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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정치…입법 독주 vs 거부권 무한 반복[홍영식의 정치판]

    홍영식의 정치판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안을 6월 30일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해 퇴장한 가운데 일방적으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했다. 민주당은 7월 임시 국회 본회의 상정을 거쳐 처리하기로 하고 대통령실은 재의(거부권) 요구를 시사했다. 이렇게 된다면 야당의 입법 독주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셋째 충돌 국면을 맞는다. 앞서 야당이 주도해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여야 간 이견이 큰 법안이 국회 상임위 과정부터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를 통한 야당의 일방적 처리→본회의 직회부→상정→강행 처리→대통령 거부권 행사→재표결→법안 폐기를 무한 반복하는 것은 타협이 전혀 작동이 안 되는 정치 부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는 의미다. 어떻게든 타협을 통해 균형안을 마련해 내는 게 정치의 요체인데 지금 정치권은 그런 과정이 사라졌고 오로지 극단적 대결뿐이다. 무조건 반대하는 극단으로 정치 피로도 극에 달해여야 모두 책임이 있다. 야당은 정부 여당의 격렬한 반대에도 툭 던져 놓아 버리고 여권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해 버리면서 정치는 실종됐다. 서로가 서로에게 무조건 반기 드는 극단적 행태로 인해 국민의 정치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정치 혐오만 팽배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는 적어도 상대를 인정하는 바탕 아래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상대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니 무한 충돌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합의점을 찾기 위해 치열한 논리 공방과 설득을 벌이는 것 자체가 정치의 과정인데 지금 한국 정치

    2023.07.26 10:56:58

    사라진 정치…입법 독주 vs 거부권 무한 반복[홍영식의 정치판]
  • 너무 가까워도, 멀어도 안 되는 대통령과 여당 [홍영식의 정치판]

    홍영식의 정치판역대 정권의 청와대(요즘 대통령실)와 여당 관계는 묘했다. 군사 정권 시절에야 대통령의 시퍼런 권력에 여당은 말 그대로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 역할에 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이 당 총재고 당 대표는 그 아래인 오너와 고용 사장 관계와 같았다.노태우 정권 초반까지 이런 구조를 유지하다가 1990년 1월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등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탄생하면서 당청 관계에서 변화를 맞았다. ‘총재 노태우-대표 김영삼(YS)’으로 이전과 같은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YS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스스로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왔다”고 했으니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3당 합당 시 작성된 내각제 개헌 각서가 공개되자 대선 도전 의지가 강했던 YS는 당무를 거부하고 마산으로 내려갔다. 노태우 대통령이 YS를 불러 화해했다. 노 대통령이 항복한 셈이 됐고 이때부터 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쥐었고 YS는 대선 주자로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YS도 대통령이 된 뒤 여당 총재를 겸임하면서 당을 지배했다. 하지만 1996년 차기 대선 주자인 이회창 전 총리가 여당에 들어오면서 힘이 당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 전 총리는 YS 임기 말인 1997년 3월 당 대표가 된 뒤 9월 총재에 오르면서 당의 실권자가 됐다. 권력의 추가 ‘임기 초 청와대, 임기 말 여당’으로 쏠리는 것은 대부분의 정권에서 나타났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7명의 대통령 가운데 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5명이 소속 정당을 떠났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는 너무 멀어져도 문

    2023.03.17 09:46:53

    너무 가까워도, 멀어도 안 되는 대통령과 여당 [홍영식의 정치판]
  • 주택 시장의 자기 실현적 예언[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 각종 경제학 교재는 강의나 교재를 보면 공급·수요·균형의 순서에 따라 서술된다. 균형에서는 균형의 이동과 이동 원인 그리고 균형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고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본다.고등학교 경제 교과서나 대학교 원론 수준에서는 그래프와 설명이 주를 이룬다. 가장 쉽고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원 교재 등은 대부분 수학을 기반으로 다루고 있고 풀이도 손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복잡한 경제 모형을 프로그램을 이용해 풀기도 한다. 물론 기존의 복잡한 경제 모형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완해 설명하는 행동경제학과 같은 영역도 존재한다.경제학에는 현실을 가정해 복잡한 모형을 풀다 보면 해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균형이 없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균형이 있을 수도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공급과 수요가 만나 하나의 안정적인 해(solution)를 갖는 경우다. 이 같은 단일 균형이 경제에 나타나면 해석하기 쉽다. 예를 들어 주택 시장에서 적절한 공급에 수요가 대응해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다.하지만 지극히 불안정한 해가 나타날 수도 있다. 어떤 요인이 발생하면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균형이 깨지지 쉬운(fragile) 상태가 될 수도 있다. 2017년 이후 주택 가격 상승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다한 부채, 불확실한 정부 정책의 남발로 인해 주택 가격의 균형이 깨졌다. 즉 약간의 공급만으로도 가격이 안정적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균형이 하나만 있을 필요도 없다. 즉 균형이 여러 개인 복수 균형 또는 다중 균형이 시장에 존재할 수도 있

    2021.09.29 06:00:36

    주택 시장의 자기 실현적 예언[경제 돋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