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오너리스크
오너 경영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고독입니다. 시장 환경은 홍수 뒤 계곡의 급물살이나 다름없습니다. 게다가 암초투성이입니다. 미국의 대형 금융사 한 곳이 휘청거리거나 그리스, 아르헨티나 등 한 나라의 경제가 파탄 조짐만 보여도 세계경제가 요동칩니다. 극도의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필요에 따라 빠르고 과감하게 거대한 함선의 조타기를 180도 돌려야 합니다. 급격하게 조타기를 돌리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침수되는 위험도 감수해야 합니다. 이러니 어찌 편안하게 밤잠을 청할 수 있을까요. 상당수의 오너 경영인들은 위기를 베개 삼고 두려움을 이불 삼아 캄캄한 밤을 이겨내고 새벽을 맞을 것입니다. 한국 경제는 이처럼 용맹하고 지혜로운 오너 경영인들에 의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거듭났습니다. 매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함께 세계 3대 컨설팅회사 중 하나인 ‘롤랜드버거’의 롤랜드 버거 명예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의 장점으로 “혁신적이고 경쟁적인 풍토, 엄청난 속도와 집중력”을 꼽으며 “이 같은 분위기가 가능한 배경은 바로 오너 경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삼성전자가 소니를 누른 데 이어 애플마저 제치며 세계 초일류 전자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나, 미국 쇼 프로그램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던 현대자동차가 ‘세계 넘버 5’에 진입하며 도요타자동차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은 비결 중 큰 비중을 바로 오너 경영인의 안목과 결단, 추진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강점은 역으로 최고의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오너 경영인이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범법 행위를 하거나, 사익 추구에만 올인하는 행태를 보일 경우 그 기업은 큰 어려움을 겪거나 심하면 침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너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의 손실은 국가 경제의 손실로 이어짐은 물론 그 피해가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떠넘겨지기 마련입니다. 한경 머니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오너리스크 평가’를 실시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자산 순위 국내 40대 그룹의 오너리스크가 어느 정도인지를 11월호 커버스토리에서 공개합니다. 기자가 직접 다녀온 2014년 홍콩 고급시계박람회의 취재기도 읽을 만합니다. 흔히 남자 패션을 완성하는 핵심인 최신 고급 시계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세계를 공포로 몰아놓고 있는 이슬람국가(IS) 스토리와 10월 말 종료되는 테이퍼링 이후 세계경제를 전망한 기사도 일독을 권합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14년 가을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EDITOR`S NOTE] 오너리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