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자인 장휘옥, 김사업 두 분이 집필한 ‘길을 걷는 자, 너는 누구냐?’라는 책을 보면, 중국의 유서 깊은 선종 사찰인 천동사의 선방 출입구에는 ‘염불시수(念佛是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이는 ‘염불하는 자, 너는 누구냐?’라는 의미로 불교에서 말하는 일종의 ‘화두’입니다. 스스로 깨달음으로써 존재의 근거를 찾으라는 뜻으로 들립니다. 한국경제매거진 머니는 2005년 자산가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투자 활동에 나침반이 되겠다는 각오로 창간했습니다만, 되돌아보면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창간 9주년을 맞아 초심으로 돌아가서 ‘한경 머니를 만드는 자, 너는 누구냐?’라는 화두를 끌어안고 독자들의 따뜻하고 똑똑한 동반자로 거듭나겠습니다.

이번 창간 기념 특대호에서는 야심 차게 준비한 기획물들로 독자들을 찾아뵙고자 합니다. 커버스토리로 ‘글로벌 PB들의 고민과 전략’을 다뤘습니다.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등 한국 금융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자산관리 서비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들을 프라이빗뱅킹(PB)의 원조 스위스와 스위스를 넘어 세계 PB의 본산으로 거듭나고 있는 싱가포르로 보내 현지 PB은행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글로벌 PB들의 고민과 전략을 통해 한국 프라이빗뱅커(PB)들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5월 16일 한국 PB의 질적 성장과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위한 도움이 되고자 ‘제1회 한경 머니 PB포럼’을 개최했는데, 최고 전문가들의 열띤 강의를 지상중계로 함께 전해드립니다.

스페셜리포트로는 ‘언어 혹은 공간의 위로, 남자를 위하여’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사에 찌들고 지친 남자들을 위한 응원가로 다시 한 번 남자의 삶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최근 산업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 산업도 13페이지에 걸쳐 ‘제대로 한 번’ 정리해 봤습니다. 사물인터넷의 실체는 무엇이고, 투자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밖에 한경 머니의 창간 연도인 2005년부터 지금까지 9년간 유행했던 금융상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봤습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박현주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그룹을 창업하고 성장을 이끈 최현만 수석 부회장의 인터뷰도 일독을 권합니다. 창업 당시의 초심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현장 영업을 게을리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일관성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행복한 6월을 기원합니다.
[EDITOR`S NOTE] 초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