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지금, 화성 탐사보다 더 중요한 것 [인생 1회차, 낯설게 하기]

    아무래도 X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소설 의 첫 문장으로 유명한 표현이다. 은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인 주인공이 화성 탐사를 나간 내용을 주축으로 이룬다. 앤디 위어는 주인공이 발화하는 시간의 상태를 간단히 표현하는 문장을 작품 앞에 배치함으로써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소설을 완독하지 않은 나조차도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얼마 전 서울예술인지원센터의 재개관 행사를 다녀왔다. 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토크 프로그램에서 두 개의 강의를 연달아 들었다. 첫 강의는 ‘슬로우 파마씨’ 이구름 대표의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 자연이 필요하다’였다. 강의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바로 ‘스페이스 O’라는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제작한 단편 영화는 주인공이 식물학자이면서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유일한 선발대라는 설정이었다. 화성에서 연구를 하던 주인공은 그곳이 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임이 틀림 없고, 그러므로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결과를 상부에 보고하지만, 상사는 “이미 가기로 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내렸다. 아마 그 세계관에서는 어찌 됐든 화성엔 사람이 가게 될 것이다. 이구름 대표는 영화 시나리오를 구상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파타고니아의 ‘NOT MARS’ 콘텐츠를 꼽았다. 한국어로는 ‘화성은 됐고’로 번역된 이 콘텐츠는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모 회사의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아 떠날 생각 말고 지금 사는 지구를 살릴 생각을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수의 학자가 지구의 상태에 대해 걱정하는 담론을 내고 있다. 크게 두 갈래인데, ‘이미 늦었다’와 ‘이번이 마지막이다’로 나뉜다. 어찌 됐든

    2023.09.13 15:16:33

    지금, 화성 탐사보다 더 중요한 것 [인생 1회차, 낯설게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