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ETF가 다양해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작년 8월부터 현재까지 총 14종(6월 16일 기준)의 다양한 ‘합성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시켜서다. 신종 ETF의 종류와 투자 요령을 알아봤다.
[FUND ISSUE] 쏟아지는 해외 ETF 내게 맞는상품은
국내에서 해외 주가지수나 부동산 시장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작년 8월부터 현재까지 총 14종(6월 16일 기준)의 다양한 ‘합성 ETF’를 상장시켜서다. 자산운용사들이 기초자산(주가지수·상품지수 등)을 구성하는 주식이나 채권 등을 직접 사야 하는 일반 ETF와 달리, 합성 ETF는 대가를 지불하고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부터 제공받는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활용해 운용된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그동안 상장이 쉽지 않았던 해외 주가지수·부동산·채권·상품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합성 ETF 방식으로 출시하고 있다.

일반 해외 ETF 중에선 ‘레버리지 ETF’도 등장했다. 한국거래소(KRX)가 해외 ETF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레버리지(기초자산 일일 등락률의 2배 수익·손실률을 제공하는 상품)·인버스(기초자산 일일 등락률과 정반대 수익·손실률을 주는 상품) ETF를 허용하기로 해서다. 일본 지수 레버리지 ETF는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출시해 인기몰이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도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등 다양한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합성 ETF 14종 상장
국내에 상장된 합성 ETF는 6월 16일 기준 총 14종, 순자산 규모는 약 2370억 원이다. 합성 ETF 상장이 늘면서 투자 자산도 다변화됐다. 유로존 블루칩(우량주)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 신흥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MSCI이머징마켓 지수,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 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해외 주가지수형 합성 ETF들이 국내에 상장돼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발행된 회사채 중 델타항공, 버거킹 등 신용등급 ‘BBB-’ 이하 종목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는 채권 합성 ETF, 선진국과 신흥국 중·대형주에 골고루 투자하는 합성 ETF, 미국 부동산 지수·미국 바이오 지수 등을 추종하는 합성 ETF 등도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다.

국내 최초의 인도 지수 ETF도 나온다. 우리자산운용은 5월 16일 금융감독원에 ‘우리 코세프(KOSEF) 합성-CNX 니프티(NIFTY) 인디아’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상품은 인도거래소(NSE)에 상장된 50개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주가지수인 ‘CNX 니프티 인덱스’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한국투신운용과 KB자산운용이 5월 16일 상장한 ‘킨덱스(KINDEX) 일본레버리지’와 ‘K스타(Star) 일본레버리지’ ETF는 상장하자마자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 도쿄거래소의 토픽스 지수 일일 등락률의 2배 수익·손실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이 다른 만큼 해외 ETF들의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채권 합성 ETF인 ‘KINDEX 합성-i박스(Boxx) 선진국하이일드(H)’는 연초 이후 5월 13일까지 4.20% 올랐지만 같은 회사의 ‘KINDEX 합성-다우존스미국리츠부동산(H)’는 같은 기간 13.46% 상승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합성-MSCI US리츠부동산(H)’의 수익률은 14.83%다.

해외 ETF의 수익률 역시 일반 ETF처럼 기초자산의 등락률에 좌우된다. 결국 ETF 투자의 성패는 기초자산, 예를 들어 ‘미국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선진국 하이일드채권 가격이 상승할지’ 등에 대해서 잘 판단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해외 주가지수나 상품지수 등에 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해외 ETF에 투자한다고 운용사들이 무조건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일반 펀드와 달리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ETF는 펀드보다 주식과 닮은 측면이 있다.

일부 해외 ETF는 거래량이 적다는 것도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 거래량이 극히 적으면 팔고 싶을 때 못 파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5월 16일 합성 ETF 14종 중 거래량이 1만 주 이상이었던 상품은 ‘코덱스(KODEX) 합성-미국IT’(7만72주), ‘KODEX 합성-미국산업재’(2만2689주), ‘KODEX 합성-미국바이오’(2만2689) 등 3종에 불과했다.


국내 상장 여부에 따라 해외 ETF 세금 달라
합성 ETF 등 국내 상장 해외 ETF의 세율은 소액 투자자들이 직접 해외 상장 ETF를 증권사를 통해 매매하는 것보다 낮다. 국내 상장 해외 ETF는 해외 펀드처럼 수익의 15.4%를 이자소득세로 내야 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해외에 상장된 비슷한 구조의 ETF에 직접 투자할 땐 양도소득세 22%를 내야 한다. 단 해외 상장 ETF에 직접 투자할 때는 이익에 대한 세율이 합성ETF보다 높더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들에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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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상장 ETF를 직접 살 경우 연 1회 연중 순수익만을 대상으로 과세되며 연 250만 원까지 기본 경비가 공제되기 때문에 좀 더 유리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1월에 1000만 원의 수익을 내고 10월에 700만 원의 손해를 봤다면 과세 대상 소득은 300만 원이 된다는 뜻이다. 반면 국내 상장 해외 ETF는 1000만 원 전체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보수 차이도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일반 해외 ETF ‘TIGER 나스닥100’의 보수는 0.49%다. 합성 ETF인 ‘TIGER 합성-유로스톡스50(H)’의 운용 보수는 절반 수준인 0.25%다. 합성 ETF는 직접 주식이나 채권을 사지 않아 운용 보수가 저렴하다. 합성 ETF 사이에서도 보수 차이가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합성 ETF 4종은 총보수가 모두 0.25%지만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 합성선진국’ 등은 0.5%다.

마지막으로 환헤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원화 가치가 계속 상승할 것(환율 하락)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환헤지가 된 합성 ETF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보면 환 노출형에 투자하는 것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6월 전에 상장된 합성 ETF는 대부분 환헤지를 뜻하는 ‘(H)’가 상품명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6월 12일 상장된 삼성자산운용의 합성 ETF 4종은 환헤지를 안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황정수 한국경제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