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5060 남성 2인의 몸짱 프로젝트 ‘꽃보다 중년’
허리춤에 삐져나온 옆구리 살과 볼록하게 나온 배가 아저씨들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절은 지났다. 꾸준한 운동으로 ‘말 근육’이나 ‘초콜릿 복근’ 등을 만들어 ‘몸짱’ 반열에 오르는 꽃중년들이 늘고 있다. 건강한 삶은 물론,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각종 질병과 심리적 위축감을 극복하는 데 운동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터. 뒤늦게 ‘근육맨’이 돼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2인의 중년 남성이 여기에 있다. 62세의 ‘식스팩 의사’ 김원곤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와 51세 몸짱 민성원 민성원연구소 대표가 주인공. ‘남세스럽다’는 주변의 편견을 이기고 1년여 인고의 시간 끝에 탄탄한 몸을 만든 이들은 중년들의 로망인 세미 누드 화보까지 찍어 또래들의 전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운동 시작하기 좋은 계절, 독자들에게 청량한 자극제가 될 만한 ‘꽃보다 중년’ 2인방의 몸짱 도전기를 취재했다.





case1
51세 몸짱 CEO 민성원 민성원연구소 대표
“‘몸짱’ 되니 삶이 천국…몸은 거짓말 않더라”
[Health] 5060 남성 2인의 몸짱 프로젝트 ‘꽃보다 중년’
민성원 대표는…
1965년 출생. 서울대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신문방송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현대그룹 기획실에서 근무하다 개인 사업을 시작해 현재 마스터마인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자 교육컨설팅업계 매출 1위인 민성원연구소 대표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 관련 저서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방송, 신문 등에서 교육 전문가로 활약 중. 최근에는 강제규 감독의 영화 ‘장수상회’에 단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천국과 지옥은 죽어서만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렇게 살아서도 만날 수 있네요. 운동을 시작하고 난 후 제 삶은 천국으로 바뀌었습니다.(웃음)”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 만난 교육컨설팅 업체 민성원연구소의 민성원 대표는 ‘몸만들기 프로젝트’를 하기 전과 후 자신의 인생을 지옥과 천당에 비유했다. 일명 ‘쫄티’로 불리는 몸에 딱 붙는 티셔츠에 트레이닝복 팬츠 차림을 한 채 취재진을 맞은 민 대표. 그의 몸매는 한눈에 봐도 군살 하나 없이 미끈했다. ‘꿀피부’는 또 어떤가. 한 달에 한두 번 피부과에서 레이저 시술을 받는다는 그의 얼굴에서는 굵은 주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민 대표는 운동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몸짱’으로 거듭난 자신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최근 화보집을 찍었다. 가까운 지인들에게 나눠주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내친김에 그는 한 잡지사에서 주최하는 ‘쿨가이 선발대회’에 출전, 본선을 통과해 오는 7월 11일 결선을 앞두고 있다. 나이 제한 없이 멋진 신체와 지적 소양을 두루 갖춘 남성을 뽑는 이 대회에서 민 대표는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천명(知天命), 우연한 기회에 도전한 ‘몸만들기 프로젝트’는 그를 운동 예찬론자를 넘어 몸짱 전도사로 바꾸어 놓았다.


