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센터장

“에지(edge) 있는 인력들이 제공하는 우수한 자산관리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감동을 드리겠습니다.”

이상호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센터장은 인터뷰에서 ‘에지’라는 말을 몇 번씩 반복했다. 이는 예리하고 냉철하며 스마트하다는 의미로, 궁극적으로 자신이 만들어 나갈 WM센터원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WM강남파이낸스센터 시니어 웰스매니저에서 작년 12월 WM센터원 센터장으로 부임해 온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 센터장을 센터원의 한 중식당에서 만났다.
[DINNER WITH PB] “10억 원이 있다면 절반은 해외 펀드·ELS에 투자할 겁니다”
2012년 문을 연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은 서울 강북 지역 30억 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센터다.

작년 12월 이광헌 전 센터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상호 센터장은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정평이 났다. 한 번의 그릇된 판단이 고객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수가 없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스타일이다. WM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WM센터원으로 오자마자 직원들에게 ‘주중 금주령’을 내린 것은 물론, 조망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WM센터원에서(WM센터원은 센터원 빌딩 35층에 위치해 웅장한 인왕산의 모습은 물론 도심의 광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창밖 한 번 제대로 내다보지 못할 만큼 새로 맡겨진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전용 세미나 룸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세미나나 상담을 할 때도 커튼을 닫으라고 한다. 웰스매니저나 고객이 아름다운 전망에 시선을 빼앗겨 중요한 의사 결정을 그르칠 것을 우려해서다. 자산가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깊숙이 터치한 뒤 상담이 모두 끝나면 그제야 다시 커튼을 열고 편한 마음으로 차를 나눈다고. 이 센터장은 법학도 출신다운 꼼꼼함과 ‘야전’에서 길러진 전투력으로 ‘미래에셋 웰스매니지먼트(WM)의 메카’ 센터원을 끌고 나가겠다는 각오다.


작년 12월에 인사이동이 있었으니, 센터원에 온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연말 연초를 바쁘게 보내셨겠어요.
“다른 것보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강남 시절에 만나던 고객들을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고, 저 역시 WM센터원의 고객들과 새롭게 만났습니다. 짧게는 4년, 길게는 7년 동안 인연을 맺어 온 정든 강남 지역 고객들과 이별하는데 말도 못하게 힘이 들더군요. 센터원은 회사 차원의 프로모션을 어느 정도 따라야 하는 일선 지점과 다르게 100% 고객 입장에서 판단하고 고객들을 위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조직입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제가 추구하는 ‘진정성 마케팅’을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금융권에서 보낸 지난 시간을 ‘야전에서 살아왔다’고 표현하셨는데요, 이번에 조직을 새 단장하면서도 전장 같은 분위기로 세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WM센터원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탄탄한 조직입니다. 직원들이 피곤해할 정도로 공부를 많이 시킵니다. 세무, 부동산은 기본이고 주식, 채권, 국내와 해외를 망라하고 시장 탐색에 주력합니다. 주중에는 금주령을 내렸습니다. 위험자산을 관리하는 사람이 술에 입을 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술을 입에도 대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판단력이 흐려질 정도의 과음은 안 됩니다. 경험상 주중에 회식을 하면 다음 날 자산 시장에 큰 변화가 있는 경우가 많았지요. 저도 늘 긴장하고 조심합니다. 그래도 금요일 같은 때는 허심탄회하게 직원들과 술잔을 기울이죠.”


자산관리도 전투적으로 하시는 편인가요.
“하하하. 그게 고객의 돈을 공격적으로 위험자산에 투자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고객의 자산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민감하게 다루죠. (웃음) 그러나 분명한 건 은행 WM센터와 증권 WM센터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양 기관에서 복수로 자산관리를 받으시는 분들도 말씀하십니다. 은행은 자산을 보관하는 곳이고 증권사는 자산을 투자하는 곳이지요. 고객의 요구가 명확한데, 안전자산만 제시할 순 없습니다. 고객이 투자에 있어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 파악한 뒤 창의적인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 위험 감수)을 해드리는 것은 중요합니다. 수익을 좇을 수밖에 없지만 아무리 높은 수익을 안겨준다 해도 큰 변동성으로 심려를 드린다면 오히려 고객의 건강을 해치는 일이니까요.”


리스크를 감수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많다는 이야기인가요. 최근 어떤 상품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까.
“최근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을 보면 과거에 비해 신중해지고 명확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채권, 주식 등 전통적 투자 자산을 넘어 파생상품 등 다양한 투자처로 관심을 돌릴 뿐 아니라 앞으로 세금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을 예상해 절세 투자 전략에 대한 문의도 많아요. 중위험 펀드,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를 활용한 해외 펀드 투자 등 절세 플랜의 비중도 커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채권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간만 잘 설정한다면 글로벌 채권 수익률은 은행금리와 비교가 안 되죠. 성적 좋은 공모주 펀드를 110억 원짜리 사모펀드로 론칭해 7% 수익률을 올렸고요. 해외 쪽에서는 중국 주식 중에서 배당을 많이 주면서 커버드 전략을 쓸 수 있는 차이나 배당 프리미엄을 사모로 선보여 7.5% 수익률을 올렸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연금펀드도 성적이 꾸준합니다. 미래에셋 가치주 펀드, 고배당 포커스 등도 아직까지는 펀드 사이즈가 작다 보니 조금 더 가도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단, 한국은 인구구조 측면에서 성장이 정체에 빠져 있기 때문에 국내 주식에만 투자해서는 안 됩니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이때 섹터를 볼 필요가 있죠. 컨슈머, 헬스케어 등이 유망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자산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개인연금계좌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세금우대계좌는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차이나배당프리미엄에 투자했고, 국내 성장형 펀드는 미래에셋가치주펀드,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 해외 펀드는 컨슈머섹터와 헬스케어 펀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펀드인 맵스리얼티와 타이거 ETF(레버리지, 인버스, 원유선물)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낙관론이 팽배할수록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자산의 30% 정도는 위험 축소 수단으로 늘 현금으로 보유합니다.”


