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한 운동과 퇴행성으로 인해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조금 참다 보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시간만 축내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Golf Health Column] 골퍼와 어깨 충돌증후군
직장인 박민우(38) 씨는 여러 가지 사정상 미루어 두었던 골프를 3개월 전부터 시작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배우라는 지인의 권유도 한몫했다. 골프를 시작하고 한 달 전 머리를 올린 박 씨는 라운드에 재미를 붙이면서 최근엔 거의 매일 하루 2시간 이상 골프 연습장을 찾았다.
그런데 일주일 전부터 왼쪽 어깨에 날카로운 통증이 생겼고, 곪는 듯한 극심한 어깨 통증 때문에 잠을 자다가 깨기도 했다. 통증은 일상생활에서 특히 머리를 만지거나, 뒤쪽의 물건을 잡으려고 할 때 발생했으며 이 때문에 할 수 없이 오른쪽 어깨와 몸통을 이용해 움직여야 했다. 골프 연습을 할 수는 있었으나 가끔씩 찾아오는 강렬한 통증 때문에 스윙을 그만두고 어깨 주변을 주물러야 했고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느낌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상원(58) 씨는 골프를 시작한 지 15년 정도 됐고 싱글 플레이어로 한 달에 서너 번 필드에 나가는 편이다. 평소 운동을 좋아해 골프 이외에도 헬스, 등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해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한 달 전부터 오른쪽 어깨에 무거운 통증이 시작됐으며 골프 스윙이 가능은 했으나 백스윙, 폴로스윙의 끝에서 기분 나쁜 통증이 있었고, 일상생활에서도 운전대를 오래 잡거나 밑에 있는 물건을 짚으려 할 때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병원을 방문할 생각은 별로 없었으나 가까운 지인이 비슷한 증세로 어깨 수술을 했다는 말에 혹시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통증이 극심했던 박 씨는 병원에서 엑스선(X-ray) 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을 받은 뒤 급성 점액낭염 및 경도의 힘줄 손상으로 진단받고 비교적 짧은 기간의 병원 통원 치료로 호전돼 3주 후부터는 골프를 다시 할 수 있었다. 반면 통증이 심하지 않았던 김 씨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까지 받은 후 석회성 힘줄 손상, 견쇄관절염을 진단받고, 약 석 달간의 통원 치료 및 골프 스윙 교정을 포함한 재활운동 치료를 꾸준히 받은 후에야 골프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움직임이 자유로운 관절이며 그렇기 때문에 안정성이 가장 떨어진다.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해 어깨 관절 주변에는 회전근이라는 4개의 작은 근육이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이 회전근 중 관절 위쪽에 위치하며 견봉 밑에서 움직이는 극상근을 포함한 힘줄들이 어깨의 지붕 역할을 하는 견봉 돌기와 충돌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아마추어 골퍼에서 어깨 통증은 오른손잡이인 경우 왼쪽 어깨에 더 자주 발생하며, 관절 자체에 손상이 생기는 프로 골퍼와 달리 힘줄의 마찰에 의한 어깨충돌증후군이 주로 발생하고, 허리, 팔꿈치, 손목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의 증례에서 젊은 환자인 박 씨의 경우 잘못된 스윙 자세를 무리하게 반복함으로써 발생한 급성 충돌증후군이며 병원에서 시행한 검사에서 회전건의 경도 손상과 회전건 주변의 활액막이라고 부르는 물주머니의 염증이 확인됐다. 이런 경우 간단한 주사요법, 체외충격파, 물리치료 등을 통해 단기간 내에 회복이 가능하며 올바른 스윙 자세를 터득하고 시행할 경우 별다른 무리 없이 골프 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반면 중년의 김 씨의 경우 나이가 듦에 따른 회전건 및 견쇄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있는 상태에서 젊을 때와 같은 큰 스윙을 반복함에 따라 손상이 가중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이미 퇴행성 변화가 발생한 힘줄, 관절에 대한 재생을 돕는 치료 외에 골프 스윙의 폭을 줄이는 등의 변화를 포함한 재활운동 치료 프로그램이 필요했고, 이후 골프 활동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아마추어 골퍼에게서 나타나는 견관절 통증은 나이, 골프 경력, 스윙의 적절함에 따라 진단과 치료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그런 후 부상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무리 없이 운동을 다시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부상이 의심된다면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보다 통증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예상치 못한 큰 부상으로 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조호성 시흥 솔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