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난 사건이 일어난 뒤 여든넷의 노모는 TV만 켜면 가슴이 먹먹하다며 눈물을 글썽입니다. 매일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손주들의 안부도 묻습니다.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하다고 불의의 사고로 피지도 못 하고 저버린 저 꽃망울 같은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면 자식을 키우는 이 세상 부모들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습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안타까운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지난 3월 광주에서 자식의 발달장애를 비관한 부모가 자식과 함께 자살한 사건도 절로 신음을 내뱉게 했습니다. 발달장애인 동반자살사건은 잊을 만하면 터지곤 합니다. 자폐증, 뇌성마비, 다운증후군 등으로 정상적 사회생활이 어려운 발달장애 아동을 둔 가족은 극심한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하지만 20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희망을 주자는 발달장애인법은 2년째 국회 처리가 미뤄지고 있습니다. ‘부모의 마음’이라면 이럴 수 있나 싶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통계를 보면 100명 중 9명의 청소년이 자살 충동을 경험했으며, 10대 자살 증가율이 최근 10년 새 57% 증가했다고 합니다. 교육당국이 정말 ‘부모의 마음’으로 교육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다른 통계엔 최저생계비 이하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층은 410만 명으로 이들의 자식들이 어떤 곤란을 겪고 있을지는 따로 알아보지 않아도 짐작됩니다. ‘부모의 마음’이라면 이들 빈곤층 아동들의 삶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5월호 커버스토리는 ‘상속의 기술’입니다. 재벌가뿐만 아니라 평범한 집안도 상속 문제로 형제간 원수처럼 지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살아생전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비율이 5%도 되지 않는 현실에서, 상속 문제를 지혜롭게 처리하는 것은 화목한 가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최근 상속법 개정을 앞둔 상황에서 다양한 상속의 기술을 담았습니다. 스페셜 리포트로는 ‘열풍을 넘어 신드롬으로-조선에서 온 그대, 정도전’과 ‘신주거혁명, 한옥에 살어리랏다’를 다뤘습니다. TV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열풍으로 번진 정도전의 매력을 현대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짚어봤습니다. 갑갑한 아파트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을 위해 한옥에서 사는 사람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은퇴 후 대도시를 떠나 귀촌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행복한 귀촌’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인 용인시를 기자가 직접 찾아 도시 구석구석을 취재했습니다. ‘잔인한 계절’이 돼 버린 5월, 다시 한 번 ‘부모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EDITOR`S NOTE] 부모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