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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트럴파크 산책에 붙은 836억원 청구서[안재광의 천만의 동네]
경의선숲길을 자주 걷습니다. 공원이 처음 문을 연 무렵부터 그랬습니다. 그때 심은 나무들은 어른 키높이쯤 되는 묘목이었습니다. 지금은 고개를 들어야 끝이 보입니다. 봄이면 이 나무들이 목련, 벚꽃, 산수유 꽃을 피웁니다. 여름이면 짙은 녹음이 뜨거운 볕을 가려줍니다. 아침저녁으로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달리기하는 사람들에게는 ‘러닝 성지’로 불립니다. 요즘은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습니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단체관광객이 줄지어 걷는 모습도 낯설지 않습니다. 길 양옆으로 카페와 식당, 아이스크림 가게가 들어서면서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가 됐습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곳을 ‘연트럴파크’라는 이름으로 소개합니다. 지난해에만 674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10여 년 전 이 일대는 마포에서도 가장 낙후된 동네에 속했습니다. 경의선 철길이 지상으로 지나가던 시절 공덕과 대흥, 서강대 앞, 연남동은 대표적인 ‘비선호 주거지’였습니다. 철길이 동네를 동서로 갈랐습니다. 기차가 지날 때마다 소음과 분진이 날렸습니다. 철길에 붙은 집일수록 값이 쌌고 동네는 낡아갔습니다. 용산 효창공원 쪽 사정도 비슷했습니다. 공원이 들어서자 땅값부터 움직였습니다. 연남동 단독주택과 상가 매매가는 공원 개방 직후인 2016년 3.3㎡당 2837만원에서 2018년 4455만원으로 2년 새 57%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망원동 상승률(36%)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공원에 붙은 연남동 일대는 64% 뛰었습니다. 아파트값도 이 길을 따라 올랐습니다. 대흥동과 염리동 일대 철길변 낡은 주택가는 재개발을 거쳐 마포의 새 인기 주거지가 됐습니다. 올 2월에는 공덕동에서
2026.07.11 04: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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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싸게 누리는 사치[안재광의 천만의 동네]
지난해 여름 일본 도쿄로 출장을 갔습니다. 지하철을 탔는데 두 가지에 놀랐습니다. 하나는 요금. 한 번 타는 데 200엔이 넘었습니다. 우리 돈 2000원에 가까웠습니다. 요즘 ‘일본은 싸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한국보다 교통비는 비싸더군요. 또 하나는 환승. 지하철에서 내려 신칸센으로 갈아타려는데 회사가 다르다는 이유로 개찰구를 한 번 나갔다가 표를 새로 끊어 다시 들어가야 했습니다. 역 안에서 한참을 헤맸습니다. 비싼 데다 불편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와 늘 하던 대로 교통카드를 찍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제야 평소 한 번도 의식하지 못했던 사실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중교통을, 세계에서 가장 싼값에 타고 있었습니다. ◆원가의 절반만 내고 타는 지하철서울 지하철 요금은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저렴한 축에 듭니다. 기본요금은 1550원입니다. 파리는 2.5유로로 4000원쯤 됩니다. 뉴욕은 한 번 탈 때 2.9달러, 약 4500원입니다. 런던은 더 비쌉니다. 도심 구간을 오이스터카드로 타도 2.8파운드, 5500원을 넘깁니다. 서울의 3.5배입니다. 우리보다 소득이 낮은 나라의 도시와 비교해도 저렴합니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는 기본요금이 3위안, 우리 돈 700원 안팎이지만 거리에 따라 요금이 붙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나라의 도시와 견줘도 서울의 요금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가격만 싼 것도 아닙니다. 깨끗한 시설, 촘촘한 노선, 분 단위로 들어맞는 정시성, 스크린도어 같은 안전 설비, 다국어 안내와 무료 와이파이까지. 품질로 따지면 세계 최상위권입니다. SNS에는 외국인이 서울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치켜세우는 영상
2026.07.01 12: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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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팔아 왜 손해 보는데…손해보험사 ‘실적 미스터리’ [안재광의 대기만성's]
한국인들에게 보험은 단순한 금융 상품 이상의 복합적인 감정을 떠오르게 합니다. 저 역시 어머니의 지인 분 권유로 가입했던 보험이 몇 개 있었습니다. 순전히 아는 분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들었던 것들인데 시간이 지나 크게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해약하거나 다른 상품으로 갈아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이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가족이나 친척, 혹은 지인의 권유 탓에 어쩔 수 없이 가입하고 매달 적지 않은 보험료를 내는 상황 말입니다. 그럴 때마다 보험사는 참 쉽게 돈 번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가입을 권유한 분에게 수수료를 주고도 회사는 큰 수익을 남겼으니까요. 게다가 보험은 늘 어려웠습니다. 각종 전문용어부터 특약 조건까지. 보험설계사의 설명을 따라가기조차 벅찼습니다. 일반인 중에 이러한 약관에 대해 잘 이해하고 가입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그래서 보험은 전형적으로 판매자가 정보를 독점하고 소비자는 끌려갈 수밖에 없는 ‘판매자 정보 우위’ 시장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소비자는 속된 말로 ‘호구 잡혔다’는 느낌이 강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들 실적을 들여다보면 ‘호구’는 금융 소비자가 아니라 오히려 보험사인 듯합니다. 이익이 급감하고 자동차보험 같은 일부 상품에선 수천억원의 손실까지 기록 중입니다. 대체 보험 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팔수록 손해 보는 자동차보험보험사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자동차보험입니다. 의외지 않나요. 자동차보험은 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법적으로 반드시 가입해야 하
