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 Interview

스페인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명 와인 칼럼니스트 김혁이 국내 최초로 스페인 와인 기행서 ‘김혁의 스페인 와인 기행’을 출간했다. 서울 강남 신사동 포도플라자에서 그를 만났다.
국내 첫 스페인 와인 기행서 출간한 와인 칼럼니스트 김혁
3년에 걸쳐 스페인을 돌면서 취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아무래도 다른 곳과 차별화된 곳이 인상 깊다.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이 내 성향에 맞았다. 가족 단위의 소규모 보데가(bodega·와이너리)가 전통적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와인에 남아 있다는 점이 좋았고, 개인적으로 보데가에 대한 철학도 얻을 수 있었다.”

와인의 스토리를 중요시 하는 것인가.

“그렇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믹스되지 않고 순수한 와인의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포도를 가지고 다른 지역에 가서 좋은 와인을 만들 수는 있지만, 전통성을 계승하지 못하면 와인의 스토리가 없다. 와인을 마시기 위해선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어떤 포도 품종으로, 어떤 환경에서, 누가 만드는가가 와인을 결정하는 것이고, 결국 와인을 마시다 보면 거꾸로 그 와인이 만들어진 환경과 스토리를 상상해 나갈 수 있다.”

와인으로 느낄 수 있는 스페인의 모습은 어떤가.

“스페인에는 지역적이고 토착적인 소규모의 보데가가 많다. 그래서 더욱 스페인 와인의 순수성이 지켜지는 것 같다. 다만 최근 스페인의 와인도 조금씩 상업화되는 추세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스페인 와인을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전통의 맛이 변할까 우려된다.”

스페인 와인의 특징은 무엇인가.

“스페인에는 템프라니요(tempranillo)라고 하는 고유의 품종이 있다. 또 스페인에는 100년이 넘는 오래된 포도나무가 많이 남아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와인은 굉장히 부드럽고 세월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품질에 비해 프랑스·이탈리아 와인보다 싼 편이기 때문에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김혁의 스페인 와인 기행’을 어떤 독자에게 권해주고 싶은가.

“우선 스페인을 좋아하고 스페인 문화에 접근하고 싶은 사람들은 꼭 봐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와인을 따라가면서 스페인의 전반적인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와인에 대한 내용이 약간 전문가적이어서 입문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사진 자료가 많아 큰 부담 없이 술술 넘기면서 볼 수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스페인 와인 책이니만큼 와인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도 한번쯤 봤으면 한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인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거친 시리즈 흐름으로 봤을 때는 신대륙을 한번 가야 하지 않을까. 주로 컬트와인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써보려고 생각 중이다. 그리고 프랑스도 다시 구상 중이다. 이번에는 전체적인 여행보다는 한 지역에 오래 머물면서 사람 이야기를 중심으로 디테일하게 써보려고 한다.”



글 함승민 기자 sham@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