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골프를 필자는 아직도 시작하지 못했다. 시간적 부족함과 자질 부족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는 주위에 회원제 골프장을 포함해 가까운 거리에 유명한 골프장만 네 군데가 넘는, 골프 치기에 ‘딱’ 좋은 환경이긴 하다.

하지만 아직 골프장 외각을 조깅 코스로 이용하는 게 골프 경험이라면 경험의 전부라 누가 같이 골프 치러 가자고 할 때마다 아쉽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번은 지인이 캘러웨이(Callaway) 골프 드라이버를 준다고 하는데도 엄두가 나질 않아 다른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댄 적도 있다. 그렇지만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 어떤 운동이라도 규칙적으로 해야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대신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조깅과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있다.

조깅은 젊을 때부터 즐겨했기 때문에 지금도 언제든 짬이 날 때 노스페이스(Northface) 러닝화를 신고 나서지만, 자전거는 지난 몇 년 동안 친구의 권유를 흘려듣다가 UCLA대 내 스포츠 시설인 존 우든 센터(John Wooden Center)에 가입하면서 주차료가 아까워 산악용 자전거를 구입한 것을 계기로 시작하게 됐다.

대형 소매업체인 타깃(Target)이나 코스트코(Costco)에 가면 100달러에서 200달러 사이면 구입할 수 있는데, 필자의 경우는 비교적 유명한 브랜드의 자전거를 250달러에 구입했다. 하지만 1년 정도 잘 타고 다닌 뒤 도난당했다. 비교적 안전한 동네라 방심한 탓이었던 것 같다.

그 후 지인의 추천으로 두 번째 구입한 자전거는 어느 곳에서나 파는 자전거가 아닌 일명 ‘명품 자전거’였다. 타 보면서 일반 자전거와 명품 자전거의 차이를 느끼며 시마노(Shimano)라는 회사가 명품 자전거로 가장 유명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사이클링(cycling)이란 스포츠는 골프보다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드는 운동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일례로 며칠 전에 구입한 새 자전거 안장은 처음 구입했던 자전거 가격보다도 더 비싼 가격을 지불했다. 지난주에는 장거리인 샌타바버라(Santa Barbara)를 다녀오면서 길을 잃어버려 삼성 휴대전화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을 이용해 길잡이를 하며 돌아왔다.

중간에 물이 부족해 엑손모빌(Exxon Mobil) 주유소에 들려 얼마 전 인기 있던 연속극에 나온 비타민워터를 사 마시며 잠깐 휴식을 취했다. 8월 달에는 자전거 동우회에서 100km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더욱 마음과 몸을 다져야 하겠다는 각오가 섰다.

눈치 빠른 독자는 이미 감을 잡으셨겠지만 앞서 거론된 캘러웨이, 타깃, 코스트코, 삼성 등은 미국이나 한국증권거래소(KRX)에 상장된 업체들이다. 일상생활 안에서도 눈여겨보기만 하면 간단하게 상장된 업체를 찾아볼 수 있음을 보여드리기 위해 필자의 취미생활을 이용해 설명했다.

노스페이스는 상장된 브이에프(VF Corporation)의 브랜드이고, 자전거 부품업체 시마노는 상장된 일본 기업이며, 또 샌타바버라에서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잠깐 들린 엑손모빌도, 연속극을 통해 유명세를 탄 비타민워터도 상장된 업체인 코카콜라의 한 브랜드다.

가정집 주방에서 남는 음식을 보존하기 위해 사용하는 매직랩은 세탁용 비누를 생산하는 클로락스(Clorox)의 제품이다. 투자자들은 투자할 주식을 찾기 위해 증권회사나 투자자문사에서 추천한 기업이나 제3자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기보다는 자신들 주위에서, 자신이나 가족이 애용하는 제품에서 직접 찾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을 아는 업체, 주위에서 권하는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 소비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업체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의 가장 큰 ‘적(敵)’인 자신의 불안한 투자심리를 이기는 방법은 내가 투자한 기업에 대한 신뢰이므로, 이런 자신감을 얻기 위해선 투자자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최적이다. 그런 다음에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해 아는 투자, 흔들림 없는 투자를 해야 한다.
[Up-Front In US] 내가 믿는 기업이 투자 대상이다
김세주 김앤정 웰스매니지먼트 대표(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