2026.03.21 1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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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兆 재고 산더미…전 세계가 술 끊는다 [안재광의 대기만성's]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에 이를 전망입니다. 한국은행은 공식적으로 1.8%를 제시했는데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이보다 높은 2.1%로 보고 있습니다. 1%에 불과했던 작년보다 경제성장률이 두 배가량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실제 경제의 선행 지표라 할 수 있는 주가가 먼저 반응하고 있습니다. 2월 24일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는 5900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기가 풀리면 수혜를 보는 업종이 있죠. 대표적인 게 주류 산업인데요. 과거에는 요즘 같은 ‘불장’일 때, 혹은 경기 호황기 때 주요 상권이 들썩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고 해요. 서울과 경기뿐 아니라 전국의 주요 상권, 유흥가가 썰렁하다고 합니다. 하이트진로 실적만 봐도 이런 사실이 나타나는데요. 이 회사의 작년 4분기 매출은 9% 넘게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도 4분기에 적자를 냈습니다. 이 회사의 맥주 매출은 내수 시장에서 31%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술 자체를 멀리하는 ‘헬시 플레저’, ‘노 알코올’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영향입니다. 주류 산업에 불어닥친 ‘한파’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다시 회복할 가능성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세계적인 주류 소비 감소주류산업의 위기는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국내 주류 업계만의 문제는 아니죠.예컨대 캐나다 몰슨과 미국 쿠어스가 합병한 몰슨쿠어스 매출은 작년 4분기에 2.7% 감소했고 세전 이익은 23.1% 급감한 2억663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몬델로 맥주로 유명한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도 2026 회계연도 3분기(2025년 9~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줄어
2026.03.11 1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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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 지고 하이 주얼리 뜬다…'찐부자'들이 보석으로 향하는 이유[안재광의 대기만성's]
해외 주요 명품 브랜드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LVMH의 작년 매출은 808억700만 유로(약 139조 원)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습니다. 그 전년에도 매출이 1.7% 줄었는데 매출 감소율이 더 가팔라졌습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또한 112억2200만 유로로 13.3%나 급감했죠. 매출의 47%를 차지하는 패션·가죽 제품 부문 매출이 기존 약 410억 유로에서 377억 유로로 8%나 떨어진 게 뼈아팠습니다. 쉽게 말해 루이비통, 디올 핸드백을 요즘 사람들이 잘 안 산다는 의미입니다.구찌, 입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등을 보유한 케링그룹도 비슷한데요. 가장 최근 실적인 작년 3분기 기준 매출이 약 34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0%나 줄었습니다. 특히 주력 브랜드인 구찌의 부진이 두드러졌는데요. 3분기 매출이 1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사실 명품 브랜드의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습니다. 가격을 끊임없이 올리면서 사실상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인상을 심어줬거든요. 대표적인 게 샤넬입니다. 대표 모델 중 하나인 ‘클래식 맥시 핸드백’은 현재 국내에서 2033만원에 팔리고 있는데 이 백의 2020년 말 가격은 1014만원이었습니다. 5년 새 두 배나 올린 겁니다. 샤넬 실적은 가장 최근 공개된 게 2024년인데 이 해 매출이 약 186억 유로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은 30.1%나 급감한 44억 유로였고요.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모든 명품이 다 위기를 겪고 있는 건 아닙니다. 잘 팔리는 명품도 있는데요. 리치몬트가 대표적입니다. 이 회사의 작년 3분기(10~12월) 매출은 64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습니다.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는 까르띠에, 반클리프아펠 같은 ‘하이 주얼리&rsqu
