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3D 프린팅 기술 기반 식·의료 및 바이오 제품 개발하는 ‘슈팹’
입력 2024-12-22 20:09:23
수정 2024-12-22 20:09:23
이진규 슈팹 대표
-육류의 식감과 조직감을 구현해 낼 수 있는 ‘넥스트 미트’ 개발
-슈팹 ‘넥스트 미트’로 CES 혁신상(2025)을 받아
슈팹은 3D 프린팅 기술에 기반한 식·의료 및 바이오 제품을 아이템으로 하는 이화여자대학교 기술지주 자회사로 2019년 설립됐다. 슈팹 대표 이진규 교수(50)는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에서 식품나노공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특허와 학술논문, 기술이전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 정보통신 진흥원장 표창,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슈팹은 식품이 가지고 있는 식감과 조직감을 구현해 내고자 미세한 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3D 프린팅 등의 기술을 이용해 구현해 낼 수 있다. 특히 대체육과 배양육을 주된 아이템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근섬유체 직조, 덩어리육 제조, 마블링 제조 등의 기술을 가축, 수산물의 세포배양체에 적용해 뛰어난 맛과 질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넥스트 미트’를 탄생시켰다.
이 대표는 기술 개발을 위해 3D 이미징, 초분광 이미징, 생체전기 이미징, MRI, 유한요소법(FEM) 시뮬레이션 등 다차원 데이터를 활용해 육류의 복잡한 마블링 패턴을 해독하고 최적의 미세구조를 설계했다. 넥스트 미트의 개발에는 이화여대의 다양한 융합 연구가 뒷받침됐다. 이화여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인 슈팹과 함께 건축도시시스템공학, 식품생명공학 연구팀이 핵심 기술 연구를 진행했으며 컴퓨터공학 및 인공지능, 신산업융합,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 연구팀이 협력해 기술을 발전시켰다.
넥스트 미트의 주요 기술로는 '푸드럭처(Foodructure)'와 '리오머(Rheomer)'가 사용된다. 푸드럭처는 식품 미세구조의 변형, 회복, 파괴 과정을 담아 구성된 설계 알고리즘이다. 리오머는 3D 프린팅 시 식품의 물성을 조정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복셀(Voxel)’ 단위로 인쇄해 조직감과 맛을 정밀하게 조정하여 제조할 수 있게 한다.
이 대표는 “넥스트 미트는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한우의 안심, 등심, 양지, 제비추리 혹은 연어의 허리 상단 부위처럼 기호도가 높은 부위를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기존 대체육과 차별화되며 진짜 고기에 가까운 식감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식품은 주로 기능성과 영양학적 보강을 주로 관심으로 두고 개발해 왔습니다. 넥스트 미트에는 고기가 가지고 있는 육즙과 쫄깃한 식감의 구현에 중심을 두어 개발되었고 대체 지방 기술을 이용해 건강까지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육류의 맛을 결정하는 마블링 현상까지 설계에 담았습니다. 넥스트 미트는 단순히 맛과 질감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했습니다.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재료를 사용하고 친환경적인 유통 방식을 채택해 고품질 대체육과 배양육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슈팹은 ‘넥스트 미트’로 2025년 CES 혁신상을 받았다. CES 혁신상은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세계를 선도할 혁신 기술과 제품에 수여하는 상으로 ‘CES 최고의 영예’로 불린다.
향후 넥스트 미트는 주로 B2B(기업간거래)에 집중하게 되며, 점차 B2C(기업-소비자거래) 채널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창출된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사업화로 이어 나가기 위해 동 대학 내 기술사업화 팀과 창업지원단 (당시 창업보육센터)의 권유에 힘입어 기업을 세워 보게 됐습니다. 이렇게 이화여자대학교 기술지주 자회사로 시작하게 됐으며 슈팹의 이념에 뜻을 같이해 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설립했습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막막하고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슈팹의 설립이념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함께 해준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난관이 있을 때 물심양면으로 힘을 모아 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슈팹은 이진규 대표와 이남근 개발이사, 오유림 전임연구원 등 현재 총 4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 모두 식품산업과 관련된 오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명의 연구인력을 추가로 증원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세포배양식품협회와 지속가능식품과학기술협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B2B의 형태로 기술과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팹은 이러한 아이템을 인정받아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의 지원을 받도록 선정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19년 12월
주요사업 : 음식료품 연구개발, 의약학 연구개발
성과 : 중소벤처기업부 초기창업패키지 사업(2020), 산학연협력사업(2022),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팁스 R&D(2024),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강소특구 특화성장지원사업(2021), 푸드클러스터 공동기술개발사업(2023), CES 혁신상(2025)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