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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 상무 사건’ 같은 명성 리스크, 어떻게 관리할까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어떤 기업 임원이 미국으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라면이 익지 않았다고 승무원에게 폭행을 가해 미국 사법 당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 이른바 ‘라면 상무 사건’이다. 이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세상에 알려져 기업은 사과했고 해당 임원은 해고됐다.이처럼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때 분노를 유발하고 나쁜 감정이 형성돼 비난 여론이 커질 수 있는 일련의 사건을 ‘명성 리스크’라고 말한다.비도덕적 또는 범죄적 행위의 폭로, 제품 리콜, 서비스 불만, 산업 재해, 사회적 감수성 위반 등은 과거와 달리 이제 고객 관심의 한가운데에 있다.일각에선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기삿거리를 찾는 온라인 미디어, 전 국민이 1개 이상은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언제 어느 곳에서나 촬영하고 녹음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능 등이 명성 리스크를 키운다고 말한다. 알려질 수 없는 사건을 알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명성 리스크 관리의 본질이 아니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고 알려지게 된 경로를 탓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명성 손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 관점은 ‘브랜드’ 관리의 전통적인 시각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기업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한 광고 전략,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고객 관계 관리 등의 측면에서 명성 관리를 살피고 조직 내부의 위험 관리, 위기관리 차원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평상시 위험 요인을 진단, 평가하지 않게 되고 결국 명성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대응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게 된다.명성 손실을 가져오는 사

    2022.04.29 17:30:01

    ‘라면 상무 사건’ 같은 명성 리스크, 어떻게 관리할까 [강함수의 레드 티밍]
  • 기업이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 “공장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보고되는 내용만으로 조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어도 현업에서 무엇을 신속하게 알아봐야 하고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즉각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위기 의사 결정을 위해 위기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정보가 수집돼야 하는데 해당 부서에서 가져오는 정보를 바로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2022년 한 기업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 회의를 주재한 리더가 한마디를 시작한 후 각 부서의 팀장들이 지난번 겪은 위기 대응 과정에서 힘겨웠던 경험을 쏟아냈다.위기가 발생하면 조직 내부에는 어떤 일들이 생길까. 무엇을 보고해야 하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직 내부에서 위기에 직접 대응하고 담당하는 사람은 혼란 그 자체가 된다.리콜을 결정하고 고객에게 대응하는 직원부터 수시로 울리는 언론의 취재 전화, 소셜 미디어 채널에 비난 댓글이 몇 백 개씩 올라오는 것을 보는 마케팅 담당자, 유통망이나 고객사의 컴플레인을 받는 담당자, 정부 감독 기관에서 오는 상황 보고 연락까지 평상시 접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만약 자신이 담당자라면 어떤 심정일까. 대응 과정에서 실수하면 그 책임을 본인이 져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런 심리적 태도가 형성되면 위기 대응 과정에서 침묵과 수동적 대응 태도를 갖게 된다.  반복적 훈련과 내부 프로토콜 구축 필요사실 경험하지 않으면 예측하기 어렵다. 위기 상황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상황 정보와 맥락 정보가 적절하게 올라와야 한다. 위기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할 것, 이미 알고 있는 것, 알

    2022.01.14 17:30:13

    기업이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철통 같은 사전 준비에도 틈새는 있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위기관리에서 위기 대응보다 사전 준비를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성공적 위기 대응을 위한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은폐, 늦장 대응, 화를 부른 사과, 희생자 무시, 지속적인 부정적 기사 보도, 주가 하락, 운영 업무 마비, 감독 기관의 개입 등 위기 사건·사고 발생 후 나타나는 결과물들은 사건·사고의 위험 수준과 비례하지 않고 사전 준비의 정도와 상관관계가 있다.팀장을 포함한 C레벨들이 2시간짜리 관련 강의를 들으면 위기관리에 대한 사전 준비가 완료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아직도 많다. 기업들은 위기관리 사전 준비 강의를 요청하며 “새로운 사례를 통해 배우고 싶다”고 한다.위기관리 사전 준비는 학습(學習) 중 ‘습(習)’에 더 높은 비율을 둬야 한다. 즉 ‘익히는 것’이다. 다른 기업은 어떻게 했는지 살피고 찾아 그 사례를 새롭게 듣는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반복적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통해 습관처럼 익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위기는 회색지대에서 발생위기는 지금 발생한 것이 유일한 사례라는 말이 있다. 유사한 사건이라도 그 사건이 미치는 영향은 매 순간 다르다. 위기관리 사전 준비는 모든 사례에 대비한다는 것이 아니다. 조직 내부의 정보를 취합하고 적절한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신속하고 명확하게 정립하는 것이다.언제나 위기는 흑과 백의 경계, 즉 ‘회색지대’에 있다. 법적 책임에서는 벗어나 있어도 여론과 상황적으로 볼 때 기업의 처신은 달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어떤 사회적 맥락이 형성돼 위기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 특정 이해관계인의 사옥 앞에서 시위가