2026.02.23 07: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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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였는데…K-면세점 신화는 어떻게 무너졌나 [안재광의 대기만성's]
한국 면세점이 현재 생존을 걱정해야 할 만큼 최악의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주요 면세점 네 곳 가운데 세 곳이 지난해 적자를 냈습니다. 3분기 누적 기준 신라의 영업 손실액은 267억원에 달했어요. 같은 기간 신세계는 94억원, 현대는 19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롯데가 유일하게 흑자를 냈는데 장사를 잘해서가 아니라 희망퇴직을 받고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 거둔 구조조정의 결과였어요. 문제는 전년도인 2024년에도 적자였다는 겁니다. 롯데는 그해 1000억 원 넘는 창사 이래 최대 손실을 냈고 신라, 신세계, 현대 또한 수백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습니다.그럼 세계 면세점 산업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가 하면, 또 그렇진 않았어요. 세계 최대 면세점인 스위스 아볼타는 작년 3분기 누적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0억6500만 스위스프랑, 약 1조6500억원에 이르렀어요. 3위 프랑스 라가르데르도 비슷했어요. 작년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인 16억9500만 유로, 2조5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요약하면 한국 면세점은 일시적인 부진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겁니다. 한때 세계 최정상을 넘봤던 한국 면세점에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독특한 사업모델 시내 면세점한국 면세점의 강점은 시내 면세점에 있었습니다.롯데의 경우 국내외에서 22개 매장을 현재 운영 중인데 명동본점 매출이 압도적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명동본점 한 매장에서만 매출을 연 4조~5조원씩 올리기도 했어요. 현재 롯데면세점 전체 매장에서 올리는 매출보다도 많았습니다. 신라도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같은 곳에 입점해 있기도 하지만 주력 매장은 단연 서울 장충동 신라
2026.02.02 09: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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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객실·타이어 팔아 비행기 띄운다…대기업들의 LCC 치킨게임[안재광의 대기만성's]
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수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2026년 1월 4일 기준 23만9530명에 이르렀는데요. 이건 2019년 8월 4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23만4171명을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작년 상반기 기준 3636만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했는데 연간으론 7100만 명에 달했던 2019년과 비슷했거나 더 많았던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요.요즘 공항이나 비행기가 말 그대로 북새통입니다. 특히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 주요 도시는 주말엔 티켓 구입조차 어렵고 평일에도 거의 다 채워서 다녀요. 도쿄 왕복 항공권이 40만~50만원을 훌쩍 넘기는 일도 있고요.그럼 항공사들이 떼돈을 벌고 있을 듯한데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생존의 기로에 섰을 만큼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 사람들이 많이 타는 저비용항공, LCC 사정이 심각합니다. 국내 9개 LCC 전부 지난해 적자를 냈을 정도였어요. 사람들이 타면 탈수록 손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LCC는 사실상 부도 위기에까지 몰렸을 정도입니다. LCC 산업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봤어요.◆눈덩이 적자에 자금난국내 상장 LCC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총 4곳입니다. 이 회사들은 분기 단위로 실적을 내놓기 때문에 가장 최근 수치를 볼 수 있어요. 실적은 참담합니다.업계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3개 분기 동안 적자가 1294억원이나 발생했어요. 전년 동기에는 1200억원가량 이익을 냈었는데 1년 만에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것이죠. 티웨이항공은 이 기간 2000억원 넘는 손실을 냈어요. 이 4곳 중 유일하게 에어부산만 5억원 흑자를 냈는데 이것도 3분기만 떼어 놓고 보면 285억원 적자였습니다.장사가 너무 안 되는 것인가 하
2026.01.19 08: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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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LG 제친 시총 8.6조의 비밀…에이피알이 설계한 ‘뷰티 생태계’