“헬스클럽에서 PT를 만나던 날, 나는 구원받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여느 50대 중년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볼록 나온 배’의 소유자였습니다. 어느 주말, 누워서 TV를 보는데 아내가 제 배를 어루만지면서 ‘아이는 언제 나오느냐’고 놀렸죠. 저는 ‘가슴에 있던 근육이 잠시 내려온 건데 바로 올라갈 거야’라고 말했고, 그렇게 장난삼아 가볍게 대꾸한 것이 실제로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2014년 4월, 10년 넘게 다니던 피트니스센터에 처음으로 퍼스널 트레이닝(PT)에 관해 문의했다. 연회비를 내면 PT를 세 번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었지만, 관심이 없었기에 그동안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던 것. 이날 민 대표는 지금 자신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박민규 트레이너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몸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박 트레이너의 코치 아래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했다. 어깨(삼각근), 가슴(대흉근), 등(광배근), 하체(대퇴근) 운동을 부위당 3세트를 기본으로, 세트당 15회에서 20회 수준으로 반복했다. 그는 “처음 일주일은 벤치프레스를 겨우 20kg 들고 40분 내내 ‘힘들어 죽겠네, 좀 쉬다 갑시다’만 반복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나이든 사람들이 운동할 때는 무게보다는 횟수와 자세 위주로 진행하는 것이 좋아요. 처음 이 정도로 운동하면 몸살이 날 정도로 힘들어요. 그렇지만 주 2회씩 딱 3개월만 지나고 나면 운동할 때만 힘들고 후유증은 신기하게도 없어집니다. 첫 한 달을 잘 견디는 게 가장 중요하죠.”

100일 정도 지나니 아프기만 하던 근육에 거짓말처럼 모양이 나타났다. 지방이 없어지니 살갗이 얇아져 핏줄도 보이기 시작했다. 5개월부터는 치골과 복근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한창 운동에 재미가 붙었다고 민 대표는 회상했다.

“매달 트레이너와 함께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번 달엔 어깨, 그다음엔 위가슴을 키우자 이런 식으로요. 근력운동은 동시에 하는 것보다는 특정 기간을 두고 한 부위에만 집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찰흙으로 빚은 듯한 근육이 붙어 탄탄한 몸이 돼 가는 과정을 보는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골프를 1년 치면 싱글이 되나요? 당구는 5년을 쳐도 200점이 안 나오더군요. 공부도 재산도 1년 만에는 승부를 볼 수 없죠. 운동은 정직하게 땀 흘렸더니 1년 만에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어찌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연봉 20억 원 친구보다 날 더 부러워해…10년 동안 몸 변화 기록할 것”
민 대표는 지난 3월 한 잡지사에서 주최한 ‘쿨가이 선발대회’에 출전했다. 예선에 진출한 1700명 중 26명 안에 들어, 본선에 진출했고, 오는 7월 11일 결선을 앞두고 있다. 이 대회 출전자 대부분이 20~30대로, 그는 보기 드문 50대 본선 진출자다. 민 대표는 “예감이 좋다”고 했다.
[Health] 5060 남성 2인의 몸짱 프로젝트 ‘꽃보다 중년’
“사업이 바쁜 와중에 틈틈이 시간을 내 운동을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몸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인생에서 달라진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대학 동문회 커뮤니티에서 가장 부러움을 사는 친구가 연봉 20억 원인 증권사 임원이었어요. 그 친구들이 지금은 저를 더 부러워합니다.(웃음) 다들 술 끊고 운동하겠다며 비결 좀 알려달라고 합니다. 제 아내의 호응도 대단해요. ‘합법적으로 다른 남자와 사는 것 같다’고 농담하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제 자신이죠. 일할 때도 늘 기력이 넘쳐요. 긍정적으로 사고하게 되고요. 젊은이들처럼 흰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어도 멋질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 벅찹니다.(웃음)”

그는 이번에 발간한 첫 번째 화보집 ‘2015.51(2015년 51세를 의미)’을 시작으로 앞으로 10년간 꾸준히 세미 누드 화보집을 낼 계획이다. 50세 중년 남성이 10년간 자신의 몸의 변화를 기록한 책은 그 자체만으로 차별화된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여기에다 더 많은 또래의 남성들이 자신을 보고 자극을 받아 운동을 시작한다면, 그보다 더 의미 있는 도전이 어디에 있겠는가.


나의 몸짱 Diary
초기
처음 1개월의 운동법:주 2회 목표, 40분~1시간 운동.

나이든 사람의 운동은 일단 무게보다는 횟수와 자세 위주다. 근력운동은 처음 어깨(삼각근), 가슴(대흉근), 등(광배근), 하체(대퇴근)를 한 부위당 3세트를 기본으로, 세트당 15회에서 20회 수준으로 했다. 세트 수는 점차 5세트까지 늘려나갔다.

