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SPOTLIGHT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원·달러 환율이 1년여 만에 달러당 1100원 선 밑으로 하락했다.
지난 8월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95.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보다 10.7원 하락한 금액으로,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붕괴된 것은 14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 22일 달러당 1090.1원을 나타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100을 밑돌면서 다음 날인 8월 11일 장중 한때 1100원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1100원을 넘어서지 못한 109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 14개월 만에 1100선 붕괴
지난 6월 말만 하더라도 1180선을 맴돌던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반 만에 100원 정도 급락한 것은 지난 8월 9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생산성 지표의 여파로 풀이된다.

이날 미 노동부는 2분기(4~6월)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전 분기 대비 0.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전문가 전망치(0.4%)를 약간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금리 인상 기대감이 후퇴한 결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여기에 원화 강세 요소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8월 8일 한국 국가 신용 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인 ‘AA’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원화 강세를 다시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 물가가 낮아져 국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수출 기업은 가격 경쟁력의 약화로 수출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기업들이 위기감에 휩싸였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분기에 3000억원 상당의 환차손을 봤고 SK하이닉스는 최근 콘퍼런스 콜에서 “2분기에 환율이 3~4% 내리면 원화 매출 기준으로 1000억원 전후의 변화가 생긴다”고 밝힌 바 있다.
원·달러 환율, 14개월 만에 1100선 붕괴
vivajh@hankyung.com