30대 중반의 나이에 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SKY 대학’을 졸업했으며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수백억원짜리 집을 사고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를 보유하고 있는 ‘만찢남’이 있습니다. 이 만화 같은 프로필의 주인공은 에이피알의 김병훈 대표입니다. 김 대표는 재벌 2세도 아니고 코인으로 대박을 터뜨린 것도 아니었어요. 여러 번 창업을 한 끝에 2014년 세운 에이피알이 10여 년 만에 국내 최대 뷰티 기업으로 올라섰고 이 덕분에 김 대표도 성공의 결실을 거둔 것이었죠.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2025년 12월 26일 종가 기준 약 8조6000억원으로 7조원에 다소 못 미친 아모레퍼시픽이나 4조원 안팎인 LG생활건강을 크게 앞섰어요. 물론 단순히 운이 좋아 대박을 터뜨린 건 아니었습니다. 기존 뷰티 기업과는 전혀 달랐던 에이피알의 성공 신화는 어떻게 쓰여졌을까요. ◆7번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김병훈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중학교 2학년 때 겪은 한 ‘사건’에서 비롯됐어요. 아버지가 사내 정치의 희생양으로 해고당한 뒤에 2년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었죠. 실력과 관계없이 다른 사람에 의해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낀 소년은 그때 결심했어요. “내 운명을 남의 손에 맡기지 않겠다”고요. 그러곤 창업을 결심했어요. 연세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뒤 미국 교환학생 시절 곧장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죠. 당시 김 대표는 ‘블루오션 전략’에 매몰돼 있었어요.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크게 성공한다는 게 이 전략의 핵심이었어요. 김 대표는 알람 앱, 헌팅
2026.01.15 0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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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0만 명 정보 다 털린 뒤 드러난 쿠팡의 민낯 [안재광의 대기만성]
이번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으셨을 겁니다. 단순히 내 정보가 털렸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지난 10여 년간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쿠팡이란 기업이 그 화려한 성장 이면에 어떤 문제를 감추고 있었는지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국민적인 실망을 넘어 국민적인 분노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인데요. 어떤 점이 특히 충격적이었는지 짚어봤습니다. ◆아마존·구글 지향한다더니…무엇보다 스스로를 ‘테크 기업’이라 정의해 온 쿠팡의 허술한 기술 보안 실태입니다. 쿠팡은 창업 초기부터 자신들은 단순한 유통사가 아니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테크 컴퍼니’라는 것이었죠. 실제로 쿠팡이 물류 인프라만큼이나 강조했던 것이 바로 AI(인공지능)와 데이터 기술이었습니다. 수천 명의 개발자를 채용했고 이들의 기술력이 로켓배송을 가능케 했다고 자부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쿠팡이 말하는 ‘기술’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것인데요. 중국인 전직 직원이 정보를 빼돌리는 데 사용된 ‘보안키’가 무려 3년 넘게 방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IT업계나 금융권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통상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 특히 금융사는 망 분리는 물론이고 부서 간 엄격한 ‘파이어월(방화벽)’을 구축합니다. 개발자라 하더라도 접근 권한을 최소화하고 주기적으로 보안키를 갱신하
2025.12.21 0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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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 이후 정유경 회장이 그리는 신세계 [안재광의 대기만성's]
올해 6월 데뷔한 혼성 아이돌 그룹 ‘올데이프로젝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죠. 데뷔곡 ‘페이머스’는 국내 음악차트 1위, 음악방송 순위 1위에 오른 것뿐 아니라 빌보드 글로벌 200 안에도 들었어요. 12월에는 첫 미니앨범도 발표합니다. 멤버들 모두 실력이 뛰어나고 음악도 잘하는데요. 유독 한 사람이 주목받고 있어요. 바로 ‘재벌돌’로 불리는 애니, 문서윤입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장녀죠. 애니는 TV 예능에도 출연해 사람들이 듣기 힘든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삶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딸과는 반대로 애니의 엄마인 정유경 회장은 그림자처럼 움직이죠. 정 회장은 재계에서 유명한 ‘은둔의 경영자’입니다. 공식 석상에 서는 법이 거의 없고 한남동 자택에서 조용히 보고를 받으며 경영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조용한 엄마가 딸이 춤추는 무대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한 ‘판’을 짜고 있다는 점입니다. 백화점을 넘어 도시 전체를 바꾸는 ‘부동산 디벨로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신세계가 발표한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 복합개발 청사진이 그 신호탄이죠. 정유경 회장은 오빠인 정용진 회장과 갈라서는 계열분리를 이미 공식화한 지 오래인데요. 계열분리 이후 어떤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요. ◆강남 부동산 개발로 돌파구 정유경 회장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의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을 알아야 합니다. 정유경 회장은 외모부터 성향, 경영 스타일까지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고 하죠. 