첫 세트와 마지막 세트는 가볍게 하고, 중간은 무게를 올려서 12회 정도 할 수 있는 만큼 한다. 처음엔 이 정도 운동을 하면 몸살이 났지만, 딱 3개월만 지나면 운동을 할 때만 힘들고 후유증은 곧 없어진다.

약 40분 운동 중 각 부위당 10분씩 운동을 하고, 중간에 10분은 휴식한다. 운동 시작 전후의 스트레칭은 필수이므로, 전체 운동시간은 1시간 가까이로 보면 된다.


중기
2개월 이후의 운동법: 주 3회 목표, 40분~1시간 운동.
2개월째 접어들면 이때부터 네 부위를 마치고 하체와 코어운동을 병행하기 시작한다. 근력운동을 하는 경우 상체 운동은 운동을 하는 대로 근육이 발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운동이 재밌어진다.

이때 하체와 코어운동을 함께해야 균형 있는 몸을 만들 수 있는데, 가령 3일 운동을 한다면 하루는 데드리프트, 하루는 스쿼트, 하루는 런지를 꼭 운동 프로그램에 넣기를 권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2개월 유지한다.

근력운동을 마치고 걷는 유산소운동의 시간을 늘려나가도록 하는데, 이때 지방은 줄고 동시에 근육이 늘어나는 ‘상승다이어트’를 경험하게 됐다.


후기
4개월 이후의 운동법: 분할 운동

주 3회를 운동 목표로 하는 경우 가슴과 등을 1세트로 잡고 운동한다. 가슴도 벤치프레스와 인클라인(비스듬히 누워서 하는 벤치프레스)으로 2세트를 하고 등도 힘들겠지만 보조자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풀업(턱걸이)와 래트머신으로 광배근을 단련시켜 나간다.

가슴운동을 두 가지를 함으로써 아래가슴과 위가슴을 균형있게 키워나갈 수 있다. 벤치프레스만 하면 아래 가슴만 발달해서 모양이 예쁘지 않다.


1년 뒤
체중은 2014년 5월 74.7kg에서 2015년 4월 74.8kg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체지방량의 변화를 보면 11.3kg에서 5.8kg으로 약 2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일반적인 정상 체지방량 범위인 8.8~17.5kg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골격근량은 36.0kg에서 39.4kg으로 3.4kg 증가했다.


한 달 평균 투자비용
파크 하얏트호텔 피트니스센터 퍼스널트레이닝(PT) 회당 5만 원.
주 3회 트레이닝 15만 원×4=60만 원

머슬 파우더, 비타민 등 보충제 10만 원

요가 주 1회 12만 원

필라테스 주 2회 14만 원

피부과 월 2회 회당 10만 원

태닝 6개월 50만 원
[Health] 5060 남성 2인의 몸짱 프로젝트 ‘꽃보다 중년’
민성원 대표의 ‘몸만들기’ 리얼 Tip
1. 결심을 강하게 하지 마라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결심을 강하게 하고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강한 결심은 때로 지나친 의무감으로 변해 오히려 운동에 중압감을 가져올 수 있다. 나 역시 ‘몸짱이 되겠다’가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가볍게 운동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2.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몸만들기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지만 대부분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성과가 빨리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도에 포기한다. 퍼스널트레이너(PT)는 운동에 있어 선생님이자 전문가다. 앞으로 다가올 고통과 부상, 그만두고 싶은 마음 등을 예측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 중도에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3. 체온 유지와 준비운동을 우습게 여기지 마라
항상 운동 시작 전 몸을 따뜻하게 한 후 꼭 스트레칭을 하고 가벼운 유산소운동으로 시작하는 습관을 갖는다. 몸이 더워져야 부상의 위험이 적고 근육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더워지면 긴팔을 벗고 휴식 시간 등 중간에 조금이라도 한기를 느끼면 즉시 체온을 올리기 위해 긴팔을 다시 입어야 한다. 몸을 만들려는 목적이라면 헬스클럽에서 지급하는 반팔과 반바지는 금지!


