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건설·부동산 업계의 최대 이슈는 아마도 ‘박원순 효과’일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출구전략으로 인해 서울시의 주택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포지구 등 출구전략에 해당되는 지역에서는 주택 거래가 거의 올 스톱된 가운데 가격이 급락하며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합니다. 박 시장 취임 후 100일 만에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0.87%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뉴타운이나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투자 목적으로 집을 샀던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것입니다.

이 사례는 재테크, 또는 투자에 있어 ‘폴리시 리스크’가 얼마나 중요한 변수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폴리시 리스크는 말 그대로 정부의 갑작스런 정책 변화로 빚어지는 리스크를 말합니다. 한국은 그동안에도 외국인들로부터 폴리시 리스크가 큰 나라로 지적돼 왔습니다. DJ 정부 때 암참(AMCHAM·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제프리 존스는‘경제 정책의 일관성 부족’을 낮은 노동생산성, 노사분규와 함께 한국 경제의 3대 문제점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런 폴리시 리스크는 올해처럼 선거가 있는 해에 더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겹쳐 어느 때보다도 폴리시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당장 여야 간에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만 해도 그렇습니다. 야당은 총선에서 승리하고 나면 한·미 FTA를 파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현재의 판세로는 그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실제로 한·미 FTA가 파기될 경우 그동안 수혜업종으로 꼽혔던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산업에는 타격이 있을 것이고, 반대로 피해 업종으로 꼽혀온 제약 산업에는 희소식이 될 것입니다.

이 밖에도 올해 선거에서는 재벌 규제, 세제 개편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정책 노선 변경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의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에서는 이 같은 이슈들이 어떤 리스크를 야기할지 가늠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머니가 올 들어‘선거 이벤트와 자산운용 전략’ 등을 주요 콘텐츠로 다루고 경제 정책 이슈를 심층 진단하는 폴리코노미(Policonomy) 코너를 신설한 것도 폴리시 리스크에 대해 보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머니에서 폴리시 리스크에 대처하는 혜안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갈수록 커지는 폴리시 리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