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K-드라마월드는 확장 중

    [한경 머니 기고=문현선 세종대 공연·영상·애니메이션대학원 초빙교수] 어린 시절의 첫사랑에게는 오직 순정을 다하는 주인공이 있고, 그녀 또는 그에게는 반드시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서브 캐릭터가 존재한다. 멀쩡하게 걷고 있던 주인공이 미끄러지거나 발부리에 뭔가 걸려 45도 각도로 넘어질 때 기막힌 타이밍으로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운명의 주인공이다.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 주인공은 돈과 명예를 마다하고 자기만의 길을 선택하며, 모두에게 까칠하더라도 내 여자에게만은 더할 나위 없이 상냥하고 다정하다. 적어도 여자 주인공이 자판기 쪽으로 걸어갈 때 우연히도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의 버튼을 누를 수 있어야 남자 주인공으로서 자격이 있다. 그래서 주인공의 조력자들은 이들의 이 미션 임파서블을 최대한 돕고자 노력한다.K-드라마 마니아인 감독이 만든 한·미·중 합작 웹드라마는 이렇게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들을 마치 슈퍼 히어로의 초능력처럼 이용한다. K-드라마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있고, 웬만한 클리셰를 다 망라할 뿐 아니라 매우 창조적으로 활용함으로써, K-드라마의 일반 시청자들을 놀라고도 부끄럽게 만들었던 작품 이야기다. 그리고 여기, K-드라마를 오마주하는 또 한 편의 드라마가 있다.안아주고 싶게 사랑스러운 미국 포틀랜드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자꾸만 끊어지는 와이파이를 찾아 휴대전화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소녀가 있다. 모두가 자기 짝과 달콤한 사랑의 유희를 즐기는 시간, 8000km나 떨어져 있어서 16시간 시차를 가진 곳에 있는 펜팔 남친을 가진 덕에 수영장 한가운데 떠 있는 튜브를 타거나 수면양말을 신는 양자택일을

    2023.06.28 15:00:24

    K-드라마월드는 확장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