이명희 회장은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2025.12.05 10: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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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와 동서식품이 던지는 생존의 교훈 [안재광의 대기만성's]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코카콜라 주식을 사랑한 것은 잘 알려져 있죠. 버핏 회장은 1988년부터 코카콜라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해 총 13억 달러를 투자해 4억 주가량을 확보했는데 이 지분의 가치는 현재 약 280억 달러에 달합니다. 또 연간 8억 달러 이상의 배당금도 받고 있어요. 코카콜라는 버핏 회장의 투자 철학을 한마디로 담고 있어요. 탄산음료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고 사업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예측 가능한 데다 현금 창출 능력도 뛰어납니다. 그런데 한국에도 코카콜라와 비슷한 기업이 있어요. 이 회사는 믹스커피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고 사업 구조 또한 간단해서 사업의 불확실성도 비교적 낮아요. 또 코카콜라처럼 이익을 따박따박 매년 잘 내고 있고요. 여기에 사람들이 끊기 어려운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소비를 하는 탄산과 커피란 특징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버핏 회장이 한국 사람이었다면 코카콜라 대신에 이 회사 주식을 아마도 사지 않았을까요. 이번 주제는 ‘조선의 코카콜라 동서식품’입니다. ◆전설의 월급쟁이, 커피제국 일궈커피는 1970년대에 들어서기 이전까지 한국에서 낯선 음료였어요. 다방에서 마시는 비싼 기호식품이었죠. 일반 가정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신다는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이었어요. 바로 그때 인스턴트 커피라는 새로운 문화를 한국에 뿌리내리게 만든 기업이 등장합니다. 바로 동서식품입니다. 시작은 부도 위기와 함께였어요. 1968년 설립된 동서식품은 미국 제너럴푸즈(현 몬델리즈)와 손잡고 인스턴트 커피 ‘맥스웰 하우스’를 생산했어요. 하
2025.11.23 11: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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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음식배달은 왜 하는데…신한은행 ‘땡겨요’ 하는 진짜 이유[안재광의 대기만성's]
음식배달앱 ‘땡겨요’가 ‘요기요’를 제치고 3위에 올랐습니다. 요기요는 한때 배달의민족과 함께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을 양분했던 ‘강자’입니다. 그런 요기요를 2022년 초에 정식으로 시작한 땡겨요가 제낀 건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음식배달 시장은 코로나 사태 때 폭발적으로 커진 뒤 성장이 둔화됐는데요. 땡겨요는 예외였습니다. 올 1월만 해도 80억원대 수준이었던 결제액이 7월 300억원, 8월 400억원을 차례로 처음 넘기며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강원도에선 점유율이 7%에 이르렀어요. 더 놀라운 건 땡겨요 앱을 신한은행이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 시장에선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같은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이 버티고 있죠. 그동안 숱한 도전자들이 있었지만 신한은행 이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신한은행은 배달 앱 사업에 뛰어들었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성과를 냈을까요.◆착한 배달 플랫폼 내세워 3위로 도약신한은행이 ‘땡겨요’를 처음 선보인 건 2020년이었습니다. 당시는 시범 서비스였고 정식 출시는 2022년 1월이었어요. 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국내 음식배달앱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였죠. 코로나가 터졌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의 일상이 정지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급격하게 늘었어요. 이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산업이 바로 요식업이었습니다. 회사에서 회식은 사라졌고 혼술과 혼밥은 일상이 됐습니다. 음식배달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졌어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10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게 코로나가 터진 2020년 17조원대로 껑충 뛰었고 2021년엔 26조원을 넘겼습니다. 배달
2025.11.07 10: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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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귀환 바라보는 LG전자, 전장사업에서 반전 계기 만들까 [안재광의 대기만성's]