4. 몸만들기에 속성은 없다
50대는 20, 30대보다 근육의 형성이 더디지만 지방이 쌓이는 속도는 엄청 빠르다. 젊은이들은 6개월 지나서 만들어지는 근육이 중년은 1년이 걸리고, 3개월에 집어넣을 수 있는 아랫배 역시 6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운동하는 시간은 반드시 나에게도 같거나 유사한 결과를 안겨준다. 근육은 단기 속성으로 만들면 안 된다. 조급한 마음에 잘못된 운동으로 건강을 해치면 운동을 할 이유가 없다.



case2
62세 식스팩 의사
김원곤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

“환갑에도 선명한 복근, 시간 없어 운동 못 한다는 말 핑계”
[Health] 5060 남성 2인의 몸짱 프로젝트 ‘꽃보다 중년’
김원곤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의 다른 이름은 ‘몸짱 의사’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온 몸이 탄탄한 잔 근육들로 뒤덮여 있다. 평소에도 몸 좋기로 이름난 그지만, 몇 년 전 작정하고 ‘식스팩’을 만들어 세간에 화제가 됐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1년에 걸쳐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4개 외국어 고급능력시험에 도전하는 동시에 시간을 쪼개 틈틈이 운동해 완벽한 식스팩 만들기에 성공한 것. 이를 남기기 위해 세미 누드 화보집을 만들고 ‘20대가 부러워하는 중년의 몸만들기’ 책도 발간했다. 물론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로 재직하며 하지정맥류 클리닉을 운영하는 중에 이뤄낸 성과다. 누군가의 말처럼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의사’ 김원곤 교수도 해냈으니 “시간이 없어서 운동 못 한다”는 중년들의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듯 보인다.


1년 동안 식스팩 만들고 4개 국어를 마스터하다
“당신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입니까?”

김 교수가 몸짱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건 4년 전 한 언론사로부터 버킷리스트에 관한 칼럼을 요청 받으면서다. ‘이 기회에 앞으로 이루었으면 하는 일들을 주위에 알림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자 노력해보는 것도 보람 있겠다’고 생각해 1년에 4개 외국어 고급 과정을 마스터하겠다는 것과 몸매를 열심히 가꾸어 세미 누드사진집을 만들겠다는 내용을 버킷리스트에 포함시켰다.

“1년 안에 이루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더 늦으면 평생 못할 것 같았어요. 젊은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해 각종 스포츠를 섭렵했기에 다소 민망하지만 식스팩에 과감하게 도전했습니다. 주변에서 동료 교수들이 비아냥댔지만 큰소리 쳤죠. 이 나이에도 젊은 간호사들을 싱숭생숭하게 만들 테니 두고 보라고요.(웃음)”

김 교수는 몸만들기를 작정하고 가장 먼저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그럴듯한 복근을 갖춘 슬림한 몸매를 만들려면 배 주위 지방을 먼저 걷어내야 했다. 키 182cm에 몸무게가 80kg 정도 나갔던 그는 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8~10kg을 감량해 최종적으로 70kg 초반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나이 들어 체중을 줄이는 일은 쉽지 않아요. 자격증 공부도 병행하고 있었기에 영양 보충을 잘 해야 하는데 살도 빼야 하니 딜레마였죠. 또 갑자기 체중을 6~7kg 정도 줄였더니 주변에서 ‘수척해 보인다’, ‘무슨 일 생기는 것 아니냐’ 등 너무 많은 참견을 합니다. 결국 저는 음식을 평소보다 15% 정도 줄여서 먹고 기름진 음식은 먹지 않는 등 식이요법으로 3개월에 걸쳐 2kg을 빼고 그 상태로 익숙하게 2~3개월 정도 지난 다음 또 2kg을 빼는 식으로 결국 68kg까지 감량했습니다.”

