통합적인 모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레인버드지오는 창업 초기 기상청 기상산업기술원의 미래유망사업에 선정되 자금을 자원받고, 2022년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하였다. 이후 각종 해외 사업에 선정되며 고유한 제품과 솔루션을 완성해 왔다. 다음 단계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여 스케일업과 기술 개발 가속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기후테크 분야의 글로벌 기업이나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 강화를 계획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정부의 지원 사업이나 국제기구의 펀딩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추가 자금을 확보할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레인버드지오의 사회적 가치와 미션에 공감하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시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설립 계기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주로 개발도상국의 취약 계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레인버드지오는 인공위성 원격탐사 기술과 재난 예측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기후 재난을 조기에 탐지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창업 후 최 대표는 “그동안 연구실에서만 기후 문제를 연구해 오다가 이를 사용자에게 직접 전달하며 활용하게 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많은 연구 테마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기후 연구 방식은 정보와 지식 생산까지만 하고 이를 산업과 사회에 적용하는 것은 남의 일로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이 강조했 듯 기후 재난과 같이 복잡한 사회 문제는 연구실 안에선 결코 해결되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기후리스크의 체계적인 대응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고 그에 필요한 과학기반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금융, 유통, 농업, 제조, 우주산업, 전력생산 심지어는 외교 분야와의 협업으로 신개념의 솔루션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연관성이 없을 듯한 분야와의 협업, 융복합 연구로 전통 기후과학 분야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이를 통해 목표하는 미션의 성과를 최대로 올리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레인버드지오는 최 대표가 CEO겸 CTO로 경영과 기술 책임을 맡고 있으며 사업의 전반에 걸쳐서 전략을 세우는 C-레벨 자문역이 있다. 그리고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박사급 기후과학 전문가, 녹색금융 전문가, 지구환경, 국제개발, IT, 디자인, 캄보디아 현지 직원 등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갖고 있는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회사는 이화여대 기후시스템연구실 연구진들이 R&D 단계에서 발견한 지식과 기술을 빠르게 해외 수출용 상품과 서비스로 전환시킬 수 있는 팀입니다. 그러기 위해 인원 수를 늘리기 보다, 사내 구성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정예화해서 업무의 연속성과 개인의 발전도 동시에 추구하는 인재 확보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최 대표는 “전세계 국가 및 산업계의 기후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와 피해 경감에 기여하기 위해 연구 및 사업팀의 내실을 다지며 무엇보다 시장에서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레인버드지오는 고유 사업 아이템을 인정받아 2024 APAC 클린테크 25 기업에 선정되었다. 이 상은 향후 5-10년 이내에 기후테크 시장에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는 최고의 벤처기업에만 주어진다.

설립일 : 2017년 9월
주요사업 : 위성기반 조기경보 시스템, 과학기반 기후금융 솔루션
성과: 국제기구 및 NGO와의 협업을 통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10여개국 재난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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