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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한경

  • 위기관리 못 하면 기업이 붕괴된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과거 리조트 특판 마케팅을 담당했던 한 후배의 이야기다. 리조트에 어느 중학교의 단체 숙박을 알아보는 교사팀이 방문했다. 교사팀은 후배가 안내해 준 장소 이동 경로를 다시 걸어가면서 주요 장소마다 이동하는 시간을 체크하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메모지에 기록했다.당시 교사팀이 갖고 온 노트에는 사고의 위험 요인을 살피는 ‘체크리스트’가 있었다. 리조트에도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었지만 활용되지 않았다.위기의 발생 요인을 찾고 사전 조치, 대응 방안과 절차, 위기관리팀의 책임과 역할 등을 규정해 놓아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힘들게 만들 필요가 없다. 매뉴얼에 기록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조직의 담당자, 조직 문화, 조직의 의사 결정 과정에 매뉴얼 내용이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  잘못된 관행 탈피가 신뢰 회복의 첫걸음2022년 1월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주상복합단지 공사 중 39층 초고층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 근무자 6명이 실종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추가 붕괴의 위험으로 초기 구조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시공을 담당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최고 경영진이 나와 두 차례 사과와 조치 방안을 발표했지만 아직 명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다. 언론을 통해 붕괴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현산의 메시지는 ‘공정을 독촉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전문가들은 입주 일정을 맞추기 위해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하다가 발생한 참사라고 말한다. 무너진 외벽 상태를 보면서 질이 좋지 않은 콘크리트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

    2022.01.22 06:00:11

    위기관리 못 하면 기업이 붕괴된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위생 불량 논란’ 기업들이 간과한 것들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지난 9월 A사의 비위생적인 공장 제조 설비 상태가, 11월에는 연매출 400억원이 넘는 B사의  비위생적인 제조 현장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두 사건의 공통점은 모두 직원이 공장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는 것이다. 두 회사의 첫째 메시지는 영상 제보자에 대한 공격이었다.A사는 “제보자로 추정되는 직원이 고의성을 가지고 이물질을 제품 반죽에 투입하는 모습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식품 테러에 해당하는 행위이며 계획적인 소행으로 추정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B사는 “과거 근무했던 직원이 불미스러운 퇴사로 앙심을 품고 악의적으로 제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보자 공격, 책임 회피 논란 야기제보가 사실이 아니라는 회사의 메시지는 “비위생적인 제조 공정이 의심스럽다”는 소비자의 인식을 불식할 수 없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공격자(제보자)’를 ‘공격’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기 쉽다.기업에 억울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만 나쁜 일이 발생하면 외부 사람들은 그 책임을 우선 일이 발생한 기업에서 찾기 마련이다. 기업이 어떤 처신을 보여주는지가 대중의 나쁜 감정이나 분노에 영향을 미친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회사의 제조 시설을 찾아가 위생 상태를 조사하고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다수 발견했다. 제보자를 공격함으로써 두 회사가 얻은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었다.기업은 공격자의 문제 제기에 부정적인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고 분명히 대응하자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상황을

    2021.11.30 09:22:20

    ‘위생 불량 논란’ 기업들이 간과한 것들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위기 속 잘못된 결정을 하는 5가지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 위기에 직면한 기업의 대응을 보면서 ‘회사 리더가 왜 저런 의사 결정을 할까’ 의문이 생기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자기 같으면 저렇게 하지 않을 텐데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당신도 위기가 발생하면 유사한 의사 결정을 할 여지가 크다. 그렇게 되는 5가지 이유가 여기 있다.첫째, 에릭 데젠홀은 저서 ‘유리턱(GLASS JAW, 2015년)’에서 ‘기다리고 보자’는 의사 결정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업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끝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우선 기다리자고 누구도 결정하지 않았지만 그냥 그렇게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이런 사고방식은 부정·회피·포기·편의주의라는 네 가지 중대한 문제를 일으킨다. 이것은 일종의 사문화된 관습이다. 위기가 발생하면 원인을 분석하려는 사람과 책임을 묻는 사람, 대응을 고민하는 사람과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으로 나눠진다.앞의 두 가지는 사실 위기 당시엔 불필요하다. 그런데 위기가 발생하면 앞의 두 가지를 찾느라 회의가 4시간이 되고 8시간이 된다. 평소의 조직 문화가 위기관리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둘째, 평상시 위기에 대비할 의지가 없다. 화재 진압용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예산 1억원을 산출해 승인 받는 과정은 쉽다. 이것은 물건이고 눈에 보인다. ‘화재’라는 리스크도 머릿속에 그려진다.하지만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리스크 요인은 이론적으로 알겠지만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현재만을 중시하며 현재에서 멀어질수록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여기는 심리를 경제학자들은 ‘하이퍼블릭 할인율’이라고 부른다.위

    2021.09.13 06:00:47

    위기 속 잘못된 결정을 하는 5가지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위기에서 조직을 구하는 ‘가상 접근법’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공장 밖에서 수송 차량의 사고로 화학 물질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약 1000갤런이 주변 강 아래 제방에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주변 5km 이내 지역 주민들이 위험한 상황이다. 수송 차량에 부식이 있었다고 한다.”위기 리더십 워크숍을 진행할 때 이처럼 회사와 관련된 위기 시나리오를 만들어 제시해 본다. 지금 이런 상황을 보고 받는다면 가장 먼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묻는다. 임원은 “우리에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 관리 체계가 그만큼 잘 갖춰져 있다”고 말한다. 리스크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위험 발생 요인도 충분히 관리하고 있다는 말이다.이는 분명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또 다른 문제다. 절대로 발생할 수 없는 일이 실제 발생했을 때 그 영향은 더욱 예측할 수 없다. 리스크는 ‘화학 물질의 유출’ 하나인데 그것이 미치는 피해 범위, 희생자, 지역 사회와의 관계, 개입하는 이해관계인 속성, 원인과 결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 의사 결정에 고려해야 할 변수는 수십 가지다.  가상의 시나리오로 위기관리 체계 점검해야2001년 가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에 비행기 테러가 일어나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사건이 수습된 후 ‘9·11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당해 봄과 여름 미국 정보 기관들은 알카에다가 엄청난 사건을 계획 중이라고 강하게 경고하는 보고를 지속적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당시 위원회는 시스템의 경고등이 빨간색이었는데 왜 대처하지 못했는지 정보 기관 책임자에게 물었는데 그는 “그 정보는 ‘가상(假想)’이었기

    2021.08.30 06:01:05

    위기에서 조직을 구하는 ‘가상 접근법’ [강함수의 레드 티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