    2021.12.31 17:30:11

    철통 같은 사전 준비에도 틈새는 있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 ‘혁신의 아이콘’ 카카오가 위기에 빠진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 카카오는 지난 9월 정치권에서부터 언론, 주주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회사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한다는 비판이었다.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우량주로 평가받던 카카오의 주가는 급락했다. 더구나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에 김 의장의 두 자녀가 재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경영권 승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우월적 지위 남용’, ‘공정 경쟁과 상생’, ‘자산가의 의무와 책임’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정치적 어젠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2013년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이후 적절한 대응과 지속적인 기업 명성을 관리하지 못한 남양유업의 지금을 생각하면 이해관계인 대상의 명성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는 인식 버려야명성 관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명성의 본질을 명확히 살펴야 한다. 첫째, 명성은 당신이 인식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명성은 당신이 자신을 생각하고 평가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진실되고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따라서 ‘우리는 그렇지 않은데 왜 이상하게 평가하지’라는 생각에서 명성 관리를 본다면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 보여주고 있는 것과 다른 모습으로 이해관계인이 이해하고 인식한다면 그 원인과 이유

    2021.10.04 06:00:39

    ‘혁신의 아이콘’ 카카오가 위기에 빠진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 환율 변동의 리스크를 잡아라…코로나19 시대 환리스크 관리 전략은

    [장동한의 리스크 관리 ABC] 남대문 시장, 부동산 시장, 주식 시장, 중고차 시장, 컨설팅 시장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시장은 종류도 많고 크기도 다 다른데 세상에서 제일 큰 시장은 무엇일까. 24시간 열려 있고 하루에만 6조 달러(약 6726조6000억원) 넘게 거래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시장, 바로 외환 시장이다. 막대한 거래량과 전 세계의 엄청난 수의 거래자를 생각해 볼 때 외환 시장은 대표적으로 ‘효율적인 시장&rsquo...

    2021.05.13 06:58:01

    환율 변동의 리스크를 잡아라…코로나19 시대 환리스크 관리 전략은
  • ‘에너지 보고’ 텍사스의 에너지 위기

    [리스크 관리 ABC]필자는 미국에서도 춥다고 하는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10여 년 가까이 살았다. 때때로 마주쳤던 폭설과 강추위 속에서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전기 공급 덕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기는 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하는데 강추위 속의 정전은 말 그대로 ‘킬러 리스크’다.지난 2월 미국에서 섭씨 영하 20도의 강추위와 폭설, 정전, 수도 공급 중단 사태 속에서 4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알래스카의 강추위가 중간 장애물 없이 그대로 들이닥친다는 미네소타의 얘기가 아니다. 미국의 선 벨트 텍사스에서의 일이다.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가히 블랙 스완급의 재난으로 엄청난 피해를 가져 왔다. 자연재해와 인재가 최악의 상황과 결합된 복합 재난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2월 평균 최저 기온이 섭씨 영상 5~10도인 텍사스에 폭설과 섭씨 영하 20도의 강추위는 지극히 드문 자연 현상이다. 지구 온난화 등 기상 이변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유사한 상황이 앞으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텍사스 폭설 정전 사고는 발생 가능성 차원에서 극히 낮은 확률의 재난이지만 손실 규모는 막대하다. 인적 손실, 물적 손실, 배상 책임 손실, 평판 손실 등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하다.소위 ‘천재지변’이라고 하는 자연재해에 이번 사태는 인재(人災)가 더해졌다는 비판이다. 경제 논리에 따른 전력 사업의 민영화는 전기료 인하 경쟁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고 결국 이번 사태처럼 발생 가능성이 낮은 비상시에 대비한 시설과 인프라는 당연히 부재했다. 비상 계획도 없었던 듯하다. 킬러 리스크에 따른 위기 상황에 대

    2021.03.18 07:10:02

    ‘에너지 보고’ 텍사스의 에너지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