피트니스센터는 퇴근 후 늦은 밤에도 편하게 갈 수 있도록 집 근처에 위치한 곳을 택했다. 일주일에 2~3번, 40분~1시간 정도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했다. 주말에는 1~2시간 정도 집 근처 탄천변을 뛰었다. 평상시 연구실에서 환자가 없을 때 틈만 나면 팔굽혀펴기 등 근육운동을 했다. 김 교수가 트레이너도 없이 혼자서 완벽한 식스팩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의학적 상식이 뒷받침돼 있었던 것은 물론 무리하게 목표를 세우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며 몸이 변화돼 가는 과정을 즐겼기 때문이다.

“근육운동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는 경우도 많지만 거기에(트레이너) 맞추다 보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지요. 저는 그런 운동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강제성보다 지속 가능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꾸준히 하려면 준비 과정이 복잡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스케줄도 단순화하고 헬스장에서 사용하는 기구도 몇 가지로 압축했습니다. 그러니 한 번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몸에 무리도 따르지 않아요. 주변 친구들이 시간이 없어서 혹은 몸이 다칠까 봐 운동을 못하겠다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땐 핑계입니다. 바빠서가 아니라 게을러서 못하는 겁니다.”


나이 들수록 위축되는 중년, 근육 붙으니 자신감도 업
김 교수는 나이 든 사람일수록 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즐기지만 근육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근육운동은 무엇보다 외관상 멋진 모습을 갖게 해주며 일상에서 건강한 활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원동력을 제공한다. 또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근육은 마치 방탄조끼와 같아서 외부 충격이나 크고 작은 부상으로부터 보호 장치 구실을 한다. 근육운동은 기초대사율(BMR)을 증가시키는데, 이 점이 다이어트와도 직결된다. 기초대사율은 우리 몸이 활동하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도 소화나 호흡 등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소비하는 칼로리를 뜻한다. 기초대사율이 증가하면 칼로리 소비가 저절로 이뤄지는 셈이 돼 다이어트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중년 남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생리적인 기능은 위축됩니다. 그래서 자신감도 잃고 남성성도 약해지는 거죠. 거울을 보면 어느새 작아지고 구부러진 자신을 발견하고 당황합니다. 그럴 때 운동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자신감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일상에서 잔병도 없어집니다. 자세도 좋으니 자세가 틀어짐으로써 생기는 병들도 없죠. 정신적인 하향 곡선이 상당히 늦춰진다고 확신합니다.”

1년 뒤 그의 버킷리스트는 어떻게 됐을까. 식스팩을 만들어 화보집도 내고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어 등 4개 외국어 고급 과정도 마스터함으로써 모두 완벽하게 이뤄졌다. 몸짱 프로젝트를 진행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그는 지금도 운동을 지속하며 탄탄한 식스팩을 자랑하고 있다. 운동을 하면서 지독한 부상으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2~3주만 운동을 못 해도 몸 상태가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더란다. 어학 역시 자꾸 반복해 사용하지 않으면 공부하기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게을리할 수가 없다. 지금도 서울대학교병원 본원과 강남검진센터를 오가며 진료를 보는 가운데서도 주 3회 운동만은 절대 빼놓지 않는다고. 김 교수는 “꾸준함을 이기는 것은 어떤 것도 없다”며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근육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몸짱이 된 후 만나는 사람들마다 지금 당장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자신과의 약속, 그리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 그것이 모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변화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나의 몸짱 Diary
step 1.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한 첫 단계는 다이어트다. 그럴듯한 복근을 갖춘 슬림한 몸매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배 주위 지방을 걷어내야 했다. 나는 키 182cm에 몸무게 80kg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데, 1년여에 걸쳐 단계적으로 8~10kg을 감량해 최종적으로는 70kg 초반 정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kg 정도를 감량한 뒤 2~3개월을 유지하면서 어느 정도 몸이 적응했다고 판단되면 다시 2kg 정도를 더 줄이고, 2~3개월 유지해 나가는 방식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몸무게를 줄여 나갔다.


step 2. 나는 혼자 운동을 했는데, 지속 가능하도록 스케줄을 단순화했다. 근육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이면 충분하다. 우리 몸의 근육은 운동 후 적어도 48시간을 쉬어야 회복된다. 하루 운동 시간도 근육운동의 경우 보통 40분, 최대 1시간 정도 했다.