삼성전자가 돌아왔습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이 3년 만에 처음 12조원을 넘었고 매출은 사상 최초로 8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주가도 10월 중하순 기준 올 들어 80%가량 올랐어요. 시가총액은 600조원을 바라보고 있죠. 모두가 ‘왕의 귀환’을 반기고 있는 이때 씁쓸하게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한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LG전자입니다. 한때 삼성전자의 라이벌로 불렸던 LG전자는 현재 삼성전자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실적은 추락하고, 위상은 떨어지고, 경쟁력은 뒤처지고 있습니다. 그 영향에 만 50세 이상 또는 저성과자를 상대로 희망퇴직까지 받는 상황에 처했죠. 2020년 말 기준 3만9000여 명에 달했던 임직원 수는 올 6월 말 기준 3만5000여 명까지 감소했어요. 삼성전자는 분기당 10조원 이상 이익을 내지만 LG전자는 1조원도 못 내고 있고 연간으로 해도 올해 2조원대에 그칠 전망입니다.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40분의 1도 안 될 만큼 이제는 비교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입니다. LG전자는 어쩌다 이런 상황에 이른 것일까요.◆중국에 치이고 관세에 멍들어 LG전자가 궁지에 몰린 이유는 중국 기업의 부상 탓이 컸어요.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TV 부문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TV가 속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본부는 올 3분기에만 2000억원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됩니다. MS사업부는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분기당 1000억원 넘는 이익을 가져다 준 ‘알짜’였어요. 하지만 TCL, 하이센스, 샤오미 같은 중국 업체들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면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이미 LG전자, 삼성전자를 앞질렀어요. 특히
2025.10.26 10: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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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떨어졌다' 듣던 롯데는 어떻게 하노이 ‘핫플 메이커’가 됐나 [안재광의 대기만성's]
롯데가 요즘 잘되는 게 별로 없죠. 연간 수조원씩 이익을 냈던 주력 계열사 롯데케미칼이 코로나 사태 이후 대규모 적자를 수년째 이어가고 있고 롯데마트나 롯데슈퍼 같은 유통 사업도 쿠팡에 밀려 힘을 못 쓰고 있습니다. 한때 세계 1위를 넘봤던 롯데면세점은 현상 유지조차 힘들고요. 심지어 희망을 걸었던 야구마저 ‘가을야구’가 불투명합니다.그런데 이런 롯데가 해외에선 ‘의외로’ 잘하는 것도 있어요. 베트남 하노이에 2023년 문을 연 초대형 복합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대표적인데요. 하노이의 ‘핫플’이 됐다고 합니다. 개장 초반이고 롯데가 좀 과장해서 홍보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요. 많은 유통 전문가들이 “굉장히 트렌디하다”거나 “한국 롯데보다 더 잘해놨다”는 의견을 내놨어요.결정적으로 롯데가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같은 걸 베트남에 2~3개 더 짓겠다고 얼마 전에 발표했어요. 잘된다는 결정적 증거이죠. 롯데는 요즘 안되는 사업에 투자할 겨를이 없어요. 신동빈 회장은 작년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은 타사에 부탁하는 게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어요. 안되는 사업은 억지로 붙잡고 있지 않고 잘되는 사업에만 투자하겠다는 의미였어요. 한국과 달리 해외, 특히 베트남에서만큼은 롯데가 미친 존재감을 보이고 있어요. 그 비결이 당연히 있습니다. 위기의 롯데가 해외에서 찾은 해답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알아봤어요.◆과감한 포기, 그리고 선택과 집중사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짓기 전엔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많았어요. 하노이 도심
2025.09.25 16: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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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올랐던 롯데관광개발, 어떻게 카지노 제왕 자리에 올랐나 [안재광의 대기만성's]
롯데관광개발의 ‘제주드림타워’가 국내 카지노 시장을 평정했습니다. 2025년 7월 기준 월간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90%나 증가한 434억원에 달했는데요. 이는 국내 16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가운데 가장 많은 겁니다. 기존 1위 파라다이스시티의 7월 매출 404억원을 제쳤어요. 물론 파라다이스는 파라다이스시티뿐 아니라 서울 워커힐호텔과 부산, 제주에도 업장을 운영하고 있어 총합으로 하면 드림타워보다 크긴 합니다. 하지만 단일 업장 기준이라 해도 파라다이스가 1위 자리를 내준 건 충격이죠. 왜냐하면 제주드림타워는 2021년 개장한 신생 카지노인 데다 처음 세워질 때만 해도 이렇게 잘될 것으로 예측한 사람이 많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대부분은 곧 망할 것이라고 했어요. 회사 덩치에 비해 과도하게 빚을 끌어다 썼고 이 빚을 갚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빚은 지금도 많아요. 하지만 지금은 망한다는 쪽보다는 잘될 것으로 기대하는 쪽이 더 많아요. 롯데관광개발의 극적인 회생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용산 역세권 개발 무산 후 파산 위기1971년 ‘아진관광’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1978년 롯데에 인수되면서 ‘롯데관광개발’이 됐어요. 하지만 1982년 계열 분리를 했고 그래서 현재는 롯데와 아무 관련이 없어요. 그럼에도 아직까지 ‘롯데’란 상호를 쓰는 이유는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의 아내 신정희 씨가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여동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김기병 회장은 신격호 회장의 매제가 됩니다. 신동빈 현 롯데 회장의 고모부이기도 하고요. 혈연 관계에 있다고 해서 롯데와 사이가 원만한 것은 아니었어요
2025.09.08 08: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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