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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고사직 후 다시 나의 길을 찾는 법을 배웠다 [점프의 기술]

    퇴사가 아닌 ‘권고사직’이었다. 회사 입장에서야 숱한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출근할 곳을 잃는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결정이고, 또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인만큼 고용과 해고가 잦은 스타트업에선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퇴사와 동시에 긴 5월의 연휴가 찾아왔다. 그리고 동시에 결혼 1년 반 만에 임신을 하게 됐다. 그 사이 잡혀 있던 면접들이 있었지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면접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임신은 잠깐 나를 쉬어가게 만들기 위한 커리어 고민의 탈출구로 여기기로 했다.그것도 잠시 ‘이렇게 쉬다가 정말 영원히 쉬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이 덮쳤다. SNS를 가득 채운 미혼 친구들의 승진 소식, 마음에 담아둔 그 회사가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더 성장했다는 뉴스들이 나를 힘겹게 했다. 나는 주저 앉았는데 모두가 달리는 모습으로만 보였다. 아이를 가졌다는 행복만큼이나 우울도 함께 찾아왔다. 나만 제자리에 있으면 안된다는 조바심도 들었다.그때부터였다. 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를 재운 뒤 드는 생각들과 앞으로 하고 싶은 것. 그게 이뤄지지 않을지라도 벽에 대고 말하는 시간들일지라도. 그러다 문득 어차피 이렇게 방구석에서 글 쓰며 병행하는 육아를 굳이 한국이 아니어도 될 것 같았다. 그 생각의 끝에 어느샌가 발리행 비행기 티켓이 내 손에 쥐여져 있었다. 한 달 간의 발리 생활은 우울했던 나를 다시 살아나게 했다. 그 기분을 벗삼아 밤마다 한두 줄씩, 또는 한 페이지씩 발리에서의 생활을 담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사람이 모이고, 정

    2024.01.26 09:32:58

    권고사직 후 다시 나의 길을 찾는 법을 배웠다 [점프의 기술]
  •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지인이 필요할 때 [점프의 기술]

    “너, 혹시 콘텐츠 에디터 해볼래?” 첫 직장에서 함께 일하다 먼저 커머스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동기의 제안이었다.당시에도 스타트업은 막 떠오르는 트렌드였다. 이직을 고민하던 2016년, 그해 하반기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0%를 돌파했다. 온라인 쇼핑에 있어 모바일이 PC사용을 역전한 때도 이 즈음이다. 모바일 기반 커머스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하던 시기였다. 쿠팡, 배달의민족, 컬리, 오늘의 집과 같은 스타트업들은 인재 영입에 바빴고, 영리하고 반짝이던 사람들도 스타트업으로 속속 옮기기 시작했다. 모든 통계와 손가락이 ‘저 쪽이 미래입니다'하고 이정표를 찍어준 것만 같았다.더군다나 언론홍보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에디터라니. 당시에도 언론은 사양산업이란 말은 왕왕 있었다. 하물며 언론이 있어야만 하는 내 업은? ‘미래가 불투명하지 않을까’라는 일할 동력을 잃었던 내게 영감이 샘솟고 트랜드를 주도할 것만 같단 환상이 가득했다.제안을 한 친구는 지난 4년간 나의 SNS를 보며 기회를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회사가 투자금을 확보하며 팀 헤드가 주변에 센스 좋은 친구 없는지 물어 연락을 주었다고. 당시 작지만 하루에 100여명이 방문하는 일상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고, 예쁜 사진이 좋아 일찌감치 인스타그램을 했다. 커뮤니티 세계의 밈과 짤을 꽤 잘 활용해서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없던 시절 적재적소 짤을 보내 짤부자란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런 내모습을 누군가 지켜보고 좋게 봐준다니. 그러니까 나는 평소대로 기록만 했을 뿐인데, 이걸로 이직의 기회가 찾아온다고?일말의 고민 없이 가고 싶다 말했고, 바로 면접과 과제가 잡혔

    2024.01.10 11:07:48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지인이 필요할 때 [점프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