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공은 증오와 기만과 의혹의 거품이 이는 거센 파도에 맞서야 하리니, 건널 수 있는 다리는 오직 하나요, 그 폭은 검의 양날처럼 곧고도 좁다.

걸음을 멈추고 가슴에 귀 기울이면 결코 헛발을 내딛지는 않으리니, 비록 언제나 싸늘하고 멀리 있지만 영원불변의 길잡이 별인 정의에만 오직 유념하라.

-Robert Van Gulik-



위의 글은 네덜란드 작가 로베르트 반 훌릭(Robert Van Gulik)의 ‘쇠 못 살인자’에 나오는 시입니다. 디 공은 작품 속 주인공으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관입니다.

본란에 이례적으로 이 시를 소개하는 것은 작금의 국내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증오와 기만과 의혹의 거품이 이는 거센 파도’라는 구절은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피폭 사건으로 빚어진 갈등 상황을 마치 풍경화처럼 그려낸 듯한 느낌입니다.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은 ‘걸음을 멈추고 가슴에 귀 기울이라’는 권고입니다.

돌이켜보면 국내에 증오와 기만과 의혹의 거품을 일으킨 사건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1987년 세계를 경악케 한 KAL858기 폭파 사건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사건은 10여 년의 세월이 지난 뒤 조작설이 제기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MONEY는 바로 이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김현희 씨를 만나 그녀가 대한민국에서 보낸 지난 23년의 세월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현희 씨는 조작설로 인해 겪은 고통과 북한에서 받았던 공작원 교육, 최근의 일상 등에 대해 진솔하고도 담담하게 들려줬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독자 여러분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슴에 귀 기울이는 계기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는 ‘노후 준비의 기본, 연금의 모든 것’입니다. 노후 설계의 기본 요령부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의 장점은 각각 무엇인지 등을 소상히 소개했습니다.

스페셜 섹션에서는 중장년층의 관심사인 ‘10년 젊게 사는 법, Anti-aging’을 다루었고 재테크 기사로는 ‘10대 증권사가 꼽은 유망주 10선’, ‘2011년 코스닥 시장의 4대 이슈’ 등을 짚어봤습니다.

이밖에 배순훈 국립 현대미술관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김희수 건양대 총장,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등 각계 저명인사들을 만나 그들이 삶과 일에서 터득한 지혜를 들어봤습니다.
[Editor's note] 헛발을 내딛지 않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