근육운동에 더 중점을 두고 싶은 사람이라면, 사흘 중 하루는 근육운동에 40분~1시간을 할애하고, 나머지 이틀은 근육운동, 유산소운동은 각각 30분씩 하는 것이 좋다.


step 3. 근육운동은 등-가슴-엉덩이 등에서 시작해 팔-종아리 등 작은 근육운동 순으로. 각 근육별로 자극을 줄 수 있는 운동 방법을 일주일 단위로 정한 뒤 반복했다. 예를 들어, 역기로 가슴 근육운동을 한다고 할 경우 이 운동의 주된 목표는 가슴 근육이지만 어깨 근육이나 팔 근육 같은 작은 근육에도 자극을 준다. 이런 작은 근육들을 미리 운동해 피곤하게 만들면 큰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할 때 그만큼 운동 효과가 감소한다.

운동 강도를 더 높이고 싶다면 사흘 가운데 이틀은 상체 근육운동만 하고 나머지 하루는 하체 근육운동에 집중한다.
[Health] 5060 남성 2인의 몸짱 프로젝트 ‘꽃보다 중년’
step 4. 사무실이나 집에서도 수시로 근육운동을 했다. 상체 근육에 종합적으로 자극을 주는 푸시업, 즉 팔굽혀펴기와 대표적인 하체 운동인 스쿼트는 역기가 없어도 하체 운동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면 된다.
[Health] 5060 남성 2인의 몸짱 프로젝트 ‘꽃보다 중년’
팔 운동을 위해서는 적당히 무게가 나가는 물체를 들고 팔을 굽히는 동작을 반복했다. 덤벨을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삼두박근의 경우 의자를 이용한 벤치딥 동작으로 충분하다. 종아리 근육운동 역시 집에서 틈틈이 할 수 있다. 적당한 두께의 책이나 나무판 위에 발끝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양 발뒤꿈치를 모아 10초 정도 힘껏 위로 들었다 놓는 동작을 반복하면 종아리 근육이 단련되면서 발목도 가늘어지고 탄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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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 교수의 ‘몸만들기’ 리얼 Tip
1. 웬만해서는 운동시간 1시간을 넘기지 마라
매일 격렬한 운동을 쉼 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특히 중년 이후엔 부상 없이 꾸준히 운동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는 일주일에 사흘 정도 운동하는데 보통 평일에 2회 정도는 헬스클럽에서, 일요일에는 집 근처 탄천에서 달리기를 한다. 또 헬스클럽에서는 한 번에 웬만해서는 1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2. 찌뿌둥할 때는 절대 운동하지 마라
운동 전후에는 반드시 적절한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라. 운동 중에 가슴 통증이나 어지럼증, 호흡 곤란, 맥박 불규칙 등이 느껴지면 반드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너무 춥거나 습한 날씨에는 조깅과 같은 야외 유산소운동도 삼간다. 심한 기온 차는 혈액 순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 식이요법을 준수하되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라
운동은 왕이고 영양은 여왕이다. 이 둘을 함께 하면 왕국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운동만큼 먹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일 터. 하지만 음식별로 칼로리를 따져 가며 먹다 보면 스트레스로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많이 먹지 않는다’, ‘기름진 것을 삼간다’, ‘가끔은 충분히 먹는다’ 이 세 가지를 명심하고 소비하는 칼로리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4. 중간에 포기할까 봐 걱정되면 주변에 소문을 많이 내라
중년의 경우 여러 환경으로 인해 운동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내 경우 버킷리스트를 씀으로써 일차적으로 나와 약속을 할 수 있었고, 힘든 고비가 올 때마다 나를 지탱해주었다. 주변에 공표를 하라. 술자리 등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떠벌리게 되면 결국 지킬 수밖에 없게 되거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윤경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촬영 협조 파크 하얏트호텔 피트니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