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에 던져진 개구리는 화들짝 놀라 튀어나온다. 반면 개구리를 차가운 물에 넣고 천천히 데우면 변화를 감지 못한 개구리가 결국엔 죽고 만다.’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인용되는 ‘삶은 개구리(boiled frog) 실험’의 내용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1872년에 하인즈만이라는 과학자가 실제로 이런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그는 섭씨 21도인 물을 37.5도까지 90분에 걸쳐 아주 천천히 데웠는데 개구리가 물 밖으로 튀어나오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입니다. 후에 윌리엄 세즈윅이라는 학자는 이 실험 결과에 대해 “중요한 것은 물의 온도 상승이 충분히 완만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만약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면 개구리가 튀어나올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 실험과 관련해서는 그르누유(Grenuoille)라는 프랑스 요리도 자주 얘기되곤 합니다. 그르누유는 프랑스어로 개구리를 뜻하는데 이 요리를 만들 때 앞서 거론한 실험에서처럼 물을 서서히 데우는 조리법이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메뉴가 있는지 확인해 보지는 못했지만 살아 있는 개구리가 익어가는 모습을 지켜본다고 상상하니 엽기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각설하고 이 실험의 예화는 환경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투자나 재테크 차원에서도 가슴에 새겨둘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단적인 예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가 됐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들 수 있습니다.

미국의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기간 중 주택 보유자들과 모기지 업체들, 대형 금융사들은 모두 그 따뜻함(?)을 즐기며 안주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들였던 사람들은 ‘하우스 푸어(house poor)’로 전락했고 모기지 업체들과 금융사들은 파산사태를 맞았습니다.

문제는 이 시각에도 투자 환경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그중에는 임계점에 도달한 변화 요인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가계부채 문제라든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같은 것들이 그것입니다. ‘삶은 개구리’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이들 변화 요인에 대한 경각심을 늘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72호 커버스토리는 ‘말(馬) 산업이 달린다’입니다. 지난 2월 관련 법이 통과되면서 관심이 높아진 말 산업의 현황과 향후 전망, 해외 사례, 국내 말 관련 비즈니스 실태 등을 취재했습니다. 이 밖에 투자의 구루 워런 버핏 방한 취재기, 여우균 화남피혁 회장의 나눔 철학 등 다양한 피처 스토리도 담았습니다.
[Editor's note] ‘삶은 개구리’ 실험의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