고객 이해를 좇는 것이 결국 회사에도 이익
이 센터장은 1992년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하나대투증권의 전신인 대한투자신탁증권에 입사했다. 신입사원 시절 그는 6개월만 일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증권업에 매료돼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 2000년 미래에셋증권 명동지점 개점 멤버로 합류한 이후 2005년 돈암동 지점장, 2007년 서초지점장을 차례로 맡았다. 2011년에는 VVIP를 전담 관리하는 WM강남파이낸스센터 개설에 참여했다. 그는 특히 2008년 서초지점장 시절 리먼브러더스 사태 극복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브레이크 없이 폭락하는 시장 앞에서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진정성을 갖고 고객을 대면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법학을 전공하셨지요. 어떻게 증권맨이 되셨습니까.
“3년간 고시공부를 하다가 너무 힘이 들어서 취업 시험을 봤는데 운 좋게 은행과 투자신탁사에 합격을 했지요. 은행보다는 투자신탁 쪽이 끌려 대한투자신탁에 입사했습니다. 6개월만 일하다 다시 공부하려고 했는데, 막상 해보니 일이 너무 재미있는 겁니다. 그렇게 시작한 게 20년이 지났네요. (웃음) 되돌아보면 정말 신나게 일했습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었죠. 1994년에 고향인 청주지점에 발령을 받아 갔는데, 창구에서 펀드 영업만 하는 제가 안쓰러웠는지 한 선배가 투자와 채권, 외화를 가르쳐주셨어요. 돌이켜보면 그 선배와의 만남은 증권맨 인생에서 최고의 축복이었어요. 그리고 1999년 말, 또 한 번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어 미래에셋에 창업 멤버로 합류했습니다. 명동지점에 있었는데 멤버 구성이 정말 좋았습니다. 지금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솔루션부문 사장님인 서유석 당시 지점장님 아래 직원들이 죽기 살기로 똘똘 뭉쳐 일했으니까요. 그리고 2005년에 처음 지점장 발령을 받았습니다.”
[DINNER WITH PB] “10억 원이 있다면 절반은 해외 펀드·ELS에 투자할 겁니다”
고액자산가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자산관리에 센터장님만의 철학이 있다면요.
“오늘날까지 진정성을 제1의 원칙으로 삼아 왔습니다. 서초지점에 있다가 지점장 타이틀을 내려놓고 웰스매니저가 되겠다고 손들고 WM강남파이낸스센터로 갔습니다. 딱 30명의 고객만 관리하면서, 단순히 투자수익률만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의 가정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까지 모두 알고 있는 웰스 매니저가 되자고 결심했죠. 일선 지점에서는 일정 범위 내에서 회사의 전략 상품들을 고객에게 소개하기도 합니다. 아직도 많은 금융권들이 고객의 이해와 회사의 이해가 충돌했을 때 단기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좇아갑니다. 그러나 길게 보면 고객의 이해를 좇아가는 게 고객과 회사가 결국 같이 가는 것이죠. 어떤 상황에서도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그들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 제 철칙입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WM센터원을 이끌 계획입니까.
“WM센터원에서 자산관리 모델을 잘 구축해서 성공 사례를 각 영업점과 공유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부지런하고 에지 있는 인력이 필요합니다. 고객들이 ‘저 사람과 거래 안 하면 손해 볼 것 같다’고 생각하는 직원들로 빼곡하게 채워 나갈 겁니다. 그리고 콘텐츠입니다. 미래에셋은 세무나 부동산 분야는 정말 잘 돼 있습니다. 사모펀드나 포트폴리오 분산 등의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겁니다.”



광둥식 중국요리와 수제 딤섬이 맛있는 ‘차이 797’
[DINNER WITH PB] “10억 원이 있다면 절반은 해외 펀드·ELS에 투자할 겁니다”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지하 2층에 위치한 ‘차이 797’은 해산물 중심의 퓨전화 된 홍콩, 광둥식 중국요리와 직접 빚은 수제 딤섬을 품격 있는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중식 레스토랑이다. 특히 전문 조리사들이 홍콩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다양한 수제 딤섬의 풍성한 맛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섯 가지 딤섬과 샐러드, 요리로 구성된 차이 797만의 딤섬 브런치도 유명하다. 대표 메뉴로는 쇼마이, 건관자새우부추, 새우게살베이컨말이 등이 있다. 라이스와 누들 요리도 스테디셀러다. 블랙빈소스해산물차우면, 홍콩식해산물초면, 팔진탕면 등은 마니아들이 찾는 일품 메뉴다. 4~30인 단체 이용 가능한 룸이 완비돼 있어 단체 행사, 기업 모임 등이 가능하다.

주소 서울 중구 수하동 67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지하 2층
문의 02-6030-8972
이용 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 30분~10시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촬영 협조 차이 797(02-6030-8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